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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패트리엇 방어망 뚫기 위한 확산탄 개발…화학탄도 장착 가능

머린코341(mc341) 2017. 8. 25. 12:12

[단독] 북한, 패트리엇 방어망 뚫기 위한 확산탄 개발…화학탄도 장착 가능

 

왼쪽은 지난 14일 김정은 위원장(가운데)이 전략군을 시찰하면서 둘러본 스커드 미사일의 확산탄 탄두부(빨간 네모). 오른쪽은 확대한 사진. [사진 조선중앙TV]

 

북한이 한ㆍ미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기 위해 요격 미사일의 최대 요격 고도보다 높은 상공에서 자탄을 쏟아 내는 방식(ERSㆍEarly Release Submunitions)의 확산탄을 개발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또 확산탄의 자탄에 화학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정보 소식통은 “북한은 한ㆍ미가 주력으로 배치한 패트리엇의 요격을 피하는 목적으로 확산탄 개발을 완료했다”며 “북한의 확산탄 미사일은 패트리엇의 최대 요격 고도(최신형 PAC-3 기준 20㎞)보다 더 높은 25㎞ 상공에서 자탄을 터뜨리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패트리엇으로 요격하기 힘들다”며 “한ㆍ미의 패트리엇 배치가 장기의 장군이라면, 북한은 확산탄 개발로 멍군을 부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ㆍ미는 지난 2014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을 창설하면서 확산탄을 정밀 유도탄과 함께 운용한다는 사실을 입수했다(중앙일보 8월 16일자 5면). 한ㆍ미에 따르면 확산탄은 북한의 주력 탄도미사일인 노동(사거리 300~1300㎞)과 스커드 계열(50~1000㎞)에 탑재가 가능하다. 
 
북한은 최근 관영 매체를 통해 신형 확산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략군 사령부를 시찰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공개한 사진 중 하나에서다.

 

이 사진을 보면 김정은이 전략군 지휘부와 웃고 있는데 그의 오른쪽에 스커드미사일 탄두부가 전시됐다. 이 탄두부는 외피가 벗겨진 상태였다.

 

미사일 전문가인 이스라엘 피셔항공우주전략연구소의 탈 인바르 우주연구센터장은 트위터를 통해 “확산탄 형식의 북한의 스커드미사일 탄두부”라고 분석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과거에 탄도미사일 전력을 시찰하는 모습. 왼쪽은 산포(확산탄)이라고 쓰여진 스커드 미사일 탄두부. [사진 조선중앙TV]

 

북한은 일찍부터 확산탄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달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2형을 발사한 뒤 조선중앙TV을 통해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산포’라고 적힌 탄두부를 살펴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산포는 북한에서 확산탄을 가리키는 용어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6월 29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스커드미사일 2발을 쏜 뒤 다음날 노동신문은 “산포 방식으로 사격했다”고 보도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확산탄은 주로 넓은 지역을 제압하기 위해 사용한다”며 “우리 군이 보유한 확산탄은 미식 축구장 3개 넓이의 지역에 수류탄 크기의 자탄을 뿌린다”고 설명했다.

 

북한 확산탄의 자탄은 원형이 아닌 긴 막대 형태다. 북한은 확산탄의 자탄을 넓게 흩어지도록 하지 않고 좁은 면적의 특정 목표물에 모이도록 개발했다는 게 한ㆍ미의 분석 결과다.
 
신 선임분석관은 “북한은 고폭탄이 들어간 자탄으로 한국과 주한미군의 공군 기지 활주로에 구멍을 뚫어 사용불능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레이더 기지나 통신 중계소의 안테나도 망가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ㆍ미는 또 북한이 확산탄용 화학탄 자탄도 개발한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찾고 있다. 『국방백서 2016』에 따르면 북한은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지난 2010년 북한이 화학무기 보유량을 모두 화학탄으로 만든다면 62만5000발에서 최대 125만 발까지 제조할 수 있고, 이는 서울시 면적(605㎢)의 4배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군 내부에선 북한의 스커드-B/C 미사일의 30~40%가 화학탄을 장착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ㆍ미는 북한의 확산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21~31일 실시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에 북한의 스커드미사일을 요격하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또 미군의 첨단 탐지ㆍ제독장비를 동원해 북한의 화학전에 대비하는 훈련이 포함됐다. 아울러 주한미군은 기존 패트리엇 PAC-3보다 최대 요격 고도가 더 높은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ㆍ최대 요격 고도 40㎞)를 도입했다. 
 
한편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이 최근 한국측 인사들과의 접촉금지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 등에서 북한 인사들과 접촉해 왔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돼 평양에 가지는 못했지만 중국 등에서 꾸준히 접촉해 왔다“며 ”하지만 8월 초 북한 파트너가 ‘당의 결정’이라며 ‘별도의 연락을 할 때까지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대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북측에 팩스 등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응답이 전혀 없다”며 “북한 당국이 남측 관계자 접촉 금지령을 내렸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들었다”고 귀띔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6일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에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연장선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미국에 올인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탈북한 여종업원 송환을 요구하면서 남북 관계의 문은 꽁꽁 닫은 채 북ㆍ미 관계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중앙일보] 2017.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