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24) - 맥아더의 항복 권고
서울 탈환 직후 맥아더 장군은 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에게 두 차례 항복을 권고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독일과 일본에게 요구했던 ‘무조건 항복’에 의한 전쟁 종결 방식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10월 1일 항복 권고 방송을 통해 맥아더 장군은 북한군의 무장 해제, 적대행위 중지, 유엔군 포로와 비전투원 억류자 석방을 요구했다. 유엔이 결의했던 ‘최소한의 인명 피해와 재산의 파괴’를 이행하는 방법은 그것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김일성은 10월 2일 정면으로 거부했다. 인민군최고사령부 명의로 그는 “조직성 있게 북쪽의 새로운 진지로 철수하면서 계속적으로 저항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김일성은 서울을 내준 1950년 9월 29일 스탈린에게 급히 파병을 요청했다. 서울에 들어온 유엔군이 38도선 이북으로 진군해 오면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아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만일 유엔군이 북진해 올라오면 소련의 개입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고, 국제의용군을 조직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사태가 다급해지자 스탈린은 주중 소련대사를 시켜 모택동에게 중공군 5~6개 사단 파병을 요청하는 전문을 보냈다.
김일성은 중화인민공화국(중공)에도 손을 내밀었다. 그는 내무상 박일우를 압록강 건너 단둥에 급파, 중공군 13병단 고위지휘관에게 파병을 요청했다.
10월 1일 38선이 돌파되자 부수상 박헌영을 베이징에 보내 모택동 주석에게 파병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했다. 그 자신은 같은 날 평양에서 열린 중공 건국 1주년 기념연회장에 참석, 중공대사에게 빠른 시간 내에 지원군을 보내도록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한다.
남한 전역에서 인민군을 격파한 유엔군은 전쟁의 확대를 우려, 38선을 돌파해 북진하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트루먼 미 대통령이 38선 이북에 대한 공격을 중지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은 달랐다. 내친 김에 북으로 밀고 올라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룩할 결심으로, 국군에 북진 공격을 명했다. 국민정서도 똑같았다. 김일성이 먼저 침범한 38선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대통령의 북진 명령에 따라 육군3사단은 10월 1일 38선을 넘어섰고, 다음날은 양양을 점령했다. 이날은 뒤에 영원히 역사에 남을 뜻 깊은 날이 되었다. 정부는 처음 38선을 돌파한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한 것이다.
중공군 개입으로 전쟁종결의 꿈 산산조각
항복 권고에 북측의 응답이 없자 유엔은 10월 7일 통일 한국 결의안을 의결했다.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 이 결의안은 국군과 유엔군에게는 북진 허가장이 되었다. 이때부터 국군 각 부대 사이에 북진 속도 경쟁이 벌어진다.
그 이틀 후인 10월 9일 맥아더 장군은 또 한 차례 항복 권고를 했다. 적대행위 중지를 다시 요구하면서 유엔 결의에 따라 통일·독립된 민주주의 한국정부를 수립하는데 유엔이 적극 협조할 것임을 천명했다. 한국 육군3사단과 수도사단의 원산 입성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이었다.
여기에도 회답이 없자 맥아더 장군은 유엔군에게 북진 공격 명령을 내렸다. 상륙작전을 마치고 인천에 집결해 대기하던 한미 해병대에 북진 명령이 떨어진 것은 10월 12일이었다.
목적지는 원산이었다. 원산에서 또 한 차례 상륙작전을 벌여 북한 동북에 해병대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리되면 쫓기는 인민군은 더 이상 은신처를 찾을 수 없게 돼 전쟁이 종결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치열한 휴전선 공방과 길고 긴 정전체제의 시작이었다.
출처 : 해사1기, 예비역 해병중장 공정식 제6대 해병대 사령관님 회고록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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