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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과 분노'를 실현시킬 트럼프의 핵전력

머린코341(mc341) 2017. 10. 8. 10:51

'화염과 분노'를 실현시킬 트럼프의 핵전력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장


  거칠 줄 모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강한 말을 던졌다. 대상은 북한이고, 키워드는 ‘화염과 분노’이다. 북한이 ICBM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 8월 8일(현지시각), 휴가중이던 트럼프는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염과 분노란 단어는 성서의 문구를 떠올리게 만든다. “여호와께서 불을 가지고 오실 것이며 그의 수레는 회오리바람과 같을 것이다. 그가 무서운 분노를 터뜨리고 화염으로 책망하실 것이며”라는 부분(이사야서 66:15)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부분은 최후의 심판에 관한 내용이다. 즉 트럼프는 북한에게 계속적인 도발은 너희들의 최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북한이 미국과 상대가 되지 않음을 은연중에 과시한 것이다.


  이 말을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왔다. 전쟁을 부추기는 발언이라는 비난이나 미국과 같은 강대국의 지도자로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말싸움에서만큼은 절대로 지지 않는 전 세계급 ‘입싸움꾼’인 북한은 괌 포위사격이란 이상한 계획을 들고 나와 미국을 더더욱 자극했다. 기왕 잠자는 사자의 수염을 건드린 김에 뽑아보면 어떻게 되나 하여 소위 ‘간보기’를 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 1]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로 북한을 처단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마자 북한은 화성-12형 미사일로 괌을 포위사격하겠다고 협박에 나섰다.


 괌 포위사격의 위험성


  북한은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심지어는 미사일 발사경로까지도 발표했다. 심지어 발사를 주관하는 전략군 사령관인 김락겸 대장이 직접 나왔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화성-12형은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km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할 것이라고 내용을 밝혔다. 미 시험발사에 성공한 미사일이므로 정확한 발사 제원이 나온다는 것을 은근히 과시한 것이다.


[사진 2]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라는 말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면서 강경발언을 이어나갔다.


  북한 전략군은 8월 14일 김정은에게 구체적인 사격계획을 보고했다. 마치 당장에라도 괌에 미사일을 쏠 것만 같던 북한은 “어리석고 미련한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한 발 뒤로 빠지는 듯한 스탠스를 취했다. 하지만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협박을 이어갔다. 8월 21일부터 실시된 한·미연합훈련 ‘을지 프리덤 가디언Ulchi Freedom Guardian’과 잇단 B-1B 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을 견제하겠다는 속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괌 포위사격 위협은 괌을 공격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발사각이나 속도로 보면 괌 본토에 대한 사격과 괌 인근에 대한 포위사격을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애초에 수천만 분의 일이라도 자국 영토에 떨어질 위험이 있다면 이는 미국에 대한 공격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애초에 서로 대치중인 국가의 영토 인근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는 발상은 서슬이 시퍼렇던 냉전시절에도 미국과 구소련이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일이다. 아니 오히려 전 세계를 수십 번 멸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던 미소 양국은 서로를 도발하지 않기 위해 주의했다.


  북한의 행동은 핵전략의 기본적인 메시지 전달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아마추어적인 실수이거나 혹은 기존의 핵 게임법칙을 무시하는 무모한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무모한 핵위협에 대하여 미국의 대응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을 두고 과했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그 정도 발언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는 강경파라기보단 유화파에 가까운 해병대 4성장군 출신인 매티스 장관도 군사옵션을 사용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실제로 미국은 핵보유국 가운데 유일하게 핵을 실전에서 써본 국가이고, 핵운용 전략에서 핵 선제 비사용Non First-Use을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핵 없는 세상’을 추구하던 오바마 정부에서조차 핵 선제 비사용 문구를 전략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핵 선제 사용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을 위협하는 적들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핵전력의 구성


  그렇다면 도대체 미국의 핵전력은 어떤 정도의 수준일까? 미국의 핵전력은 보통 ‘누클리어 트라이어드Nuclear Triad’ 즉 핵전력의 3요소로 구성된다. 이는 핵탄두의 운반수단에 따른 구분이기도 하다. 3요소는 전략 핵폭격기, 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 대륙간 탄도미사일),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3가지이다. 이들 전력은 각기의 역사적 배경과 무기체계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미국 핵전력에서 독특한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은 냉전기간인 1945년부터 1990년까지 65종의 핵탄두를 도합 7만 발까지 보유했다. 파괴력도 0.001kt에서부터 25Mt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사진 3] 미국은 인류역사상 최초로 핵전쟁을 수행해 본 국가이다. 사진은 하늘에서 본 히로시마의 원폭장면이다.


  우선 핵전력의 시작은 핵폭격기였다. 인류 최초의 핵폭발인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원폭을 수행한 것은 B-29 폭격기(기체명 ‘에놀라 게이’)에 실린 리틀보이 폭탄이었다. 이후 1946년 B-36 피스메이커 폭격기가 최초로 핵폭격을 위한 전용 폭격기로 개발되어 전략공군사령부에 배치되었다. B-36은 모두 380여 대가 생산되었지만 프로펠러 추진을 이용한 피스톤 엔진의 기체여서 한계가 역력했다.


  1955년부터 B-52 스트라토포트리스 폭격기가 배치된 이후부터 핵폭격기 전력은 본격적으로 진화했다. 1950년대 말부터는 핵폭격기들의 상시 공중대기작전인 헤드스타트Head Start 작전이 실험적으로 실시되었다. 헤드스타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1960년부터는 ‘크롬돔Chrome Dome’ 작전이 시작되었다. 크롬돔 작전이란 B-52 폭격기가 실제 작동이 가능한 수소폭탄을 장착하고 초계비행을 수행하다가, 미국이 핵공격을 당하거나 대통령이 핵공격을 지시하는 등 명령이 떨어지면, 소련으로 날아가 사전에 지정된 목표에 핵폭탄 공격을 감행하는 작전이었다.


[사진 4] B-52 폭격기와 KC-135 급유기는 크롬돔 작전의 핵심이었다.


  한 마디로 상대방에 대해 보복을 위한 핵초계 비행임무였다. B-52는 모두 744대가 생산되면서 미국 핵폭격기 전력의 중핵이 되었다.


  한편 초음속 핵폭격기로 XB-70 발키리Valkyrie가 1964년 첫 비행을 했지만 성능은 예상에 못미쳤다. 게다가 소련의 대공미사일 능력이 진화함에 따라 저공침투 비행으로 폭격 방식을 전환했는데, XB-70의 저공성능은 B-52에 비해 그다지 차이가 나질 않았다. 이에 따라 야심찬 발키리 계획은 오직 2대의 시험제작에서 끝나면서 1969년 종료되었다.


  하지만 발키리의 개발경험은 B-1 초음속 전략폭격기에서 이어졌다. 첫 모델인 B-1A는 마하 2로 비행하면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지만, AGM-86 ALCM이 등장하면서 과연 고가의 폭격기를 새로 개발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에 직면했다. 게다가 B-1의 후속으로 개발된 B-2는 스텔스 성능을 갖춘 우수한 기체가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B-1A는 4대만을 생산하고 사업이 취소되었다.


  그러나 1981년이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신형 B-2 스텔스 전투기가 등장할 때까지 B-52만으로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고, 이에 따라 B-1B가 등장하여 1986년부터 실전배치되었다. B-1B는 저고도 폭격성능이 강화된 반면 최고속도는 마하 1.25로 줄어들었지만, B-52와 B-2를 잇는 잠정전력으로 100대가 생산되었다. 한편 막상 미군 폭격기 전력의 주력으로 개발되던 B-2는 1989년 초도비행을 시작하였다.


[사진 5] B-1B는 초음속 폭격기로 개발되었으며, 초기에 양산이 취소되기도 했지만 B-2의 공백으로 부활했다.


  문제는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소련이 붕괴되자 엄청나게 비싼 가격의 스텔스 폭격기를 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미 의회는 애초 132대였던 B-2의 생산계획을 21대로 축소하여 통과시켰고, 이에 따라 미군은 21대만을 운용하는데 그치게 되었다.


  한편 이후 전략무기감축협정으로 인하여 B-52와 B-2는 핵폭격기능을 유지했지만, B-1B는 1997년부터 핵폭격 기능을 제거했다. 그러나 협정에는 B-52의 퇴역시에는 B-1B가 핵폭격이 가능하도록 유보조항을 두고 있어서 B-1B의 전략적 능력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현재 미국의 전략폭격기는 소위 ‘폭격기 3총사’인 B-52 75대, B-1B 62대, B-2 20대의 전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의 ICBM 전력


폭격기 이외에 탄도미사일을 통하여 핵탄두를 운반하려는 계획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있었다. 그러나 전후에 미국은 탄도미사일보다는 순항미사일로 핵탄두를 투발하는 것을 선호하여 SM-62 스나크Snark나 SM-64 나바호Navaho 같은 핵 순항미사일이 등장했다.


한편 탄도미사일의 개발도 동시에 진행되어 1951년부터 사정거리 5,500마일 이상을 비행하는 SM-65 아틀라스Atlas 미사일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은 ICBM의 개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가 1953년 원자력 에너지 위원회에서 ICBM 개발을 우선순위로 삼을 것을 권고하면서 1954년부터 아틀라스가 본격개발되기 시작했다. 또한 1955년부터는 아틀라스보다 더 큰 중량의 ICBM인 HGM-25 타이탄Titan 미사일의 개발도 시작되었다.


그러나 ICBM을 최초로 배치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소련이었다. 1957년 스푸트니크Sputnik 우주로켓이 발사에 성공하면서 소련은 그 군용버전인 R-7 세묘르카Semyorka를 실전배치하여 최초의 ICBM 개발국이 되었다. 스푸트니크의 성공으로 미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 ICBM의 개발 및 실전배치에 사력을 다하여 1959년 6월이 되어서야 아틀라스 미사일을 처음으로 실전배치하면서 모두 123발의 ICBM을 실전배치했다. 1961년까지 미국은 아틀라스 미사일 대대 13개와 타이탄 대대 6개를 배치하면서 ICBM 전력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사진 6] 미국 최초의 ICBM은 SM-65 아틀라스 미사일이었다.


  한편 미국의 주력 ICBM인 아틀라스와 타이탄은 모두 액체연료 미사일로 실전에서 신속한 발사나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니트맨 미사일이 1950년대부터 동시에 개발되어 1962년 LGM-30A 미니트맨-Ⅰ이 최초로 실전배치되었다. 미니트맨 시리즈는 이후 LGM-30G 미니트맨-Ⅲ까지 등장했으며,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최대 1,000여 발의 보유량을 자랑했다.


  한편 미니트맨 이후에 미국이 개발한 마지막 ICBM이 있는데 바로 MX 시리즈였다. MX는 1972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었는데, 고체연료 미사일로 열차에서 기만하면서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탄두 10개를 장착할 수 있는 대형 다탄두 ICBM으로 개발되었다. MX는 완성을 앞두고 LGM-118 피스키퍼Peacekeeper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1983년 초도발사가 있었다. 이후 미국은 무려 50여 차례나 시험발사를 계속하며 성능을 안정시킨 후에 1986년부터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한편 냉전이 끝나면서 전략무기감축협정이 본격화되어 피스키퍼는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미국이 보유한 ICBM은 미니트맨-Ⅲ 뿐이다.


[사진 7] 미국이 개발한 가장 마지막 ICBM은 LGM-118 피스키퍼로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다.


[사진 8] 현재 미국이 보유한 ICBM은 미니트맨-3가 전부이다.


 미국의 SLBM 전력


  미 해군은 냉전이 시작되면서 제일 먼저 잠수함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하는데에 관심을 가졌지만, 역시 탄도미사일보다는 순항미사일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역시 세계 최초의 SLBM도 1955년 발사된 소련의 R-11FM(NATO명 : 스커드 A) 미사일이었다. 1955년 새롭게 해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된 알레이 버크 제독은 SLBM의 개발을 독촉하여 UGM-27 폴라리스Polaris 미사일이 개발되었다. 폴라리스는 본격적인 수중발사식 탄도미사일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2단 로켓을 채용했으며 사정거리는 2천여 km에 이르렀다.


  이에 비하여 소련의 R-11 미사일은 액체연료 미사일이었고 수중발사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폴라리스 미사일은 수중발사가 가능했으며, 무려 16발의 발사관을 장착하여 원자력추진 잠수함과 결합되었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죠지 워싱턴SSBN-598 George Washington’함으로 세계 최초의 원자력 추진 전략 잠수함(SSBN)이었다. 특히 미국은 소련에 비해 뒤떨어진 ICBM능력을 따라 잡기 위해서 SLBM을 더욱 열심히 개발했다. 이에 따라 1967년경에는 미국은 이미 41척의 SSBN을 배치하였다.


  잠수함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미소 양국은 SALT-Ⅰ(Strategic Arms Limitation Treaty-Ⅰ : 제1차 전략무기 제한조약)을 1972년 체결하여 양국이 보유하는 SLBM 발사관 수를 656개로 제한했다. 이는 미국이 이미 보유한 16발 SSBN 41척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발사플랫폼의 수를 제한해 놓자, 이제 미국은 미사일 자체의 성능개량에 집중하여 1971년 UGM-73 포세이돈Poseidon C-3 미사일을 배치했다. 그리고 1979년부터는 사거리가 7,600km로 증가된 UGM-96 트라이던트Trident Ⅰ(C-4) 미사일까지 실전배치를 했다.


  특히 미국은 1981년 신형 SSBN 오하이오급을 취역시켰는데, 이 함은 배수량 18,700톤, 길이 170m에 이르는 거대한 전략원잠으로 무려 24발의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특히 오하이오급은 신형 트라이던트 Ⅱ(D-5) 미사일을 장착하는데, 미사일 자체의 길이는 다소 길어졌으나 사거리가 8,000km로 증가했고 탄두도 파괴력이 좋은 MIRV 8개를 장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오하이오급은 18척이 만들어졌으며, 그 중 4척이 순항미사일 원잠(SSGN)으로 개조되었으나, 여전히 14척의 SSBN이 미국을 지키기 위한 핵초계 임무를 수행한다.


[사진 9] 오하이오급 전략원잠은 무려 24개의 SLBM 발사관을 가지고 있다.


[사진 10] 미국의 SLBM은 UGM-133 트라이던트 Ⅱ이다.


 핵전력의 현대화


  미국은 무려 4,400여 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현재 1,650여 발이 실전배치중이다. 핵관련 예산으로 핵전력을 유지·보수하기 위하여 미 국방부와 에너지부가 요청한 2017회계년도 예산은 268억 달러(한화로 약 30조 원)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은 더 많은 돈을 써야만 한다. 기존의 핵투발 및 운반수단이 모두 낡아서 교체를 해야만 하는데, 특히 핵 없는 세상을 주장하는 오바마 정부에서는 투자를 경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미국의 핵전력을 다시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우선 미국은 2025년부터는 오하이오급 SSBN을 교체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신형 SSBN인 콜럼비아급이 개발되고 있는데 사업총액은 1,280억 달러(한화 146조 원)이다. 낡아가는 B-52 폭격기는 기령이 이제 60년에 이르는데, 2013년부터 2년간 업그레이드를 하여 어쨌거나 2040년대까지는 쓸 계획이다. 물론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인 B-21 레이더Raider가 2025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개발중인데, 총사업비용만 해도 1,000억 달러(약 114조 원)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미니트맨-Ⅲ ICBM이다. 1970년에 처음 실전배치된 이후로 거의 50년 가깝게 사용되고 있는데, 최소한 2030년까지는 운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이에 따라 미국은 차세대 ICBM인 GBSDGround Based Strategic Deterrent의 개발을 시작했는데, 여기에도 최대 1,400억 달러(약 159조 원)까지 사용될 전망이다.


  김정은 정권은 핵과 경제 병진노선이라면서 핵개발에 매진했지만, 미국의 전력을 보고 있으면 핵개발이 얼마나 비싼 것인지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시퀘스터에 허덕였던 미국이다보니 현재 핵전력의 대비태세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상황이다. B-52 폭격기는 75대 중 33대가 B-1은 62대 중 25대가 즉시 출격이 가능한 상태라는 진단도 있다.


  이렇게 미군이 역사상 전례없이 준비태세가 취약한 상태인데, 놀라운 것은 그런 준비상태만으로도 이미 북한을 수십 번이나 멸망시키고도 남을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북한이 미국과 핵경쟁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요량이라면, 오히려 그로 인하여 정권이 무너질 것이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2017.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