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위협 현실화를 고려한 군사전략 발전방향
박창권,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제1586호(15-39) 2015년 9월 28일
본고는 북한이 조만간 핵능력을 군사력에 통합하여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을 전제로 하여, 북한의 핵운용전략과 한국의 군사전략 선택 및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북한의 핵운용전략은 한미의 우세한 첨단군사능력을 활용한 전쟁수행개념을 무력화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선택할 것이다.
북한은 자신의 재래식 군사능력의 열세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핵무기를 전략적?전술적 목적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군사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핵무기가 갖고 있는 절대무기로서의 대량파괴능력을 활용하고, 한국의 정치?경제?사회?군사적 취약성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자 할 것이다.
핵무기를 통해 한국사회에 충격과 공포를 조성하고 ‘의지의 게임’을 전개하고자 할 것이다.
한국의 군사전략은 이러한 북한의 군사전략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취약점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본고는 북한의 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으로서 전면적 공세전략과 제한전 수행전략의 강약점을 분석하고 이러한 강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유연한 공세전략을 발전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군사력 건설은 향후 20∼30년을 바라보는 전략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경우, 북한의 핵능력을 고려한 새로운 군사전략을 기반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 본문
누가 전쟁에서 패자가 되기를 원하겠는가?
2015년 9월 3일 중국은 항일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하고 제국주의 침략에 짓밟혔던 치욕의 역사를 다시는 밟지 않을 것이며, 지구적 강대국으로 우뚝 설 것임을 전 세계에 과시하였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이 행사에 참석하여 한국의 각오와 의지를 함께 보여주었다.
전쟁은 국가존망의 문제이다.
패자는 망국과 치욕을 당할 수밖에 없다.
모든 국가나 집단은 전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준비하며 투쟁한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군사과학기술의 발전과 전쟁방식의 혁신은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본고는 향후 북한 핵위협이 현실화될 것을 전제로 하여, 북한의 핵운용전략을 분석하고 이를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군사전략 선택 및 발전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북한 핵능력은 한반도 전쟁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핵무기는 절대무기로서 사실 상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에서는 승리를 추구하기 보다는 서로가 전쟁을 포기토록 압박하고 요구하는 억제전략을 중시토록 한다.
재래식 전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전쟁 특성을 갖는다.
냉전기뿐만 아니라 현재도 핵보유국들은 상호 간 전쟁승리보다는 전쟁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제전략을 통해서 불안정한 평화 가운데 안정을 유지하고자 하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 증대는 이제 한국이 북한의 핵능력을 반영한 군사전략을 선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군사력 건설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한국은 북한의 핵능력을 실제로 대비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개념을 구상하고 발전시킬 때이다.
북한의 핵운용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을 필요로 한다.
◆ 북한 김정은 체제의 딜레마와 핵능력 발전방향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한국이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를 통해 북한의 군사도발을 응징하자 전시상태를 선포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김정은 정권의 호전적 특성과 위기 확대전략을 확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김정은 정권은 3대 세습에 따른 지도자의 권위와 정통성 약화, 경제상황의 피폐에 따른 문제로 정권 불안정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3여 년간 지도층 70여 명을 처형 및 숙청하였다는 사실은 김정일 정권의 취약점을 대변해 준다.
김정은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중국의 9월 3일 70주년 항일 전승절 행사에도 참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도 열지 못하였다.
북한 김정은 정권과 엘리트들의 고민은 현재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장기집권의 기반을 마련하며, 자신이 주장하는 군사강국으로서 한국을 압도하고, 적화통일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가의 문제이다.
북한의 핵능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와 협상을 실시할 수 있는 중요한 레버리지를 제공한다.
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끼를 전격적으로 제시하여 자신에 대한 국제적 제재를 완화시키고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전격적인 국면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의 특성과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고려하건대 이러한 전면적인 국면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 역시 북한이 진정하고 성실한 태도와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북한의 기만전술에 더 이상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에 북한은 핵능력을 한층 강화하여 자신의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도발과 압박을 통해 국면전환을 추구할 가능성이 보다 크다.
김정은 정권뿐만 아니라 과거 북한의 행태를 보건대 북한의 위기탈출 전술은 강경정책을 통해 추진되었으며, 현 북한 상황의 타개도 핵능력을 기반으로 한 전략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핵능력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성을 갖고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북한은 플루토늄(Pu) 및 고농축 우라늄(HEU) 핵무기를 빠른 시기 내에 대량으로 보유하고자 할 것이다.
핵무기를 대량으로 보유한다는 것은 이를 전략적?전술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한미의 군사공격으로부터 핵능력의 생존성을 보장하고 이를 지속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Pu 40kg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HEU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2010년 11월 미 해커 박사 일행에게 공개한 원심분리기 약 2,000개가 설치되어 있는 영변 핵농축시설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비밀 핵농축시설을 보유 및 운용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영변 핵농축시설에서는 연간 약 30kg의 HEU를 생산할 수 있으며, 비밀 핵농축시설의 HEU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2015년 현재 북한은 상당한 양의 HEU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1)
미국 과학국제연구소(ISIS)의 올브라이트 박사 및 존스 홉킨스 대학 고등국제대학(SAIS) 위트 박사는 각각 별도의 연구를 통해서 북한이 2020년경 20∼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중국 연구자는 미국 측과의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이 2014년 현재 약 2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 이 숫자는 배로 증가될 것으로 평가하였다.2)
둘째, 북한은 향후 3∼4년 이내에 신포급 잠수함을 건조하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단?중거리 미사일과 이동용 미사일 발사대 숫자를 늘리고, 핵배낭 부대 등 새로운 핵전력을 갖추어 핵능력의 생존성을 보장하고자 할 것이다.
핵능력의 생존성은 핵전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는 한미의 우세한 첨단기술 전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공격하에서도 핵능력을 보존하고 한국에 대해 잔존하는 핵무기를 사용하여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즉, 북한을 군사적으로 응징하기 위해서는 북한으로부터 핵공격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한미가 직면할 수 있음을 말한다.
핵강대국들은 이러한 핵무기의 생존능력, 제2격 능력을 통해서 상대국의 군사행동을 억제하고 핵위협하에서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였다.
북한의 핵능력 강화는 한국에게 이러한 ‘공포의 균형’ 과 관련된 군사전략을 생각하도록 요구한다.
셋째, 북한은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 무수단, KN-08 등을 개발하고 확보하여 유사시 미국의 한국 지원을 억제하고 차단하고자 위협할 수 있는 능력(decoupling)을 강화할 것이다.
북한은 사정거리 약 1,300km인 노동미사일을 200기 이상, 사정거리 2,500∼3,500km인 무수단 미사일을 역시 50기 내외 작전배치하고 있으며, 사정거리 7,500∼9,000km인 KN-08을 전력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3)
이외에도 북한은 수상함정, IL-28 폭격기를 핵무기 운반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북한은 2013년 대포동 2호 장거리 로켓 발사를 성공적으로 실시하여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과시하였다.
북한은 중장거리 미사일을 통해서 주일 미군기지, 괌, 하와이뿐 만 아니라 미국 본토를 직접 핵타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위협하여 유사시 미국과 일본의 행동을 압박하고자 한다.
넷째, 북한은 핵무기를 운용하기 위한 조직, 전략, 교리 등을 발전시켜 실질적인 핵운용능력을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2013년 4월 1일 ‘자위적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의 주요 내용은
① 북한이 핵무기를 김정일의 지시하에 사용할 것이며,
② 핵능력을 억제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침략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운용할 것이고,
③ 핵능력을 질적?양적으로 증대할 것 등을 명확하게 하였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자신의 생존을 위한 최후의 억제수단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임의로 주장하고 정의하는 북한에 대한 침략 및 공격에 핵무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지도국을 2012년 전략로켓군으로 개편하였으며, 2014년에는 이를 전략군으로 조직을 강화하였다.
전략군은 중국의 제2포병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육?해?공군과 동일한 군종으로서 위상과 지위를 갖고 있다.
전략군의 창설은 핵무기를 군사능력에 통합하여 운용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이다.
모든 핵보유국들의 전략군은 이러한 형태를 갖고 있다.
북한의 제도적 조치는 북한이 핵능력을 실제로 운용하기 위한 준비들을 현재 강화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북한의 핵운용전략과 전쟁패러다임의 전환
북한의 핵능력은 국제적 노력과 한국의 희망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강화되고 발전될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은 남북 간 군사적 상황, 전쟁패러다임을 완전하게 변화시킬 것이다.
핵무기는 가공할 대량파괴 능력 때문에 어떠한 무기로도 상대를 할 수 없는 ‘절대무기’로 지칭되고 있다.
비록 정보지식기술을 활용한 첨단무기가 빠르게 발전되고 있지만 핵무기의 지위는 아직까지 흔들리지 않고 있다.
핵무기는 상대국의 군사력뿐만 아니라 정부, 사회, 국민들에게 대량파괴에 대한 직접적인 ‘충격과 공포’를 조성하여 전쟁의지를 포기토록 강요한다.
전쟁억제개념은 바로 이러한 핵무기의 공포 효과를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1962년 쿠바 미사일위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냉전기 동안 미소 간 직접적인 무력충돌을 억제하였던 것은 핵무기의 대량파괴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핵무기는 전쟁승리를 통한 전리품이 어떠한 가치와 의미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하였다.
미국은 핵무기와 재래식 전력 모두에 있어서 소련에 비해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1962년 쿠바에 대한 군사작전보다는 협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였다.
북한이 향후 핵무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발표한 것은 없지만, 북한의 행태를 고려 시 북한은 핵무기를 정치적?군사적 목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핵운용전략을 강화하고 발전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군사전략은 총력전, 정규전과 비정규전의 배합전, 대량기습에 의한 선제공격, 속전속결의 속도전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강화해 왔다.
북한의 핵운용전략은 이러한 북한의 전통적인 군사전략을 핵무기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생각을 담을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핵위협을 실시하였다.
이것은 북한이 핵 선제타격 권리를 행사할 것이며, 경고나 사전통고 없이 무자비한 타격을 개시할 수 있고, 군사적 도발이 발생하면 이를 확전시킬 수 있으며, 서울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 등을 타격할 것이라는 위협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즉, 북한이 비록 한미를 압박하고 심리전 목적으로 호전적인 위협을 일삼고 있다고 가정한다 하여도, 이러한 북한의 핵위협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특히, 북한은 한미의 우세한 첨단기술전력을 초기에 무력화하고 이를 압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운용 전략과 교리를 정립하고 발전시킬 것이다.4)
북한의 핵운용전략은 파키스탄의 전략을 참고하면 많은 시사점을 가질 수 있다.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핵기술을 도입하였으며 핵무기와 관련한 협력을 비밀리에 실시했었다.
파키스탄이 인도라는 군사적 강대국에 대응하기 위해 적용하고 있는 핵전략은 다른 핵보유국들과 많은 차이점을 가지며, 북한이 한미의 우세한 재래식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여건과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
파키스탄의 핵운용전략은 핵무기의 선제사용, 핵능력의 모호성 유지, 핵위협을 기반으로 한 위기의 확전전략, 그리고 핵능력을 전략적?전술적 목적으로 다양하게 실제로 사용하는 데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가 우세한 군사력으로 공격을 실시할 경우, 핵무기를 선제 사용할 수 있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현재 자신의 핵무기를 카시미르 지역과 같은 전장에서 제한된 피해를 강요할 수 있는 전술적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5)
파키스탄의 핵운용전략은 인도의 직접적인 군사공격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또한 핵능력의 모호성을 유지하여 자신이 다양한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
나아가
① 인도가 영토를 점령하거나,
② 자신의 주요 군사력을 파괴하며,
③ 경제적 숨통을 조이고,
④ 정치적 전복을 위해 개입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핵무기 사용에 대한 문턱(threshold)을 낮춤으로써 인도의 공세적 군사작전을 억제하고 있다.
실제로 파키스탄의 핵위협은 인도-파키스탄 간 1999년 카르길 전쟁과 2008년 뭄바이 테러로 인한 군사적 위기상황에서 인도의 군사적 행동을 자제토록 하였다.6)
북한의 군사전략, 핵능력과 관련한 법률, 북한의 구두 위협과 행태, 파키스탄 사례들을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자신의 정치적?군사적 목적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임을 말해 준다.
이제까지 북한의 핵능력은 한미를 강압하고 국제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였다면, 향후 북한은 핵무기를 군사적으로 실제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위협하여 한미의 행동을 억제하고 강압하고자 할 것이다.
북한의 핵운용전략은 핵공갈, 핵벼랑끝전술, 군사적인 핵무기의 실제적인 사용전략으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다.
핵공갈은 평시 한미와 국제사회에 핵사용 위협과 공갈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방법이다.
?핵벼랑끝전술은 한국과 다양한 국지분쟁 및 갈등에서 핵사용을 위협하고 위기를 고조시켜 한국을 압박하는 전술이다.
최근 북한이 대북확성기 타격을 위협하고 전시상태를 선포한 것은 북한의 위기확전전술을 잘 말해 준다.
향후 북한이 군사적인 핵운용능력을 갖출 경우, 이러한 위기에서 핵벼랑끝전술을 사용하는 ‘의지의 게임’을 전개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한의 핵능력을 기반으로 한 전쟁개념은 기존의 재래식 전쟁개념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할 것이다.
미국이 수행한 최근의 전쟁은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미는 우세한 첨단전력을 활용하여 북한 지도부를 단시간에 고립 및 제거하고 모든 전선에 걸친 신속결정적 작전을 통해 북한의 군사력을 무력화할 것임을 말해 준다.
북한의 군사전략 및 전쟁수행 개념은 이러한 한미의 능력을 억제하고 자신이 주도하는 방식의 전쟁을 수행하여 정치적?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북한이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해 운용할 수 있는 전력은 핵능력뿐이다.
북한은
① 핵무기를 개전 초기 시위적 목적으로 사용하여 한미에게 자신의 능력과 의지를 과시하여 군사작전을 제한하고,
② 전쟁 과정에서 한미의 공세작전을 중단시키고 자신의 군사적 패배를 만회하며 한미에게 선택을 강요하기 위해 제한적인 핵무기 사용을 실시할 수 있으며,
③ 자신의 생존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서 게임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북한은 한반도에서 단시간에 결정적으로 대량파괴를 야기할 수 있는 핵무기 사용 위협으로 ‘충격과 공포’ 조성전략을 통해 한국사회에 혼란을 야기하고 한미의 분열을 야기하는 등 재래식 전쟁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전쟁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향후 핵무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은 북한의 향후 핵운용전략을 판단할 수 있다.
북한은 핵무기가 갖고 있는 대량파괴능력, 절대무기의 특성을 활용하여 자신의 정치적?군사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정권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게임을 전개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은 핵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할 경우, 핵능력을 활용한 ‘게임체인지전략’을 다양한 형태의 국지도발 등을 통해서 확인시키고자 할 수도 있다.
현재 북한은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유화적 정책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국제적 고립을 탈피해야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노력과 행동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적절한 기회와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의 핵능력을 한미에게 과시하고 남북군사관계 및 전쟁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을 추진하고 이를 인식시키고자 할 것이다.
◆ 한국의 군사전략 선택 및 발전방향
한국의 향후 군사전략은 북한의 핵무기 운용을 포기토록 압박하거나 자제시켜 한반도에서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억제전략을 무엇보다 중시해야 한다.
또한 북한이 핵능력을 기반으로 전쟁을 도발할 경우,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군사전략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안을 고려해서 발전시켜야 한다.
첫째, 전면적 공세전략에 의해 단시간에 군사적 승리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박탈하고 이러한 능력을 단시간에 제거함으로써 군사적 승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한미가 보유하고 있는 첨단정밀타격무기 등 물리적 수단, 사이버전 및 정보작전 능력과 같은 비물리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북한 지도부와 핵능력을 조기에 무력화하고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
적의 지휘부를 제거하기 위한 참수작전(counter-leadership strategy), 적의 핵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대 군사작전(counterforce strategy)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개전과 동시에 전격적인 지상군 공세작전을 통해 승리와 통일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사용 이전에 북한의 핵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북한의 핵사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한국의 안전을 보장토록 해야 한다.
미국의 첨단정보전력, 정밀타격전력, 스텔스 전력뿐만 아니라 한국의 첨단전력은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북한의 핵사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쟁을 제한하고 통제하되,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고 원상을 회복하며, 북한의 취약점을 공격하여 승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위협이 제기하는 ‘공포의 균형’하에서 재래식 전쟁 승리전략과 군사전략이 갖고 있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식의 전략을 통해 승리를 달성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지상군 공세작전을 제한하여 북한 위협을 관리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은 체제 붕괴위기에 직면하였을 경우에 이를 위한 탈출전략으로 전쟁도발을 선택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한국의 대응전략은 북한을 극한상황으로 내몰기보다는 일정한 탈출구를 열어놓는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북한체제의 취약성을 활용한 정치심리전, 공세적 군사작전을 전개하고 활용하며, 전쟁의 템포와 시간을 지연시켜 북한의 전쟁수행능력을 약화시키고 스스로 붕괴할 수 있도록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에 따른 위험이 큰 군사적 승리보다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승리와 통일을 추구하는 정치적?군사적 승리를 의미한다.
<표 1>은 북한의 핵위협하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한국의 전면적 공세전략과 제한전 수행전략의 강점과 취약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전면적 공세전략의 강점은 현재의 재래식 전쟁 승리전략을 북한 핵위협하에서도 그대로 적용하여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한미의 능력과 의지를 북한에 정확히 전달하여 북한이 전쟁도발을 포기토록 강요할 뿐만 아니라 한미의 우세한 첨단전력 이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표 1> 전면전 공세전략과 제한전 수행전략의 강점 및 취약점
반면에 취약점은 북한의 핵위협을 조기에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북한은 한미의 이러한 전면적 공세전략을 고려하여 핵무기를 조기에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이 자신의 핵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는 시간 이내인 개전 이전에 또는 전쟁발발과 동시에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하도록 촉발하고 유도할 가능성도 증대한다.
또한 전면적 공세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첨단 지?해?공 전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막대한 군사력 건설비용이 요구될 것이다.
핵위협을 재래식 전력으로 억제하고 방위하기 위한 군사력 건설은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지만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 군사력 건설의 효과에 대한 딜레마를 심화시킬 수 있다.
나아가 미국은 북한의 핵사용에 따른 비용과 위험을 고려하여 북한의 핵능력을 사전에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북한의 핵사용을 촉발시킬 수 있는 군사작전을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한전 수행전략의 강점은 북한의 핵사용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고 최소화하며, 북한체제의 취약점을 활용한 역비대칭 전략을 효과적으로 적용해서 전쟁 승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
즉, 북한에 대한 정치심리전, 국제적 협력, 시간을 활용한 전쟁 등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전면적 공세전략 수행을 위한 지상군 공세작전 이행능력 구축을 위한 군사력 건설에 대한 압박과 요구를 완화함으로써 군사력 건설에 대한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현재 한국군은 북한의 핵?WMD 위협과 재래식 군사위협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력 건설로 인해 막대한 국방비 부담을 안고 있다.
또한 이러한 군사력 건설 방식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많은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제한전 수행전략은 이러한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전 수행전략의 취약점은 북한이 전쟁을 도발한 상황에서 전쟁승리전략의 포기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 핵운용 전략을 실제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북한이 원하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전쟁을 통제하여 수행함으로써 자신의 체제를 보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국지전의 확전과 같은 다양한 방식의 군사적 도발을 북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국은 전면적 공세전략과 제한전 수행전략의 강약점을 고려하여 유연한 공세전략을 선택하고 이행할 수 있는 군사전략을 발전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능력이 현실화된 상황을 상정할 경우, 한국의 군사전략은 북한의 핵위협을 최소화하고 관리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중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안보여건에서 핵사용에 따른 대량 파괴와 손실은 전쟁승리를 통해서도 극복할 수 없는 많은 비용을 야기할 수 있다.
북한의 취약점을 활용할 수 있는 역비대칭 전략인 공세적 정보작전, 정치심리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한국의 대북확성기 방송에 대해 북한이 보여주었던 행태는 북한체제의 취약점을 한국이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군사전략의 핵심일 수 있는 지상군의 전면적 공세작전은 북한의 핵운용전략을 상정할 경우에는 시간을 갖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이행할 수 있도록 개념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고 핵사용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지상군 작전을 전략적 결정에 따라 적극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북한이 한국의 군사전략 및 응징전략을 오인하고 오판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 발전은 한국의 군사전략이 단순한 군사적 승리보다는 정치적?군사적 승리를 추구하는 데 보다 비중을 둘 것을 요구할 것이다.
♣ 결론
군사전략이 갖는 의미와 방향은 매우 중요하다.
현 북한의 핵능력 개발에 대한 의지와 정책, 군사적 준비사항 등을 고려할 경우 북한은 조만간 핵능력을 군사력에 통합하여 전략적?전술적 목적으로 실제로 운용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매우 열세한 상황에서 북한은 자신의 군사력 우위를 유지하고 한미의 행동을 압박하고 제한하기 위해 핵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파키스탄의 핵운용전략은 이를 잘 말해 준다.
북한의 군사전략이 핵능력 중심의 전쟁개념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전제할 경우, 한국의 군사전략 및 전쟁수행 개념 역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적을 알지 못하고 전쟁을 준비하는 전략은 전쟁 패인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군사전략은 미래 군사력 건설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최상위 개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념의 검토가 요구된다.
군사력 건설은 통상적으로 20∼30년 이후의 안보상황을 평가하여 방향을 설정한다.
북한의 군사전략과 전쟁수행 개념은 핵능력을 중심으로 한 패러다임으로 조만간 본격 전환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현 한국이 갖고 있는 재래식 전쟁하의 작전계획 및 전쟁승리 개념의 수명이 길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의 핵위협과 전쟁패러다임 전환을 전제로 한 군사전략개념을 설정하여 미래의 안보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군사력 건설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본지에 실린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본 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박창권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chang@kida.re.kr
1) Albright, D. (2015). Future Directions in the DPRK’ s Nuclear Weapons Program: Three Scenarios for 2020 . 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 (February 26); Wit, J. S. and Ahn, S. Y. (2015). North Korea’ s Nuclear Futures: Technology and Strategy . US-Korea Institute at SAIS.
2) Wall Street Journal, (2015. 4. 22.).“ Pyongyang could double nuclear-weapons arsenal by next year, according to latest Beijing estimates .”
3) Schilling, J. and Kan, H. (2015). The Future of North Korean Nuclear Delivery Systems . US-Korea Institute At SAIS. (April).
4) 박창권. (2014).“ 북한의 핵운용전략과 한국의 대북 핵억제전 략.”『국방정책연구』, 제30권 제2호 (통권 제104호), pp. 157-196.
5) Narang, V. (2009).“Posturing for Peace? Pakistan’s Nuclear Posture and South Asian Stability.” International Security , Vol. 34, No. 3, pp. 38-78.
6) Ibid
[한국국방연구원] 201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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