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인터뷰> THAAD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힌다 (코나스넷, 2015.03.19)
최근 THAAD의 한국배치 문제가 한반도 최대 안보이슈로 급부상했다. 주한미군 측의 THAAD 배치 필요성 제기로부터 시작돼, 국내에서의 치열한 논쟁과 중국의 내정간섭(內政干涉)성 압박을 거쳐, 국방부의 고뇌에 찬 결단이 엊그제 나오기까지, THAAD와 관련된 중요 사안을 집중 요약 점검해 볼 필요를 느끼게 된다. 특히 이 와중에서 일부 언론의 편향된 보도로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논쟁이 난무해 국민여론이 호도돼 온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코나스(Konas.net)는 재향군인회 홍관희 안보문제연구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논란이 돼온 THAAD 관련 핵심 사안들에 대해, 오해와 진실을 밝히고, 향후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긴급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편집자 註]
1. 우선, 대부분 밝혀졌습니다만, THAAD가 (i)중국을 겨냥한 것인지 (ii)북한을 겨냥한 것인지 논란이 있는데, 이에 대해 요약해 말씀해 주십시오.
▲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THAAD에 관한 거의 모든 사실(fact)이 알려졌습니다. 요약하면, THAAD의 최대 사거리는 200km, 최대 요격고도는 150km 정도로써, 사정거리가 긴 대륙간탄도탄(ICBM)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스커드와 같은 사거리 500km 내외의 단거리 미사일 요격에 적합한 무기입니다.
▲ 한마디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 핵·미사일 대비용이지요.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을 감시할 우려가 있다는 Radar 문제도,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탐지거리가 짧고 방향도 북한쪽으로 고정된 레이다로 호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미군측의 방침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2. THAAD 배치가 처음 이슈화하게 된 배경과 동기는 어떤 것인지요?
▲ 아마도 작년 6월 스캐패로티 한미연합군 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본국에 THAAD 배치를 요청한 것이 이 문제의 시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미연합군 사령관은 군사작전지휘를 담당하는 야전 사령관입니다. 정치인이 아닙니다. 스캐패로티 사령관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급속도로 증강되는데 큰 위협을 느낀 겁니다.
▲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현재 적절한 미사일 방어체제 준비가 不在한 상황입니다. 이 상태로는 북핵 미사일을 방어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지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THAAD 배치를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추측기사는 왜곡된 측면이 있습니다.
▲ 연합군 사령관이 THAAD 배치를 정치적 목적이나 전략적 입장에서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봅니다. 군사기술적 측면에서 판단한 것이지요. 특히 지난해 북한이 사거리 1,300km인 중거리 노동미사일을 발사 각도를 세워 한반도 역내에 낙하하도록 시험발사하여 성공한 것이 스캐패로티 사령관의 우려를 증폭시킨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이 경우, 전문가들은 핵탄두 소형화가 안돼도 북한이 핵을 탑재해 한반도에 미사일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3. THAAD 배치의 비용과 규모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요?
▲ 우선 현재 이슈가 되는 것은 우리가 THAAD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국방부는 이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한국은 현재로선 THAAD 계획이 없다는 것이지요. 대신, 국방부는 KAMD 구축 차원에서 L-SAM 요격체계를 자체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주한미군이 자국 비용으로 THAAD롤 한국에 배치하고 싶다는 거지요. 법적으로 우리가 이에 반대할 명분은 없습니다. 또 국가안보 차원에서 첨단 무기인 THAAD를 주한미군이 배치하는 것이 우리 국가안보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지요. 한민구 국방장관도 이미 국회 답변에서 이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습니다.
▲ 사드 1개 포대에 들어가는 비용은 1조~2조원으로, 이는 우리가 자체 도입할 때 드는 비용입니다. 사실, 우리 국방비가 충분하다면, 우수한 첨단 무기를 자체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나중 이야깁니다. 현재 주한미군 측이 자국 비용으로 주한미군에 THAAD를 배치하는 것을 마다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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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각에서 미국의 방어 미사일 무기인 THAAD를 도입하면 미국의 ‘MD체계에 편입’ 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습니다.
▲ 그거야말로 왜곡 정보입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무기라 해도 우리가 사들여서 우리가 사용하면 우리 것이 되는 것입니다. 어디 미사일뿐이겠습니까? 전폭기, 소총, 탱크, 헬기 등 무기뿐 아니라, 자동차 등 다른 수입품 모두가 타국산일지라도 우리가 사들여 쓰고 배우면 우리 것이 되지요. 다만, 운용상 부품 관리라든가, 기술적인 문제에서 미국과 상호 협의할 필요는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작전 차원에서 미국의 지휘를 따르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에, “편입”이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편입”이라는 용어는 그야말로 실체가 없는 헛된 선동 표현일 뿐입니다.
5. 그럼 왜 우리는 3NO(미국과의 협의도, 미국으로부터의 요청도, 또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 입장 아래, 이른 바 ‘전략적 모호성’ 방침을 지금까지 유지해 온 것인가요?
▲ 우리가 지레 중국측의 반대를 우려했던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동안 미국 측에서는 이 문제를 암묵적으로 우리 정부에 타진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이 설사 자국의 무기를 주한미군에 배치하는 것이라 해도 동맹국인 한국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라 봅니다.
▲ 이런 와중에서 우리 정부가 고민하는 모습을 눈치 챈 중국 측이 미리 견제할 목적으로 THAAD 배치에 “우려한다”는 공개 입장을 표명하며, 외교적 결례를 행하면서까지 압박을 행사하게 된 것이지요. 결국 이 문제가 국내외 정치 외교문제로 불거졌고, 우리 정부로서도 더 이상 유예할 수 없는 결단의 시점에 도달한 것으로 봅니다.
6. 그럼 중국이 이토록 과도하게 THAAD 배치를 반대하며 한국을 압박해 오는 동기는 무엇인지요?
▲ 중국 역시 THAAD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측에서 군사전문가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외교 담당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그러한 배경입니다. 지난번 주한 중국대사는 “THAAD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직접화법을 피하고 “...인상을 갖고 있다”는 간접화법을 쓴 것도 중국의 입장이 사실에 입각한 군사기술적 판단이 아니라, 한국을 압박하려는 정치 선동용임을 알게 합니다.
▲ 중국은 세계 패권쟁투(爭鬪) 차원에서, 어떻게 하든지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 내지 철거하려는 일관된 전략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언급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韓中 정상회담이 열리는 상황에, 느닷없이 “한미동맹은 냉전의 유물”이라는 폭탄 성명을 발표해 중국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 적도 있지요. 한국측 여론 반응을 떠 본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 중국은 한국의 혼란과 분열을 활용하고자 하는 유혹을 많이 느끼는 듯합니다. 우리 정부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압박과 선동으로 미국의 탁월한 무기 배치를 막아보려는 의도지요. THAAD가 북핵 미사일 대비용임을 알면서도요.
7. 국방부가 이번에 “우리 주도로 판단 결정할 것”이라며, “주변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 오랜만에, 기다리던 가뭄 끝에 나온 단비 같은 결단력 있는 입장 표명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걱정을 많이 해왔습니다만, 우리 국민과 정부가 저력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합니다. 위기가 심화되다가 결국 정면 돌파해 해법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지요. 지난번 KADIZ 선포 때를 상기하게 합니다.
▲ 이제 韓美 간 THAAD 배치를 놓고 정식 논의가 다음 달 중순 워싱턴 제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에서 시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북핵 미사일”이며, “주한미군의 THAAD 배치 문제를 안보와 국방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밝힌 것은 환영하고 격려할 만한 일이라 봅니다.
▲ 그러므로, 먼저 韓美 간 주한미군 THAAD 배치를 결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다음 중국측에 한국의 안보현실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것이 타당한 절차라고 봅니다. 중국측에서 THAAD가 배치될 경우, 한국에 대해 경제적 불이익이나 韓中관계 훼손을 언급하는 등 압박성 언급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먼저 결단하고 중국측의 이해를 구하면, 중국은 그런 조치들을 취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중국은 매우 현실적인 외교정책을 취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의 결정을 존중하고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8. 향후 한국의 대외 安保전략과 對美 對中 외교전략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 이번 사건이 향후 한국의 외교안보 노선 및 대외전략 방향 결정에 중요한 전환점과 교훈이 되리라 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이 아직도 힘과 압박 및 선동 같은 매우 권위주의적인 외교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과 외교관례와는 많이 동떨어진 태도입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의 대외전략 방향 결정에 중요한 시사를 준다고 봅니다. 힘을 앞세우는 나라의 외교전략 전술을 경계해야 하리라 봅니다.
▲ 아울러, 외교안보 전략노선에 대해 생각해 볼 때, 먼저 강대국의 ‘아량’에 安保롤 맡기는 ‘(영세) 中立국가론’으로는 우리 국가와 국민을 수호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또한 강국 사이를 넘나드는 기회주의적 방식으로도 동맹국의 불신을 초래할 뿐 지속적인 국가안보를 구축할 수 없다고 봅니다.
▲ 결국은 우리의 국방능력을 끊임없이 키워나가면서, 동시에 핵심 보편적 가치(현 21세기에는 자유민주·자유시장경제·인권 등)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강대국과의 동맹 곧 韓美 ‘가치(價値)’동맹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보면, 혈맹관계를 ‘용미(用美)’라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韓美 가치동맹을 핵심 축으로 하면서, 타 열강 곧 中, 日, 러와도 선린관계를 유지해 가는 “연미(聯美) 화(和)중일러” 전략이 주효하다고 봅니다. 이는 우리가 앞으로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할 일관된 외교전략 원칙입니다.
감사합니다. (Konas)
출처 : 코나스넷, 이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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