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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수부대 수송기 1000대 추진, 대만만 긴장할 게 아닌 이유

머린코341(mc341) 2019. 10. 13. 20:13

中공수부대 수송기 1000대 추진, 대만만 긴장할 게 아닌 이유


지난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군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변화를 보여주었다.


기존의 95식 불펍식 돌격소총과 낙후된 79식 기관단총은 모두 레일 시스템과 광학조준 장비를 갖춘 신형 돌격소총과 기관단총으로 교체됐다. 병사들의 방탄헬멧부터 방탄복, 군장류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 CCTV


지상에서는 기존의 99식 전차를 더욱 강화한 개량형이 등장했으며, 서방 군사 강국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차륜형 자주포와 장갑차량, 통신장비들이 대거 등장했다.


해상에서는 열병식 시기와 맞춰 최신형 강습상륙함 075형이 공개되었으며, 공중에서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J-20과 탄도미사일·스텔스 무인정찰기를 발사할 수 있는 신형 H-6N 전략폭격기, Y-20 전략수송기와 Z-20 다목적헬기 편대가 그 위용을 과시했다.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공개한 다양한 무기 가운데 주로 전략무기들과 무인기 전력에 주목했다.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기동형다탄두재돌입체(MARV)를 탑재한 최신형 ICBM ‘DF-41’이나 ‘DF-3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JL-2’와 최신 초음속 스텔스 무인정찰기 WZ-8이 가장 이목을 끈 무기들이었다.


중국의 인접국들이 눈여겨보아야 할 무기들은 따로 있었다.


이번 열병식에서 중국은 몇 종류의 신형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항공기들을 공개했다. 이 무기들은 그간 중국이 보유한 적이 없는 개념의 무기거나 기존 무기체계와 비교해 그 능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미래 중국군이 어떤 작전을 펼치게 될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무기들이다.


우선 열병 종대 선두에 섰던 99식 전차(MBT) 바로 뒤에 등장한 15식 경전차를 주목해야 한다. 중국북방공업(NORINCO)에서 수출용으로 개발해 VT5 또는 ZTQ-15로 불렸던 이 경전차는 지난 2016년 11월 주하이 에어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 인민망


이 전차는 주행 간 사격이 가능한 사격통제장치를 갖춘 105mm 주포를 탑재하고 있으며, 복합장갑을 적용해 적의 대전차 무기를 방어할 수 있다. 도로에서는 70km/h, 야지에서는 40km/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으며, 1회 주유로 450km의 거리를 주파할 수 있다.


장갑은 모듈형으로 임무 환경에 따라 탈부착이 가능한데, 기본 장갑만 부착했을 경우 33톤, 부가 장갑을 모두 장착했을 경우 36톤의 전투중량을 갖는다.


99식이나 96식과 같은 주력 전차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이러한 30톤대 경전차를 배치한 이유는 바로 ‘기동성’ 때문이다.


기존의 전차는 그 중량과 크기 때문에 수송기로 공수가 불가능하지만, 30톤대의 경전차는 수송기에 실어 긴급 전개하기가 대단히 쉽다. 이러한 전차를 보유할 경우 기껏해야 경장갑차 정도만 보유할 수 있는 공수부대에게 엄청난 화력과 방어력을 제공해줄 수 있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15식 경전차에 이어 03식 산병전차(03式?兵??)도 등장시켰다. 러시아의 공수장갑차인 BMD-3를 참고해 개발한 이 장갑차는 12톤급으로 공수낙하가 가능한 장갑차다.


장갑은 얇지만 30mm 기관포와 HJ-08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해 적의 주력 전차나 장갑차를 손쉽게 격파할 수 있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 인민망


중국은 15식 경전차와 03식 산병전차를 필두로 산악용 오토바이(ATV) 형태의 소형 전술차량과 2인승 초소형 헬리콥터인 헌터 이글(Hunter Eagle) 자이로콥터(Gyrocopter)도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특수부대 또는 공수부대가 사용하는 경량 이동수단으로 해외 원정작전 부대의 기동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개발된 장비들이다.


이 장비들은 모두 중앙군사위 직속의 전략기동부대인 인민해방군 공강병군(人民解放?空降兵?)에서 운용 중인 장비라는 공통점이 있다. 공강병군은 1961년 창설된 군단급 공수부대인 제15공강집단군을 모체로 2017년 확대 개편된 공수부대다.


이 공수부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 ‘공수부대’와는 개념이 매우 다르다. 우리가 생각하는 공수부대는 특수전사령부 예하의 비정규전 수행 조직으로 소수의 인원이 팀을 이뤄 적지 후방에서 게릴라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지만, 중국의 공수부대는 항공기를 이용해 공중에서 투입되어 정규전을 수행하는 정규전 수행 부대다.


ⓒ 인민망


공강병군은 2017년 편제개혁 이전까지는 제15공강집단군이라는 명칭으로 예하에 3개 사단을 두고 대만과 인접한 광저우군구에 예속되어 있었으나, 편제개혁 이후 공강병군으로 개칭하고 6개 공수여단과 1개 특수전여단, 1개 헬기여단과 기타 지원부대를 갖춘 형태로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중국은 이렇게 개편된 공강병군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열병식을 통해 보여주었다. 사실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지상 장비들 가운데 상당수는 공강병군에 이미 배치가 되었거나 배치될 예정인 무기들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기술한 15식 경전차와 03식 산병전차는 물론 SH15 차륜형 자주포, 6×6 소형 ATV, 헌터 이글 자이로콥터, 중국판 험비인 ‘멍쓰(猛士)’에 탑재된 원거리 위성통신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항공수송을 염두에 두고 경량화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장비들이다.


ⓒ 봉황망


이번 열병식에서는 이 장비들을 실어 나를 중국 독자 개발 전략수송기 Y-20도 등장했다. 과거 중국은 미국의 C-130급 수준에 불과한 Y-8, Y-9 계열의 수송기만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수송기는 항속거리도 짧고 탑재 능력도 부족해서 앞서 소개한 장비들을 원거리까지 실어 나를 수 없었다.


그러나 Y-20은 ‘중국판 C-17’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존의 중국제 수송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전략수송기’다.

이 수송기는 중국군의 장거리 공수작전 능력의 차원을 몇 단계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되는 기종이다.


기존 중국제 수송기 가운데 가장 대형이었던 Y-9이 25톤 정도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Y-20은 무려 66톤에 달하는 화물을 탑재하고 4,500km를 날아갈 수 있는 성능을 구현하고 있다.


미국의 C-5나 C-141에 미치지 못하는 능력이지만, 기존 수송기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송능력으로 중국군 공수작전의 패러다임을 바꾼 기종으로 평가된다.


ⓒ 봉황망


중국은 2015년께부터 Y-20의 저율초도생산에 들어간 뒤 지난해부터는 연평균 20여대 안팎의 Y-20을 실전에 배치하고 있다.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에서는 중국이 이 기종을 최대 1,000여 대까지 대량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은 인접한 거의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대규모 공수작전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쉽게 말해 중국과 분쟁 상태에 있는 국가가 제공권을 상실할 경우 대규모 수송기에 실린 전차와 장갑차 등으로 중무장한 군단급 부대가 일거에 분쟁국 수도를 접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게 되면 가장 위태로워지는 나라는 대만이다. 대만은 비좁은 섬나라이고 수도가 중국과 인접한 해안과 가까울뿐더러 중국 대형 수송기가 쉽게 착륙할 수 있는 국제공항도 수도와 바로 붙어있다.


대만이 제공권을 상실하는 순간, 중국 수송기들은 대만해협을 우회하여 쑹산공항에 전차와 장갑차로 무장한 대규모 병력을 풀어 놓을 것이고 이는 곧 자유중국의 멸망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강력하고 거대한 중국 공수부대의 칼끝이 겨누는 대상이 과연 대만에서 끝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대만 다음으로 중국과 가까운 한국은 이미 서해에서의 군사적 주도권을 빼앗긴 지 오래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막아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한미동맹마저도 곳곳에서 적신호가 보인다는 지적도 많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지거나 북미 간에 ‘빅딜’이 성사되어 최악의 경우 미국이 한반도에서 손을 뗄 경우 중국의 대규모 공수부대는 타이페이가 아니라 서울을 향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국의 위정자들은 진지하게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글=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연구원

 

[차이나랩] 2019.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