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에서 위험했던 순간들(2)
월남에서 전투 중
저는 1968년 11월 파월하여 1969년 4월경부터 청룡부대 제 5대대 25중대장으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참 작전이 많았습니다.
야간에 적지에 포격을 가하고 다음날 헬리곱터를 타고 들어가 보면 인간의 생명은 참으로 모질고 질긴 것인지 여기 저기서 늙은이와 어린아이들이 기어나오고 먹을 것을 주면 서로 더 달라고 내밀던 그 고사리같은 손들.
6.25 전쟁 중 미군들에게 껌달라고 내밀던 우리 동포들의 손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어느 전투에서였습니다.
야간 매복중 적과 교전을 하면서 전투가 한창 진행중인데 갑자기 1소대장 박소위가 중대본부로 뛰어오면서 "중대장님 나 죽습니다." 하면서 얼굴에 피를 흘리며 내 옆에 벌렁 쓰러지는 것이 아닙니까.
놀래서 위생병을 찾는데 (중대본부래야 통신병, 연락병, 당번병, 기타해서 전원 6-7명 인원임.) 어느 병사인지는 기억이 없는데, 쫓아오면서 소대장이 갖고 와서 쓰러지면서 옆으로 눞혀 놓은 총류탄의 발사기를 밟아 이게 펑하고 발사되어 옆의 벽에 박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총류탄은 수류탄 보다는 좀 작은 크기의 일종의 폭탄 종류임.)
이것이 터지면 중대본부는 전원이 날라갈 정도의 위력이 되는데 어쩐 일인지 벽에 박히기만 하고 터지지는 않았습니다.
전부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하지도 못하고 그저 다 죽었다하고 땅 바닥에 엎으러 졌다가 하나 둘 일어 났는데, 나중에 야전 샆으로 이것을 파 내어 보니 벽에 밖히면서 납작하게 쭈그러져 있던데 불량탄이였는지 어쩐 연유였던지 하여튼 이것을 멀리 던져 버렸습니다.
역시 하느님께서는 우리 중대본부 전원을 구해주셨습니다.
출처 : 해사17기 예비역 해병소령 오창근 선배님 블로그,
http://blog.yahoo.com/_AHY7SQM42IEBLKO23NL3RXQAYQ/articles/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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