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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센 놈이 올 것"…한미 대북 군사조치 강도 높인다

머린코341(mc341) 2017. 9. 6. 21:55

"힘 센 놈이 올 것"…한미 대북 군사조치 강도 높인다
 
'北지도부 정조준'…은밀침투·대량타격 전략무기 출동예상
軍, 첫 '풍계리 핵실험장' 상정한 미사일 실사격 훈련

 

미국 전략자산 (PG) [제작 최자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 군이 4일 6차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를 상정해 미사일 실사격 합동훈련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의 도발 원점이 어느 지역이든 상관없이 우리 군이 가진 핵심 무기로 응징한다는 의지를 북한에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발사되는 현무2-A 탄도미사일[합참 제공]

 

이날 동해안에서 이뤄진 육·공군 합동 미사일 실사격 훈련에는 사거리 300㎞의 현무2-A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270㎞인 공군의 슬램-ER 공대지미사일이 동원됐다.

 

현무2-A는 해안에서, 슬램-ER은 F-15K 전투기에서 각각 1발이 발사됐으며 공해상에 설정한 타깃을 정확히 명중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탄두중량 500㎏으로 개발한 현무2-A는 최근 탄두 중량이 1.5t가량으로 증대됐으며 미국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탄두 중량의 2배에 달한다. 지하 관통력이 우수해 북한의 지하벙커를 파괴하거나 피해 반경을 확대할 때 사용하는 미사일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떨어지면 자탄이 쏟아져 축구장 2개 면적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 핵실험장 갱도 인근의 지원시설은 모두 날아간다.

 

F-15K에서 발사한 슬램-ER은 북한의 주요 건물과 장사정포 진지,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하는데 동원된다.

 

하푼 대함미사일을 공대지 미사일로 개조한 것으로 최대 270㎞ 떨어진 목표물을 3m 이내의 오차로 정밀타격할 수 있다. 철근 콘크리트 1.2m를 관통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은 군사분계선 근처 상공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슬램-ER 발사 장면[공군 제공]

 

합참은 "이번 합동 실사격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공해상 목표지점을 향해 실시했다"며 "유사시 적의 도발원점 및 지휘·지원세력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도발 원점과 지휘·지원세력까지 제거하겠다고 천명한 군의 의지를 북한의 이번 핵실험으로 실거리에 맞는 무기를 동원해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곧 이어질 한미 연합군의 대응 조치들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정조준하는 무력 응징 시위성 훈련이 될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평양으로 은밀 침투할 수 있는 F-22와 F-35B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유사시 북한에 응징보복을 가할 수 있는 다량의 폭탄(핵폭탄)을 탑재하는 B-1B, B-52, B-2 폭격기를 비롯한 한 국가의 전투력과 맞먹는 핵추진 항공모함 등의 출동이 예상된다.

 

B-52 폭격기[위키피디아 제공]

 

한미는 북한 지도부의 가상 은신처를 목표로 설정해 전략폭격기의 실제 무장 투하 훈련도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략무기를 전개 및 운용하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면서 "센 놈 위주로 세게 억제 의지를 보여주자는 데 한미 공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회성으로 왔다 가는 방식에 여러 비판적인 말들이 나오는 것을 양측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전략무기 순환배치 등 다양한 방식을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017.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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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타격 화력과시→美전략자산 배치…한미軍당국 긴밀 조율 중
압박 극대화 속 "전쟁참화 되풀이 안 돼"…文대통령-트럼프 금명간 통화

 

미국 전략자산 (PG) [제작 최자윤]

(서울=연합뉴스) 4일 새벽 동해안에서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를 발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새벽 일출과 더불어 공군 및 육군 미사일 합동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며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경고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격에는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와 공군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동해상 목표 지점에 사격을 실시해 명중시켰다"고 설명했다. 2017.9.4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한미 당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 하루 만인 4일 고강도 무력시위에 돌입하며 북한 옥죄기에 나섰다.

 

전날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직후 문재인 대통령의 "최고로 강한 응징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에 따라 우리 군은 사거리 300㎞의 현무-2A 탄도미사일과 공군의 슬램-ER 장거리 미사일을 동원해 훈련 타격 지점에 명중시켰다.

 

동해안서 북한응징 무력시위

 

북한의 도발 원점을 겨냥한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시설은 물론 북한 지휘부를 언제라도 초토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발신한 것이다.

 

지난 7월 북한의 잇따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 직후 한미연합군이 무력시위를 벌인 것과 달리 우선 단독으로 타격훈련을 벌인 것은 우리 독자적으로도 당장에 북한의 핵심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힘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비대칭 전력을 보유한 만큼 미국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미연합 화력대응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모함·핵추진잠수함을 위시해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와 F-35B 라이트닝Ⅱ, '죽음의 백조' B-1B와 B-52 전략폭격기가 총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는 미국의 이들 전략자산과 한국의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혼합해 가장 효과적인 응징 시나리오에 따라 사상 유례없는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한 한미 간 조율도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전날 북한 핵실험 직후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두 차례 전화통화에서 이런 사항을 포함해 양국 공조가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도 금명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강력한 대북 압박·제재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양 정상의 통화 시기를 조율 중이며,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 1일 밤 전화통화를 갖고 미사일협정 개정에 합의한 바 있다.

 

핵실험 후 첫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유례없는 무력시위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면서 '궁극적 대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금처럼 벼랑 끝 전술을 계속 구사할 경우 남북대화 시도를 잠시 접고 무력시위와 고강도 제재로 북한을 고립시키는 전술 대응을 하되 북한 핵·미사일 폐기를 위한 대화라는 전략에 대한 수정은 선택지에 올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가고 있다"는 트위터 글에 "또다시 이 땅에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할 수 없다.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평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고 추구해 나가겠다"며 '궁극적인 평화적 방법'을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날 "대북정책에 대해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도발 단계상 현 국면이 엄중한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자칫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으로 상황을 파국으로 몰아선 안 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온다"며 "봄이 왔을 때 씨를 잘 뿌릴 수 있게 착실히 준비하라"고 말한 바 있다.

 

한반도 평화구상에 터잡은 문 대통령의 대북 인내 기조가 '대화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미국을 끝까지 설득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대화의 테이블에 앉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2017.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