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잠수함 발사관은 1개뿐… 일격필살의 전술”
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 국내 잠수함 최고 전문가인 문근식 국장이 1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LA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가리키며 원잠 조기개발 및 임차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2000t급 신포급 잠수함 건조中, 기술적으로 1∼2년내 완성 가능
韓·美에 최단시간·최대압박 노려
北,核을 감시 어려운 물속에 감춰 우리 뒤통수에 비수 들이대는 셈
軍생활중 22년 잠수함과 부대껴, 내 소원은 우리 손으로 原潛 건조
“북한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사출(水中射出) 시험 사진과 영상을 잇달아 공개한 것은 김정은의 지시로 잠수함에 핵무기를 싣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준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잠수함 최고 전문가인 문근식(57)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장은 1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가 거의 완성 단계에 왔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문 국장은 “핵무기를 가진 나라의 최종 목표는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핵무기를 탐지·감시가 어려운 물속에 집어넣는 것”이라며 “우리 뒤통수에 비수를 들이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방위산업체인 솔트웍스 부사장을 겸하고 있는 문 국장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정책적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을 도입할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의 조작 가능성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북한의 SLBM 시험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상황에서 군 당국의 대응책을 집중 점검했다.
문 국장은 북한의 SLBM 잠수함 능력과 관련, “기술적으로 1∼2년 내 완성될 단계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문 국장은 “현재 건조 중인 2000t급 신형 신포급 잠수함 SLBM을 탑재할 함교탑 부분의 수직발사관(VLS) 1문을 약간 경사지게 설계해 완성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SLBM 개발 의도는 무엇입니까.
“요즘 SLBM이 생기고 나서 핵무기 운반수단 중 인공위성에 노출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전략폭격기 얘기를 꺼내는 사람이 누가 있나요.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미국 항공모함이 뜨면 핵미사일 발사 기지가 그대로 노출되자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수백 대 만들고도 안심이 안돼 핵탄두 탑재 SLBM을 깊은 바닷속 잠수함에 숨겨 위협적인 전략무기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입니다.”
―북한의 잠수함 기술 수준을 평가한다면.
“신형, 구형 여부와 규모를 가리지 않으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을 공격한 잠수정이 100t급이죠. 잠수정을 포함하면 84척으로 최다 보유국입니다. 북한이 보유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말 독일에서 마지막으로 개발한 잠수함 설계도를 기초로 건조한 구형 잠수함이 대부분이죠. 조잡하지만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신형 신포급 잠수함을 포함해 붕어빵 찍어내듯 할 능력이 있습니다. 1800t 로미오급 잠수함 기술을 베이스로, 돈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설계 형상을 별로 바꾸지 않고 빨리 만드는 재주가 뛰어납니다.”
―SLBM 개발에는 보다 차원 높은 능력이 요구되지 않나요.
“북한의 SLBM 개발은 앞으로 1∼2년이면 충분합니다. SLBM에 필요한 기술적인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고 보면 됩니다. 수중 발사 시험 목적은 2가지가 있는데 연동시험, 즉 발사명령에 따라 단추를 눌러 전투체계에 맞춰 탄이 함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과 함 밖으로 나가 수중으로 올라가서 수면에 가서 정확하게 추진연료에 의해 부스터(점화)해서 공중으로 날아가는 시험이 그것입니다.
북한이 이번에 이런 시험을 성공한 것입니다. 또 이번에 선보인 SLBM 신포급 잠수함은 김정은 지시로 함교탑에 1문의 수직발사관만 들어가도록 한, 세계 잠수함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격필살(一擊必殺) 전술의 일환입니다. 3000t급 이상 잠수함 1척을 만드는 데는 1조 원 정도의 돈이 들고 시간도 걸리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을 최단시간 내에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기상천외한 발상을 공개한 셈입니다.”
―김정은의 지시로 북한이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 중이라는 탈북자들의 주장이 있습니다.
“디젤 잠수함으로 SLBM을 운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핵무기 보유 후 원잠을 만드는 것은 필연적 수순입니다. 우리가 SLBM 잠수함 한 척을 추적할 것에 대비해 또 다른 신형 잠수함을 건조할 것입니다. SLBM을 만들 정도 되면 3000t급 잠수함 건조 기술은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원잠 역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설계, 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됩니다.”
문 국장은 “디젤 잠수함은 원잠의 표적 감시 대상이 되면 한 방에 물속에 꼬르륵 잠기는 운명이 된다”면서 “핵무기를 싣고 다니면서 적의 공격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동성을 갖추려면 원잠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 같은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원잠 도입 및 개발밖에 없다는 게 문 국장의 주장이다.
문 국장이 원잠 전도사가 된 배경이다. 문 국장은 인터뷰에서 2020년을 목표로 국산 개발 중인 3000t급 장보고Ⅲ 모형을 보여주며 최초의 국산 잠수함이 원자력 잠수함 개발로 반드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가 지도자와 군 수뇌부의 의지, 국민 여론을 모으자는 얘기다.
“핵무기를 싣고 바다에 숨는 것은 우리 뒤통수에 비수를 들이대는 것인데, 비수를 감히 꺼내지 못하게 하려면 끊임없이 따라다니며 밀착 감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비수를 꺼내는 순간 그 자리에서 격침시켜야 하는데, 디젤 잠수함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최소한 디젤 잠수함의 1.5∼2배의 속력을 낼 수 있는 ‘진짜 잠수함’인 원잠이 있어야 가능하지요.”
―북한과 비교해 한국의 잠수함 기술 수준과 운용 능력은 어느 수준입니까.
“2002년 나대용함을 몰고 126일간 미국 하와이 림팩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승조원의 수준은 강평회에서 ‘스몰 벗 베스트(Small but Best)’란 말을 들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젤 잠수함의 태생적 한계로 원잠처럼 유리한 위치로 이동해 공격하는 것과 상대에게 발각됐을 때 빠른 속도로 현장을 이탈하는 능력은 꿈도 꾸지 못해 결국 디젤잠수함의 성과는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의 전과(戰果)임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문 국장은 해군에 복무하며 대한민국에서 잠수함을 가장 많이 운용했다. 잠수함을 가장 잘 아는, 그야말로 잠수함에 미친 예비역 해군 대령으로 평가받는다. 군 생활 32년 중 22년을 잠수함과 부대끼며 살았다. 노무현정부 시절 원자력잠수함사업(362사업) 단장을 지낸 문 국장의 평생 소원은 “진짜 잠수함인 원잠을 우리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1981년 해군 소위로 임관한 문 국장은 한국 잠수함 분야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만큼 잠수함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미국에서 대잠수함전 훈련을 받고 대한민국 해군 최초로 네덜란드 잠수함 함장 과정을 유학했다.
[문화일보]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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