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B·해병대·강습상륙함’ 3종 최강 조합을 아시나요
F-35B, 스텔스 기종에다 헬기와 같은 수직 이착륙 가능
北 미사일 도발 위협에 맞서 한미 군사대응 강도 점점 높아져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8월 31일 한반도 상공에서는 미군과 우리 공군의 전투기들이 폭격훈련을 벌였다.
특히, F-35B의 한반도 폭격훈련, 죽음의 백조 B-1B와 F-35B의 한반도 공동 폭격훈련 모두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유례없는 무력시위에 한반도 긴장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지=iclickart]
이번에 한국에 처음 와서 폭격훈련을 벌인 F-35B는 우리 공군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차세대 전투기 F-35A와 유사한 스텔스 기종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헬기와 같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흔히 VTOL(Vertical Take Off & Landing)이라고도 한다. 헬리콥터도 VTOL의 일종이지만, 흔히 VTOL이라고 할 때는 헬리콥터 이외의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수직이착륙기는 근거리 구간의 운항에 있어서는 소요시간의 단축, 소음문제의 해결 등 이상적인 기종이지만, 기체의 중량보다도 큰 출력을 필요로 하며, 또한 저속비행을 할 때나 수평비행에서 수직비행으로 바꿀 때 날개면이나 승강키면의 작용이 충분하지 못하여 비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자동안정장치가 필요하다는 등 경제성이나 안전성에 문제점이 남아 있다.
현재 실용되고 있는 기종으로는 영국공군의 제식 전투공격기인 호커시들리해리어(Hawker Siddely Harrier) 등이 있다. 일명 ‘해리어’기로 불리는 영국 수직이착륙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F35-B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분쟁인 ‘포클랜드 전쟁’에서 해리어기는 공중전에서 23:0(격추 대 피격추 수)으로 월등한 우위를 점해 그 우수성이 입증된 바 있다. 작전 수행 면에서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쟁에서도 그 효용성이 높은 편이다.
포클랜드 전쟁 당시는 아르헨티나와의 공중전에서 그 우수성을 발휘했지만 미국 등은 수직이착륙기를 해병대와의 합동 작전 개념으로 더 많이 쓰고 있다.
미국에서 F-35B는 STOVL(Short Take Off & Vertical Landing)이라고 불린다. 이륙에 필요한 거리가 짧고 수직으로 착륙할 수 있는 기능을 줄여서 표현한 말이다. 실제로 F-35B가 이륙하는 영상을 보면 수십 m 거리를 천천히 움직이다가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항공모함에서 이륙하듯이 캐터펄트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다.
F-35B가 짧은 거리에서도 이륙할 수 있고 특히 착륙 시에는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내려앉을 수 있는 것은 강력한 '리프트 팬(Lift Fan)'이라는 신기술 덕분이다. F-35B는 이륙 시에 동체 상부에 별도의 공기흡입구가 열린다.
그리고 뒤쪽에 있는 배기노즐이 지면을 향하도록 90도 꺾어지고 동체 밑면 일부가 열려 배기가스가 나오는 노즐이 더 생긴다. 이착륙 시에는 동체 윗부분의 흡기구와 동체 옆의 흡기구에서 제트엔진용 공기를 빨아들이고 지면을 향해 동체 밑부분과 배기노즐에서 강한 압력의 공기를 내뿜어 동체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공기를 강력하게 내뿜어 기체가 뜨게 하는 기술이다.
미국이 이처럼 복잡한 구조의 비행기를 제작한 것은 미 해병대의 작전 특성상 좁은 공간에서 이착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 해병대는 물론 다른 나라의 해병대도 마찬가지지만 상륙작전이 가장 큰 임무다. 해병대 인원이 바다를 통해 적지에 투입될 때 근접항공지원(Close Air Support) 작전을 하기 위해 전투기가 동원된다.
근접항공지원 작전은 상륙 중인 해병대가 적의 공격을 받으면 전투기를 동원해 반격하는 것이다. 아예 동시에 진격해 해병대의 안전을 확보하는 임무를 맡기도 한다. 해병대의 상륙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병이 연안에 상륙할 때 침투를 용이하게 해주는 공중지원 작전이다. 이 근접항공지원 작전에 최적화돼 개발된 것이 바로 수직이착륙 F-35B 전투기인 것이다.
이런 수직이착륙 기능에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까지 추가된 전투기는 F-35B가 거의 유일하다. 작전의 다양성 측면에서 이 기종을 따라올 비행기가 없는 것이다. F-35B가 해병대와 한 세트라면 이 조합에 꼭 필요한 함정도 있다. 바로 근접항공지원 작전에 부합하는 능력을 지닌 전투기를 싣고 다니는 강습상륙함이다.
USS LHD Wasp class 강습상륙함
작은 항공모함으로도 불리는 강습상륙함은 우리 해군이 보유한 군함 가운데 가장 큰 독도함도 여기에 속한다(우리 독도함은 길이 199m, 폭 31m의 대형 비행갑판을 갖고 있고 이 갑판에서 6대의 헬기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 있다. 독도함은 1만4500t급으로, 태국이 보유하고 있는 수직이착륙기 탑재 경항공모함 ‘샤크리 나루벳’이나 일본의 헬기항모 ‘휴가’보다도 크다).
적국 해안에서 최소한의 안전거리만 확보한 상태에서 전투기를 출격시켜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해병대는 강습상륙함을 보유하고 있다. 커다란 항공모함 대신 작은 강습상륙함이 해안에 가까이 접근하기에 좋고 여기서 운용이 가능한 게 바로 수직이착륙기라는 것이다. 즉 강습상륙함과 수직 이착륙기는 바늘과 실처럼 한데 붙어 다니는 무기인 셈이다.
이번에 한반도에 최초로 폭격훈련을 전개한 F-35B는 해병대의 상륙훈련 근접지원용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전투기 폭격훈련과는 사뭇 다른 형식을 보인다. 공중에서 전투기가 북한 특정지역을 폭격하는 훈련뿐 아니라 해병대의 상륙작전까지 염두에 둔, 보다 진일보되고 공격적인 훈련 방식인 셈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협에 맞서 한미의 군사대응 강도도 점점 세지고 있다.
[보안뉴스]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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