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소식칼럼/군사·국방 소식

"이게 가능?" 합참, 北발사 동시에 "발사" 문자공지

머린코341(mc341) 2020. 3. 12. 21:33

[김수한의 리썰웨펀]"이게 가능?" 합참, 北발사 동시에 "발사" 문자공지


-합참, 9일 7시36분 "북한 발사" 공지
-군 "북한 실제 발사시간도 7시36분"
-발사된 3발 20초, 1분여 간격 기록해
-CNN은 "4발", 1발 실패 가능성 거론


조선중앙TV가 3일 공개한 초대형방사포 발사 장면. 이동식발사대(TEL) 위 4개의 발사관 중 1개에서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치솟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우리 군이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동시에 언론에 '발사' 사실을 실시간 공지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전 7시 36분 "북한의 미상발사체 발사" 사실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처음 알렸다.


합참은 잠시 후인 이날 오전 8시 정각 "오늘 오전 북한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전 10시 23분에는 "오늘 오전 7시 36분 북한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를 포착했다"면서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 비행거리는 최대 약 200㎞, 고도는 최고 약 50㎞로 탐지했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7시 36분에 쏘자, 합참 7시 36분에 "발사" 공지=군 당국은 그러면서 이번 발사의 의미에 대해 "2월 28일과 3월 2일에 이은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다종의 방사포가 포함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의 기본정신에 배치되는 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우려도 표명했다.


일단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시간이 오전 7시 36분이었고, 군 당국이 언론에 이 사실을 최초로 알린 시간 역시 7시 36분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하자마자 해당 사실을 포착했을 뿐만 아니라, 신속히 언론에 문자메시지로 전송완료까지 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한국군의 감시·정찰능력에 대해 우려와 의문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군의 이런 신속한 조치는 그동안의 우려를 사실상 말끔히 해소한 것은 물론, 우리 군의 감시·정찰능력이 기대와 예상 이상이라는 것마저 드러냈다.


감시·정찰능력 수준은 우리 군 당국이 외부에 가장 공개하고 싶어하지 않는 보안 사항이다. 이날의 긴급 대응으로, 역설적으로 우리 군의 감시·정찰능력이 상대에게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군 당국은 오늘과 같은 대응을 통해 북한군 측에 월등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능력을 과시하고, 유사시 북한군의 타격에 훨씬 강력한 수준으로 즉시 보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당국은 일단 이날 발사에서 초대형방사포와 일반 방사포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발사한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 중 3발에 대해 비행거리 200㎞, 최대 고도 50㎞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3발이 어떤 탄의 종류인지 특정하지 않았지만 "동일한 탄도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9일 발사에 대해 "3월 2일 발사한 것과 유사한 제원, 특성을 보이는 것을 포함해서 다른 방사포 계열의 일부 무기 체계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사에서 첫발과 둘째발의 발사 간격은 20초, 둘째발과 셋째발의 발사 간격은 1분 이상으로 탐지됐다. 첫발과 둘째발 발사 간격이 20초인 건 지난 2일 발사된 초대형방사포와 같은 기록이다.


또한 이날 발사체가 발사된 함남 선덕은 지난해 8월 24일 북한의 초대형방사포가 처음 발사된 지역이기도 하다. 군은 이런 특성을 고려해 이날 탐지된 3발을 초대형방사포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초대형방사포'라 칭하고, 합참이 '19-5 SRBM'로 분류하고 있는 북한 단거리 발사체는 지난해와 올해 총 5차례 발사됐으며, 실전 무기로서의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8월 24일은 함남 선덕에서 발사돼 고도 97㎞로 380㎞ 비행했고, 9월 10일에는 평남 개천에서 고도 50㎞로 330㎞ 비행했다. 10월 31일 평남 순천에서 고도 90㎞로 370㎞, 11월 28일엔 함남 연포에서 고도 97㎞로 380㎞, 지난 2일엔 고도 35㎞로 240㎞ 비행했다.


연발 사격 시간은 1차 17분, 2차 19분, 3차 3분, 4차 30초, 5차 20초로 점점 단축되고 있다.


◆19-5 SRBM 작년과 올해 총 5회 발사…연속 발사 간격 시험했나=군이 탐지한 정황으로만 보면 3발을 연속 사격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첫발과 두째발의 연속 사격 시간 20초는 600㎜급 초대형방사포 규모로 볼 때 무기체계로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초대형방사포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으로 구성된다. 4발을 연속 발사할 때 발사 간격이 모두 20초 내라면 실전 배치 가능한 수준이라고 군 당국은 평가한다. 북한은 지금까지 공개 사격에서 4발을 연속으로 발사한 적은 없다.


이번에 북한이 4발 연속 사격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CNN은 이번 발사체가 4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 탐지 자산에는 3발로 포착됐다. 만약 북한이 실제로 4발을 쐈다면, 1발은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에서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초대형방사포의 성능 개선 및 점검 차원인 것으로 분석한다.


한편, 군 당국은 이번 발사 훈련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가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 매체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함남 선덕 인근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202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