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절 열병식 나서는 중국에 항모 동원 무력시위한 미국
지난 28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동북쪽 해상의 위성사진. 로널드 레이건함과 6척의 호위함이 움직이고 있다. [트위터 Duan Dang 계정]
중국이 다음 달 1일 건국 7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역대 최대 규모로 치르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이 최근 중국에 보란 듯 군사행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 이례적으로 항모 전단을 보냈고, 국경일 다음 날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예고했다.
30일 일본의 영자신문인 재팬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미국 해군의 핵추진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 호위함으로 보이는 6척과 함께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동북쪽 해상에서 기동 훈련 중인 장면이 위성으로 포착됐다.
지난 28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동북쪽 해상에서 로널드 레이건함의 모습이 위성사진에 찍혔다. [트위터 Duan Dang 계정]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의 위성 사진은 두안 당이라는 네티즌이 처음 발견해 트위터에 올렸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미국의 11척 항공모함 가운데 유일하게 본토가 아닌 해외(일본 요코스카)에 전진배치됐다. 항모는 보통 4~5척의 이지스 순양함ㆍ구축함과 1~2척의 핵추진 잠수함의 호위를 받는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남중국해 남쪽 해상에 있는 작은 섬들로 이뤄졌다. 중국이 역사적 권리를 내세우며 자신의 영토와 영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도 영유권을 앞세워 일부 섬을 확보하고 있다.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사진 미 해군]
이곳 일대는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절반 가까이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며, 원유ㆍ지하자원과 수산 자원이 풍족한 보고다. 그래서 각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해역이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항하기 위해 자국의 전투함을 정기적으로 스프래틀리 군도 증 남중국해의 중국 확보 섬 근해에 파견해 왔다. 이를 ‘항행의 자유 작전(FONOP)’으로 부른다. 로널드 레이건 전단도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영유권 분쟁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항행의 자유 작전엔 보통 구축함 1척이 동원됐다. 그래서 이번처럼 미국이 항모를 포함한 항모 전단을 항해의 자유 작전에 투입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군사굴기를 과시하는 건국절 열병식을 앞두고 진행됐다는 점에서 미국 역시 군사적 힘을 과시했다는 관측도 있다.
재팬타임스는 로널드 레이건함 위치에 대해 미 해군 7함대에 문의했지만, 7함대 측은 “정확한 위치는 밝힐 수 없다”면서 “현재 통상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ICBM인 미니트맨3 시험발사 모습. [연합]
항공기 비행을 모니터링하는 에어크래프트스폿(AircraftSpots)은 미 공군이 2일(한국시간) ICBM인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있는 시험발사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겸 중국연구센터장은 “중국은 건국절을 통해 국내적으로 공산당 지도부의 권위를 높이고, 대외적으로 항미(抗美) 의지를 보이려고 하지만, 미국은 전략적 압박을 강화하며 기싸움을 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중앙일보]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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