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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짐체인지 작전계획 가동하나

머린코341(mc341) 2017. 8. 8. 09:36

[양낙규의 Defence Club]레짐체인지 작전계획 가동하나


①올해 UFG서 첫 적용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이달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ㆍ정권 교체)'를 위한 작전계획이 적용된다. 이를 위해 테러단체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유해를 극비리에 옮겨 수장(水葬)하는데 투입된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다시 한반도에 배치된다.


2일 정부 관계자는 "미 항공모함인 칼빈슨호(CVN-70)와 로널드 레이건호(CVN-76) 2척이 동시에 UFG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5월 말 한반도 인근 해상에 전개되어 연합훈련을 한 지 70여 일 만에 다시 투입되는 것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비롯한 '레짐 체인지' 연습작전에 투입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14형을 두 차례 기습발사하면서 '레짐 체인지'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핵) 능력과 의도를 갖고 있을 사람을 분리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미국은 그동안 걸프전, 코소보전, 아프간전, 이라크전 등을 거치면서 일명 '참수작전'을 꾸준히 실행해 왔다. 우리 군에서는 쓰이지 않는 용어이지만 유사시 정예 특수전부대와 정밀유도무기를 동원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한다는 대량응징보복(KMPR)과 같은 의미로 풀이된다. 군 당국은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대량응징보복 개념을 발표하고 특수전 전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미 군당국은 이를 위해 UFG연습기간에 정식 작전계획(OPLAN)을 적용하기보다 레짐 체인지를 포함한 작전계획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연습 작전계획은 한반도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한 작전계획으로 올해는 작전계획 5029을 변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29은 북한의 급변사태 유형 6가지를 상정하고 있다. 즉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제3국 유출 ▲정권교체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 상황 ▲북한 내 한국인 인질사태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대규모 자연재해 등이다. 한미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이후 작계 5029를 '키리졸브(Key Resolve) 및 독수리 훈련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올해 UFG 연습에는 북한 수뇌부만 제거하는 작전까지 포함시켜 미 해군 특수부대 데브그루(DEVGRU) 등 미 특수부대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 정권을 갈아치운 일명 '오퍼레이션 에이잭스' 작전처럼 내부 쿠테타를 통한 비밀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후세인 정권 축출까지 이같은 유형의 작전을 15차례나 시도했다. 이중 9차례는 직접무력을 사용했고, 6차례는 쿠데타를 조장하거나 반군을 지원했다. 쿠테타로 실각한 콩고의 루뭄바 총리, 과테말라의 아르벤스 대통령 등이 대표적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전군을 대상으로 UFG연습을 위한 사전교육을 진행중이며 일부 부대에는 올해 적용되는 연습작계에 대한 교육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② 주요내용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이달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ㆍ정권 교체)를 위한 작전계획(OPLAN)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작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 양국군은 북한 붕괴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면전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바로 작전계획(OPLAN)이다. 작전계획은 미군의 군사작전계획으로 계획수립부대에 따라 4개의 숫자로 분류해 '작계0000'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코드네임 1000번대는 미 중부사령부(USCENTCOM, 중동ㆍ이집트ㆍ중앙아시아 지역 담당)가, 2000번대는 미 북부사령부(USNORTHCOM, 미국 본토 담당) 등이 세우며 9000번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에 적용되는 작계는 미국 제병합동군인 미 태평양사령부가 세운 작전으로 숫자 5000번대로 시작된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는 김대중 정부 시절 만들어졌다가 노무현 정부가 주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후속 논의를 중단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 작계 수준으로 구체화 됐다. 작계 5029는 북한의 급변사태 유형을 핵과 미사일, WMD의 유출, 불안한 권력승계, 내부 쿠데타, 대규모 탈북사태, 북한내 한국인 인질사태 등 6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책으로 수립됐다.


북한내 급변사태가 발생해 작계 5029로 이어질 경우,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다. 북한도 내부를 통제하겠지만 통제가 불가능할 경우 북한이 전면전 움직임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전면전을 벌일 경우에는 병력의 전진배치, 미사일 발사준비 등 움직임이 포착된다"면서 "전면전을 위해서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미정보자산으로 충분히 감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③ 전면전 피하기 위한 수순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이달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ㆍ정권 교체)를 위한 작전계획(OPLAN)이 적용되는 것은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면전을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전면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필요하다. 결국 정보이다. 전면전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한미는 사실상 '침략전쟁'으로 매도당할 수 있다. 예방전쟁(preventive war) 규정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방전쟁은 1981년 6월 이스라엘이 별다른 명분도 없이 이란의 오시라크 원전을 공격한 것으로 지금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1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교체나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38선 이북에 우리의 군대를 보내기 위한 구실도 찾지 않고 있다"며 전면전을 피하겠다는 의미로 발언을 했다.


우리 정부에서도 전면전대신 김정은 정권의 자발적인 태도 변화가 아닌 강제적인 레짐체인지를 고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8ㆍ15 경축사에서 "북한의 당 간부와 주민"을 특정해 "통일은 동등하게 대우받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해 한미가 북한의 정권교체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등 주변국의 묵인도 가능하다. 중국은 현재 북한이 자국의 외곽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는 있지만, 지금처럼 김정은 정권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다면 레짐체인지를 묵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손잡으면 단기간 내 레짐 체인지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북한을 용인해 왔던 중국이 자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할 경우, 북한을 응징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제재에 전면적으로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짐체인지가 실행된 이후에는 중국입장에서는 북한에 배치될 주한미군이 부담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④ 이후 작계는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가 전면전 대신 김정은 정권의 자발적인 태도 변화가 아닌 강제적인 레짐체인지를 고려한다면 이후 안정화작전에 돌입해야 한다.


한미해병대는 지난달 5일 북한의 지휘부를 타격하는 훈련을 벌인 데 이어 6일엔 전시 북한 점령 지역의 치안을 유지하는 안정화 작전을 연습하기도 했다. 한ㆍ미 해병대가 매년 실시하는 '미 해병대 한국 내 훈련프로그램(KMEP)'의 일환이었지만 올해는 '수복지역의 안정화 작전'을 실시했다.


수복지역은 전시나 급변사태 때 한ㆍ미 해병대가 점령할 북한 지역이며, 안정화 작전은 북한의 점령지역에서 치안을 유지하는 군사작전을 뜻한다. 한ㆍ미 해병대의 올해 훈련에서 ▲피난민이 대량으로 유입한 뒤 ▲인도적 물자에 대한 약탈 ▲주둔군에 대한 테러 발생 ▲대규모 폭력 시위 등 수복지역의 안정화 작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적용했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입장에서도 레짐체인지 작전을 한미가 실행할 경우 맞대응 차원의 전면전을 준비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전면전 징후가 확실해 전면전이 불가피할 경우엔 한미는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작전개념 및 원칙(4D 작전개념)의 이행지침'을 포함시킨 '작계 5015'를 가동시킨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작계 5027'을 대신해 새로 만든 '작계 5015'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 5027', 국지도발에 대응한 평시작계를 통합한 것으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사이버전, 생화학전에 대비한 계획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4D 작전은 탄도미사일이나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의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 방어(Defens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이는 군사위성과 고고도 무인정찰기(글로벌호크) 등 감시ㆍ정찰(ISR) 자산을 통해 북한의 핵ㆍ미사일기지 움직임을 정밀 감시하고 한미 군의 정밀타격 무기로 유사시 파괴하는 개념까지 담고 있다. 지상 발사대와 이동식 발사대(TEL),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까지 타격 대상에 포함된다.


'작계 5015'에는 합동요격지점(JDPI)도 새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미는 지난해부터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JDPI 700여개를 새로 선정하고 검증도 마친 상태다. JDPI는 그동안 한미가 훈련을 통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세균보관시설외에도 세균을 싣은 미사일을 발사 할 수 있는 이동수단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전쟁종료 후 진행될 지역안정화작전을 적용해 진행중이다. 안정화작전을 UFG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개념연습(Roc-drill)을 통해 작전을 구체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안정화작전에 필요한 첩보수집 등 29개 과제도 대부분 완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15'가 가동되면 미군이 가장 먼저 지원된다. 전시상황에는 90일 이내 미군 병력 69만 명과 160척의 해군 함정, 1600대의 항공기가 한반도에 배치된다. 유엔도 나선다. 유엔은 6.25전쟁이 일어나자 미국이 주도한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해 적대행위의 즉각 중지와 38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한데 이어 안전회복을 위해 필요한 원조 조치및 유엔군 사령부의 설치토록 하는 등 집단안보 외교조치를 취했다.


유엔이 6.25 전쟁당시 북한의 무력침공을 격퇴시키기 위해 유엔군을 동원한것은 유엔 사상 최초의 집단적인 조치로 기록되고 있다. 한반도에서 유사시 참전 16개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이 한국을 지원하려고 전투부대를 파견하면 이 부대는 유엔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게 된다. 이는 한미연합사가 한국과 미국간의 양자 협정에 의해 설치된 군사기구이므로 한.미군을 제외한 제3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낙규의 Defence Club] 2017.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