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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한 육군 정보통신 정책

머린코341(mc341) 2017. 9. 21. 17:08

최첨단 ICT 도입 ‘미래 정보화 환경’ 가속도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한 육군 정보통신 정책
 
싸워 이기는 사이버전 수행능력 갖추려

‘사이버전 수행·마스터 플랜’ 수립·운영

민간 우수 ICT 신기술 국방 분야 도입

단계적 확산 위한 ‘국방 U-실험’ 추진도


육군이 최근 계룡대에 개관한 가상현실(VR) 체험관. 육군제공


고요하던 최전방에 갑작스럽게 적의 포탄이 날아온다면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하게 될까?


우선 대포병탐지레이더가 적의 포탄을 추적, 사격원점을 식별해 지상전술C4I체계(ATCIS)로 전송할 것이다.


동시에 대응사격부대 지휘관과 참모는 ATCIS를 활용해 사격원점과 이미 표적으로 관리하던 데이터베이스를 비교해 도발원점·적 지휘소·지원부대를 판단해 자동으로 지정된 포병대대로 사격명령을 하달할 것이다.


이렇게 사격명령을 하달받은 포병부대는 대응사격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군이 지휘통신체계를 기반으로 감시-지휘결심-타격을 어떤 과정으로 하게 되는지를 대략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눈으로 보기엔 적의 포탄이 날아왔고 그에 대응해 우리 군이 대응 사격을 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지휘통신체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휘통제체계는 사람의 신경망과 뇌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육군 작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지휘통신체계의 현존 전력을 운용하고 미래 전력 기획업무를 담당하는 곳이 육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다.


특히 정보화기획참모부는 현재와 미래 전장환경에서 지상전 승리를 위한 ‘네트워크 중심 작전환경(NCOE)’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NCOE 구축을 위해 고속·대용량의 기반통신체계와 전장가시화를 위한 전장관리체계, 자원관리체계의 고도화, 육군 사이버 방호 역량 강화, 다양한 무기체계의 상호연동 및 동맹전력의 상호운용성 강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도입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정보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능동적 사이버전 수행의 컨트롤 타워


‘제5의 전장’으로 불리는 사이버공간을 두고 세계 주요 국가들의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북한은 국가적 차원의 사이버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에 육군은 적과 싸워 이기는 능동적 사이버전 수행능력 구비를 위해 ‘사이버전 수행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내실 있게 대응하고 있다.


이 마스터플랜에 따라 육군은 조직·인력, 교육·훈련, 체계·기술, 정책·제도 등 4개 분야에서 적과 싸워 이기는 능동적 사이버전 수행 능력 구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직·인력 측면에서는 능동적 사이버작전을 보장하는 정예화된 조직과 인력 보강을 목표로 제대별로 사이버조직을 현재의 3배 수준 이상으로 보강하고, 각종 신분별 선발제도를 대폭 개선해 민간 우수인력을 선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도를 정비해 민간 대학과의 협약을 통해 군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관련 분야에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훈련 분야에서는 미래 사이버 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기 위한 대내외 교육 과정을 확대했다.


또 사이버전에 대한 장병 인식제고를 위해 병과학교에 사이버전 과목을 신설했고, 전문교육 강화를 위해 육군정보통신학교에 사이버교육훈련장을 구축하는 등 사이버교육체계 전반을 재정립했다.


이외에도 각종 제대별 훈련에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공격 상황을 부여해 작전지속능력을 점검하는 등 사이버전에서 자신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실전적으로 체험하며 대응능력을 키우고 있다.


체계·기술 분야에서는 첨단화되고 고도화되는 무기체계의 내장형 소프트웨어 대한 사이버 방호대책을 구비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 기반의 백신을 군 최초로 개발했다.


또 내부 사이버위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내부자 침해행위에 특단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사이버침해행위를 사전에 식별하고 차단하기 위하여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첨단 사이버방호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제도 측면에서는 ICT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이버 관련 규정을 전면 개정하고, 지상작전과 연계한 사이버전 수행을 위한 교리를 정립했다. 또 군사작전 목표에 부합하도록 사이버전력을 통합 운영하는 작전계획도 수립했다.


이런 노력과 병행해 육군은 해킹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1월부터 4개월간의 전투실험을 거쳐 전군 최초로 전장망 중심의 비밀작업 수행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부터는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이용해 비밀작업을 하고 있으며 ATCIS를 운용하는 부대는 내년 1월부터 전면 적용할 예정이다.


육군이 개최한 육군해킹방어대회. 육군제공


공세적 통합작전의 전제조건 상호운용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3축 체계의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 등 3축 체계 모두 핵심요소는 무기체계 간 적시 적절한 정보유통능력 즉 상호운용성이다. 이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중심 작전환경(NCOE)에서 공세적 통합작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 간 상호운용성이 전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무기체계들이 대용량의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송·수신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최신 무기체계는 운용되는 지리적·공간적 영역의 확대로 무선으로 정보를 송수신한다. 이들 무기체계는 정보통신기술 중 주파수 활용 기술이 반영된 무기체계로 주고받는 정보의 양과 작전 거리에 따라 다양한 주파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육군은 주파수 자원의 부족과 무기체계 간의 주파수 공유 등의 전파 환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주파수 관계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효율적으로 주파수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활한 한미연합작전을 위해서도 연합 상호운용성 구현이 매우 중요하다.


육군은 한미 상호운용성 문제를 해결하고 전투력의 통합을 통한 상승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한미 지상군 상호운용성 회의를 열고 있다.


또 육군은 이 회의를 통해 제대별 지휘통제체계(C4I) 간 정보공유 필요성을 공감하고 몇 년간 다양한 제대를 대상으로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연합 훈련을 하고 있다.


1인용 가상훈련체계 개념도. 육군제공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육군의 노력


현재 우리 군은 국방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따라 지휘구조·병력구조·부대구조·전력구조 등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능동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ICT 기술을 군에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육군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가져올 효과를 육군 전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최신 ICT 기술의 적극 도입·적용을 추진하는 한편 관련 인력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육군은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ICT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민간의 우수 ICT 신기술을 국방 분야에 시범 도입해 적용 가능성을 평가한 후 단계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국방 U-실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실험사업은 현재까지 23개 사업을 추진, 최신 상용 기술을 최대한 신속하게 군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상현실 훈련 시스템 연구 등 기술 도입 적극 추진


특히 최신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파견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의 개발을 2015년에 시작했고, 2016년에는 애드혹 네트워크(Ad hoc network) 기술과 무선전송기술을 활용한 이동형 지휘시스템 구축사업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육군은 관련 연구기관과 협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육군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합성 전장 모의 훈련(LVC: Live Virtual Constructive) 기반 몰입형 병사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가상현실(VR)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롭게 탄생할 기술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육군은 AI 기반의 예측 시스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2016년부터 국내 최고의 AI 전문가를 초빙해 육군 간부의 AI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있으며 국방부와 함께 ‘머신 러닝 기반 국방 전력장비 정비수요 예측시스템’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체계는 군 전력 장비에 관한 정비·운용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 기반의 정비 및 수리부속을 예측하는 것으로 육군은 이 체계를 활용하면 사전예측을 통해 주요 전투 장비에 대한 적정 재고 유지 및 적절한 수리부속 유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육군은 지난 12일 계룡대 본청 1층에 가상현실(VR) 체험관을 설치하고 장병들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임영갑(소장) 육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육군은 전장에서 임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국방 경영의 효율성과 사이버공간에서의 안정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갑(소장) 육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


“최신 기술 선제적 적용이 전쟁 승패 좌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가치는 혁신입니다.”


임영갑(소장·사진) 육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은 혁신적인 가치 창조라고 강조했다.


혁신의 산물인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은 기존에 산재한 정보를 획득하고 융합해 새롭고 가치 있는 정보를 재창출함으로써 성공적인 작전 수행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임 부장의 설명이다.


임 부장은 “현대전에서 네트워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전장 상황을 먼저 보고, 명확하게 가시화하며, 지휘관의 결심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신속하게 타격하기 위해 대용량·고속 네트워크와 전장 가시화를 위한 C4I 체계의 고도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임 부장은 “인명 존중 사상의 확산 및 복무 기간 단축으로 인한 병력 감소는 드론·로봇 등 유·무인 복합체계를 확대 구축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임 부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이러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군 전력에 어떻게 적용하느냐 여부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며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민간의 기술을 적시적으로 군에 접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이버 안보 분야와 관련, 임 부장은 “사이버상의 취약점은 모든 노력을 한순간에 앗아갈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육군은 능동적인 사이버전 수행능력을 구비하기 위해 육군 사이버방호센터를 개편하는 등 정예화된 사이버 조직·인력을 정비하고, 해킹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혁신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부장은 “아무리 좋은 조직과 시스템을 갖춰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지켜야 할 것은 지키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모두가 기본을 지킨다면 사이버안보는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일보] 2017.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