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위협에 대북 독자타격 시나리오 나오는 이유
한국군, 대량응징보복 전략으로의 작전 개념 변경 두고 논란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협이 극에 달하면서 그 영향이 우리 군의 작전개념까지 바꾸는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한 일간지는 한국군이 지금까지의 방어 우선 개념에서 선제적인 공격 개념으로 작전계획을 바꿀 것이라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북한 지휘부 등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한국군 독자적인 개념계획 수립을 위해 대량응징보복(KMPR)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두는 방향으로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KMPR)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정밀타격을 위한 KMPR 전력 조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은 북한의 핵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 등으로 발생한 비대칭 전력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실현 가능한 가장 유력한 방안이 KMPR 강화라는 판단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자주 국방력 강화와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차원에서 미군의 지원 없이도 독자적인 타격 전력을 조기에 구축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군 당국에 주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국방개혁을 통해 북한에 대한 독자 타격이 가능한지를 묻는 국방위원들의 질문에 “작전개념을 바꾸는 것이니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작전개념을 바꿔 한국군 독자 (정밀) 타격 시나리오를 작성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상 작전계획 작성에 앞서 개념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비서관은 31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독자적 전력대응체계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국방위에서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과 관련 “핵 잠수함 도입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는 것과 관련해 “이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구체적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매티스 장관과의 회담을 10월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SCM) 이전에 미리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8일 송 장관은 취임 후 국방부 간부들과의 만남에서 “전쟁의 패러다임과 전장, 무기체계가 바뀌는데 우리 군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의 군 구조와 전력 체계를 소극적 방어 위주에서 적극적 공세 위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
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KMPR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며 “재래식 전력만으로도 북한을 덜덜 떨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일간지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정부는 변화된 전장 환경 하에서 방어보다 공격력을 조기 확충해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핵무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에 준하는 대북 응징력을 확보해 북한과 군사적 ‘공포의 균형’을 이루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방부는 ‘문, 북 정밀타격 독자 시나리오 마련 지시’ 제하의 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의 능력과 우리 군의 독자적 가용능력을 총합해 대응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은 킬체인을 포함한 독자적 3축 체계를 구축 중에 있으며, 국방개혁의 차원에서 전력 구축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국방부의 부인으로 한국군의 독자적 타격 시나리오는 물밑으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의 북한 핵, 미사일 개발 역량과 그 도발 의도를 명백하게 읽고 ‘우리도 강력한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평소 ‘평화는 강력한 군대에서 나온다’라는 국방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현무 2’ 미사일 시험 발사장을 예고 없이 방문해 개발진을 격려하는 등의 ‘세심한 국방행보’를 보이는 것도 비록 문 대통령이 대북 유화주의자이긴 하지만 국방만큼은 강력하고 자주적인 틀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단 국방부가 대북 독자 타격 시나리오를 부인하고는 있지만, 현 안보시점에서는 우리 군도 작전계획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일종의 발상의 전환을 할 때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이 한반도 개전 시 북한의 미국 본토 핵 타격을 우려해 주한미군을 뺄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마당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도 우리 군은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군은 바뀌는 작전 개념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군의 독자 정밀타격 시나리오에는 유사시 김 위원장 등 전쟁지도부를 제거하고 전쟁지휘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한 KMPR 구축 방안의 하나로 올 연말 1000∼2000명 규모의 특수임무여단을 창설하는 계획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러한 특수임무여단을 수송하기 위해 기존 CH-47D(치누크) 성능 개량 사업에 이미 착수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전력은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우리의 국방개념도 당연히 그에 따라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보안뉴스] 20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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