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드(THAAD) 배치, 곧 죽을지 모르는데 남 걱정 하나? (자유북한방송, 2015.03.18)
미국의 고고도 요격 미사일인 싸드(THAAD)의 주한 미군 배치 논란이 한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싸드는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방어 무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강압을 의식한 정부의 모호한 태도는 곧 죽을지 모르는 주제에 남 걱정해서 아무 것도 못하는 형국이다. 정부와 특히 국방부가 비겁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도 찬반양론으로 분열되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에 배치하려는 싸드를 정확히 이해하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탄도미사일의 비행 특성은 3개 단계로 이뤄진다. 미사일이 발사돼서 상승하는 가속단계(Boost Segment)와 중간비행단계(Midcourse Segment)와 목표물로 하강하는 종말단계(Terminal Segment)로 구분된다. 음속이상의 빠른 속도로 대기권 밖까지 비행하여 하강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일은 천문학적 과학기술이 총동원되는 현대과학의 집합체이다. 그래서 요격시스템은 가속-중간-종말단계의 전 단계에서 유기적으로 연동하여 요격하는 통합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음은 북한이 1톤의 핵탄두를 탑재한 사거리 1,000km의 노동미사일을 서울을 향해 발사하는 시뮬레이션 결과치이다.
서울로 발사된 핵미사일은 675초(11분 15초) 후에 307km 떨어진 서울 상공에서 폭발하였다. 총 비행시간 675초 중 551초를 대기권 밖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 할 수 있는 시간은 약 2분이 조금 넘는 124초였다. 이 때 싸드는 40~150km 고고도 구간에서 45초간 요격이 가능하나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패트리어트(PAC-2)는 12~15km 고도 구간에서 불과 수초의 요격시간에 명중률도 저조하다.
한국군이 2016년부터 명중률이 향상된 PAC-3 미사일을 도입한다고 하나 미사일이 하강하는 마지막 단계에서만 요격이 가능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국군 방어시스템으로는 핵탄두가 탑재된 북한의 노동미사일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싸드의 경우 45초의 대응시간을 이용하여 고도 150km(사거리 200km)에서 1차적으로 요격할 수 있다. 만일 놓친 미사일은 2차적으로 하층에서 패트리어트로 요격하면 된다. 특히 종말단계에서는 중력가속도가 더해진 탄두만 낙하하기에 명중이 어려워 다층요격체계가 필수적이다.
우리와 전장환경이 유사한 이스라엘의 경우 중간 및 종말단계에서 4단계 다층요격체계를 갖추고 있기에 100발의 미사일의 경우 단 0.16발만 탄착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북한은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천여기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이동식 발사대도 최소 백여기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핵무기도 1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통설이며 2020년에 최소 20개에서 최대 100개 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4차 핵실험 준비도 이미 완료한 상태이며 전략적 판단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군의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는 2020년 초중반쯤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KAMD가 북핵·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방어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성공적으로 구축된다고 가정하더라고 지금부터 5~8년 동안 점증하는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수단이 없는 한국의 안보는 심각한 위기수준이다.
사태가 이렇게 위중하나 정부는 동맹국인 미국과 경제교류대국인 중국 사이에 끼여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싸드가 미국을 향하는 고도 1,000km에 육박하는 중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중국이 싸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싸드가 보유한 ‘고성능 X밴더 레이더’ 때문이다. 즉, 전진배치용 싸드 레이더(AN/TPY-2)의 탐지거리가 최대 2,000km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의 미사일기지를 포함한 중국군 주력부대의 움직임이 미군에 실시간으로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하려는 싸드는 종말단계용으로 레이다의 탐지거리가 1,000km 미만이고 유효탐지거리는 600km 안팎으로서 한반도 일대만 탐지가능하다. 또한 레이다의 방향을 북쪽으로 고정시켜 놓으면 방향을 쉽게 바꿀 수도 없다. 따라서 중국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고 북핵 미사일 방어용임을 중국에게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싸드가 배치되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억지할 수 있다면 한반도의 전략적 불균형이 미국에서 직접 핵을 들여오지 않아도 해소됨으로서 한반도에 세력균형이 유지되어 주변의 안정을 바라는 중국의 전략적 이해와도 맞아 떨어진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북핵·미사일 위협에 우리나라는 거의 무방비 상태이다. 그럼에도 잘못된 정부의 모호하고도 눈치만 살피는 비겁한 태도가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으며 국민여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정부는 곧 죽을지도 모르는데 남 걱정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맞서야 할 것이다. 안보는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출처 : 자유북한방송, 김기호 홍익대 안보학 교수/예비역 육군 대령 (조선pub에서 옮김)
http://www.fnkradio.com/
'★군사소식칼럼 > 군사·안보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반도 사드 배치는 중국에 어떤 위협을 주는가? (0) | 2015.03.21 |
---|---|
<긴급 인터뷰> THAAD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힌다 (0) | 2015.03.20 |
'AIIB 가입', '사드 도입' 철저히 국익만 고려해야 (0) | 2015.03.17 |
사드 배치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0) | 2015.03.16 |
우리가 북한을 흡수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 (0) | 2015.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