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간33기 김세창

청룡 투혼의 위대한 승리-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3)

머린코341(mc341) 2015. 2. 4. 22:30

청룡 투혼의 위대한 승리-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3)


2. 최악의 지형 속으로

 

넓디넓은 들판 사이에서 적을 감지할 수 있는 30미터 정도의 작은 고지가 있었는데. 중대장 김윤형대위는 3소대장 전창우 소위(해사19기),1소대장 김원식 소위(해사20기) 그리고 관측장교 김세창 중위(해간33기)와 작전회의를 하며 고심 끝에 연 3일을 같은 숙영지로 결정하였다.

 

아니 이곳 이외에서는 우기에 물이 고여서 숙영할 곳이 없었다.


우리가 숙영할 30고지는 유일한 지역이었고 최악의 여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이기는 하나 참으로 위태롭고 취약한 진지였다.


진지 진입 위계(僞計)를 하느라 1시간여를 북쪽 산자락에서 휴식 겸 장비정검을 하고 4시가 조금 지나 분대 단위로 분산해서 하루 전에 숙영했던 각자의 위치로 진입하였다.


역시 걱정스러웠던 적들의 부비추랲이나 지뢰가 없는 것을 감지하고는 포병본연의 작업을 시작하였다.


공동묘지에 바로 근접한 북서쪽 감제고지에 관측병 1명을 대동하고 관목사이에 은폐하여 적을 관찰하는 일이었다.

 


서쪽으로 약 5000미터 지역은 개활지가 있었고 들이 끝나는 곳에 숲이 있고 그 뒤는 굉장히 높은 산으로 이어저서 적이 자주 출몰하는 적색지역이었다. 집중하여 쌍안경으로 관측을 하였더니 약 2개 소대정도의 검정색 옷을 입은 병력이 이동하는 징후를 포착하였다.

 

해포 7 중대(중대장 대위 최웅섭)포로 10 여 분간 고폭탄(순발신관)으로 제압사격을 하였다.


그 후 어제 같은 시각에 중대 야간 방어를 위한 포병 화집점 사격을 전날과 똑같은 시간에 간은 장소에 반복 실시하였다.


이날도 역시 화집점 모두에 첫발들이 정확하게 명중하였다.

 

역시 장난기는 많아도 전포대장 중위 정건영(해간 32기)선배의 사격지휘 솜씨는 일품이었다.


포를 사격하여 신속하게 명중탄을 때리고 나면 언제나 속이 시원하였다.


그러나 이 열악하고 좁은 지형에서 2개 소대의 병력과 소수의 파견병력10여명(월남군 통역병사 2명 포함)이

하루 밤을 지낼 생각을 하니 그 위기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내일은 여단본부 경비중대로 부대가 이동한다는 기대가 있어서 병사들은 다소 해이해질까 걱정이 되었다.


산기슭 아래에서는 김원식 소위가 소대원들과 진지 작업으로 조명지뢰며 크레모아를 설치하는 게 보였고 역시 여유가 있는 제3소대장 전창우 소위는 재빠른 작업으로 진지 작업을 마치고 소대원들에게 지시사항을 하달하다가 간간히 유모 섞인 말로 긴장을 풀게 하였다.


나는 좁은 진지지만 중대장이 위치한 곳에서 다소 1소대장 곁에 가까이 있어서 작은 소리라도 다 들을 수 있었다.

 

 

출처 : 청룡부대 선배님의 월남전 참전수기 '아! 청룡이여 제1권, 캄란에서 호이안까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