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젖은 슬픈 두 사람
임 종 린
가을이 오면 문득 뇌리를 스쳐가는 사람
광복의 기쁨을 6개월여 남겨두고 28세로
일본땅 감옥 속 차디찬 바닥에서 요절한
시인 윤동주와 훌쩍 떠난 가수 배호이다
하늘과 별과 시를 읊은 윤동주 천재시인
그가 쓴<별 헤는 밤>이라는 서정시에서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 가을로 가득 차 있다”
윤 시인에게 가을은 우수와 명상의 계절로 남아
나라 잃은 근심과 걱정이 계절로 다가와 보인다
그런가 하면 남다르게 중 저음 음색 가수로
후인들의 가슴 후비고 일직 이승 떠난 배호
“찬 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
그 잎새에 사랑의 꽃~ 낙엽 따라 가버렸으니”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 안고~” 노래 말
두 사람이 태어난 시대는 서로 달랐어도
읊은 시어와 노래 말에 함축된 참 의미는
아마도 서글픈 점에서 동일하지 않았을까
세월이 흘러 시인도 가고 가수도 떠났지만
그들을 생각하고 기리는 후인들의 가슴에는
가을에 젖은 슬픈 시가 떠나지 않아 영원하다
싸늘한 늦은 가을밤 빛 바랜 코트 깃을 세우고
낙엽 쌓인 돌담 길을 돌아 장충단 공원을 걷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자신으로 오버랩 되어버려
걷고 또 걸으면서 하염없이 사색에 잠겨버리면
조금은 애잔함에 쓸쓸함마저 촘촘히 배어나지만
낙엽 밟는 애달픈 심정으로 가을을 음미해 본다.
출처 : 해병대전우회중앙회, http://www.rokm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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