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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활주로 밑에선… 땅 파내며 링 조립해 터널 만든다

머린코341(mc341) 2017. 8. 29. 11:53

인천공항 활주로 밑에선… 땅 파내며 링 조립해 터널 만든다

 

/조선DB

 

공항 이용객이 늘면서 인천국제공항은 제2여객터미널을 새로 짓기로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기존 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까지를 잇는 공항철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터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서 시작했다.

 

실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제3활주로 아래에 열차가 지나가는 터널을 뚫어야 했기 때문. 터널 공사 과정에서는 이따금 붕괴나 지반(地盤) 침하 같은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번 공사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면 비행기가 이착륙하고 있는 활주로라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

 

공사를 맡은 현대산업개발은 지상에 있는 구조물이나 매설물에 영향을 주지 않고 터널을 굴착하는 첨단 공법 '실드TBM(Shield Tunnel Boring Machine)'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정상 운영되는 공항 활주로 밑에 터널을 뚫은 건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이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다.

 

◇땅 파내며 콘크리트 터널 조립해 만들어 안전성 높여

 

 '실드TBM'은 기계가 땅을 파는 동시에 콘크리트 터널을 조립하는 첨단 공법이다. 일반적으로는 빨대처럼 생긴 강관을 터널 천장 부분에 빼곡하게 박은 뒤 강관을 통해 시멘트를 뿌려 흙을 단단하게 만든다. 이후 아래 흙을 파내고 다시 천장에 숏크리트(shotcrete·강도가 높으면서 빠르게 건조되는 콘크리트를 분무기로 뿌려 붙이는 것)를 뿌려 터널을 만든다.

 

하지만 바다를 매립해 만든 인천국제공항 부지는 점토와 모래 등으로 이뤄진 지반이라 터널이 무너지거나 지반이 내려앉을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 철도 전체 6.3㎞ 구간 중 1.1㎞ 구간이 국제선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제3활주로 아래를 지나간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상에 있는 활주로에 영향을 주지 않고, 지반 침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이 구간을 실드TBM 공법으로 시공했다.

 

약 500t에 달하는 실드TBM 기계 맨 앞에는 동그란 수레바퀴 모양의 '커터헤드'가 달려있다. 뒤에 달린 모터가 이 커터헤드를 돌려 땅을 파낸다. 커터헤드가 파낸 흙은 커터헤드에 달린 동그란 관인 '스크루 컨베이어'로 들어가 '벨트 컨베이어'로 보내진다. 벨트 컨베이어는 흙을 미니 기차에 달린 토사함으로 보내 터널 밖으로 배달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흙의 무게를 재서 커터헤드가 적절한 크기로 땅을 파냈는지 확인한다.

 

 '미니 기차'는 미리 만들어져 있는 콘크리트 블록을 배달한다. 하나의 콘크리트 링은 7개 콘크리트 블록으로 구성된다. 각 블록들은 '세그먼트 조립장치' 안에서 하나의 콘크리트 링으로 조립된다. 주사기 모양의 '추진 잭'은 완성된 콘크리트 링을 지지대로 삼아 기계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기계가 땅을 파내는 동시에 같은 크기의 터널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강도 높여 불에 강한 콘크리트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 철도는 상행선과 하행선 터널이 따로있는 단선 병렬 터널로 만들어졌다. 기계는 상·하행선을 따로 굴착(掘鑿)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시작 부분의 땅을 파서 기계를 놓을 수 있는 받침대를 만든 뒤 하행선 터널을 먼저 만들었다. 끝나는 부분에도 땅을 파내고 기계가 다닐 수 있는 받침대를 만들었다. 하행선 터널을 완성한 기계는 여기서 유턴해 상행선 터널을 파내기 시작한다.

 

폭 1.5m, 두께 35㎝, 직경 7.77m의 콘크리트 링은 하루에 9개 정도 조립할 수 있다. 이런 콘크리트 링 1500여개가 모여 상·하행선이 완성됐다. 일반적인 구조물에 쓰이는 콘크리트 강도는 약 27Mpa(메가파스칼). 1Mpa는 단위 면적 1㎠당 10㎏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강도다.

 

보통 40MPa 이상이면 고강도 콘크리트로 통하는데 이번 공사에서 쓰인 콘크리트는 PP(폴리프로필렌)섬유를 섞어 압축강도를 45MPa로 만들었다. PP섬유가 시멘트, 자갈, 물 등 콘크리트 속 재료들을 단단하게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해 내화성능(耐火性能·불에 의해 파손되지 않는 성능)을 높여준다.

 

안창윤 현대산업개발 과장은 "일반 공법에 비해 공사비가 약 2배가량으로 비싸지만 공항 운영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안전한 방법으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신기술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7.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