한반도 위기 시 핵심전력 전개…9개 사령부 중 으뜸
<15> 미 태평양사령부와 한국방위
주한미군사령부의 상급부대…책임지역만 지구 전체 면적의 절반
병력 37만5000명·항모 포함 함정 200척·항공기 약 2200대 보유
한미연합방위체제 지원·작전수행에 가장 큰 영향 ‘통합전투사령부
’전시 미군 증원전력 한반도 투입 땐 태평양사령부 협조·승인 필요
아·태 주요국가와 태평양을 포함한 미 태평양사령부 작전 책임지역. 미 태평양사령부 제공
미국의 국방부 예하에는 총 9개의 통합전투사령부가 있다. 그중 지역책임을 담당하는 사령부는 태평양사령부, 유럽사령부, 중부사령부 등 6개이며, 나머지 3개는 지역책임을 갖고 있지 않은 전력사령부, 특수전사령부, 수송사령부 등 기능사령부이다.
통합전투사령관들은 모두 4성장군이며, 대통령과 국방 장관으로 구성된 국가통수기구의 지휘를 받는다. 현 매티스 미 국방 장관도 이라크전·아프간전 등 중동지역의 전투작전을 책임지던 중부사령부(USCENTCOM)의 사령관을 역임했다. 최근 한미연합사령관을 역임한 스카파로티 대장은 작년 봄에 유럽지역을 책임지는 유럽사령관으로 영전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군의 9개 통합전투사령부 중에서 제일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전력규모와 작전책임지역이 가장 큰 사령부가 바로 하와이에 위치한 태평양사령부(USPACOM)이다. 태평양사령부는 병력 37만5000명, 항공모함 5척 등 함정 200척, 항공기 약 2200대 등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태평양사령부는 문자 그대로 미군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작전책임을 담당하는 사령부이다. 한국 방위와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지원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한반도 작전에 직접적이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통합전투사령부이기도 하다.
태평양사령부 예하에는 태평양육군사령부, 태평양함대사령부, 태평양공군사령부, 태평양해병대사령부 등이 있다. 이들 사령부는 하와이 진주만에 있으나, 예하 부대는 하와이·한국·일본·괌 등에 주둔해 있다. 주한미군사령부(USFK)와 주일미군사령부(USFJ)도 미군 지휘체계로는 태평양사령부 예하부대이다.
태평양사령부는 태평양이라는 넓은 대양도 책임지는 사령부여서 역대 사령관은 해군장성들이 맡아왔으며 현재 태평양사령관은 해리스(Harris) 해군대장이다. 태평양사령부는 작전책임지역과 전력규모가 커서 태평양사령부 예하 육·해·공군사령관들의 계급도 모두 대장이다. 현재 한미연합사령관 브룩스(Brooks) 육군대장도 한국 부임 직전에 태평양사 예하 태평양육군사령관을 역임했다.
태평양사령부의 책임지역은 미국의 서부 해안으로부터 인도 서해안까지 광대한 지역과 해양이다. 책임지역이 한국·일본·중국·인도·호주 등 아태지역 36개국과 지구 전체 면적의 약 52%를 차지하며, 이 지역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다. 그만큼 태평양사령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12월 미 하와이 캠프 스미스에 위치한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해리스(해군대장) 태평양사령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는 필자.
미국 입장에서도 북 핵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중국과의 안보 및 경제 문제 등이 이 지역에서의 현안 문제이며,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이 태평양사령부 책임지역에 있다.
태평양사령부가 한국 방위에 있어서 중요한 이유는 전·평시 한국에 전개되는 미군 육·해·공군·해병대 증원전력의 주력이 태평양사령부 예하부대이고, 태평양사령부는 바로 주한미군사령부(USFK)의 상급부대이기 때문이다. 위기 시 및 전시에 미군 증원전력을 한반도에 전개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태평양사령부의 협조와 승인을 거쳐야 한다.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 양국 대통령-국방 장관-합참의장의 전략지시와 작전지침을 받아서 작전을 수행한다. 그러나 순수하게 주한미군사령관이라는 입장에서는 미군 지휘체계상으로 태평양사령관의 지휘를 받는다.
태평양사령관은 아태지역에서의 미군 전력운용 및 작전수행에 대한 전·평시 책임을 지고 있다. 따라서 북 핵·미사일 도발 및 한반도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로 전개되는 미군의 핵추진항공모함, 잠수함, B-52/B-1B 전략폭격기 및 B-2 스텔스폭격기, E-3 공중조기경보기(AWACS) 등도 대부분이 태평양사령부 예하 전력으로서 태평양사령관의 통제를 받아 한반도에 투입된다.
아울러 태평양사령부는 키리졸브/독수리(KR/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연합연습 시 주요 전력을 제공하고 주한미군사의 상급부대로서 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한미연합사령부 및 유엔군사령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며 작전을 수행한다.
실제로 용산 주한미군사령부의 주요직위에 근무하는 미군 장성 및 장교들은 거의 매일 태평양사령부의 카운터파트들과 전화통화 및 화상회의를 하거나 문서를 주고받으며 업무 협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태평양사령부는 하와이 캠프 스미스(Camp Smith)에 자리 잡고 있다. 필자는 소령 때 처음으로 태평양사령부와 예하 구성군사령부를 방문한 이래 군 생활 중 회의차 여러 번 그곳을 방문했고, 주미국방무관으로 있을 때도 태평양사령부에서 열린 한미국방정책회의에 참석하고 태평양사령관을 예방하기도 했다.
필자가 주미국방무관 시절 현 태평양사령관 해리스 제독은 미 합참의장 특별보좌관이었기에 우리는 자주 만나 한반도 안보 상황과 한미동맹 현안에 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갖게 됐다. 그는 해군부사관 출신인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미 해군사관학교에 가게 됐다며, 부친의 사진을 집무실 벽에 걸어두고 있었다.
필자는 작년 12월에도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해리스 대장을 예방하고 한반도 안보 상황과 한미동맹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진주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집무실에서 그는 워싱턴에서의 우의를 얘기하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해리스 제독은 “북한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더욱 확고히 해야 하며, 태평양사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북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위하고 주한미군을 방호하기 위해 조기에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까지도 그래 왔듯이 태평양사는 공고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아태지역에 미 해군전력을 추가로 배치하여 전력을 강화할 것이며, 주한미군 전력 외에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여 하시라도 태평양사 예하부대 전력을 한반도에 증원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해리스 제독은 필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는 즉석에서 사진에 서명하여 필자에게 건넸다. 펜스(pence) 미국 부통령이 최근 방한 시 연설에서 그의 부친 펜스 소위의 한국전 참전 스토리를 인상 깊게 언급했듯이, 한미 관계에 있어서도 개인적인 우정과 신뢰가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가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전 주미국방무관 이서영 장군의 회고>
[국방일보]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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