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란듯…日 최신함 40척 띄워 무력시위
미리 가본 日 해상열병식, 대잠초계기까지 등장…中잠수함 겨냥한듯
15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함정 40여 척이 참가한 가운데 해상자위대가 3년마다 실시하는 대규모 관함식 리허설이 열렸다. 이날 리허설에는 지난 3월 실전 배치된 항공모함급 호위함 이즈모도 갑판 위에 헬리콥터 5대를 싣고 모습을 드러냈다. 18일 정식 관함식에선 함정 50여 척과 항공기 60여 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가나가와현 사가미만 = 황형규 특파원]
지난 15일 일본 가나가와현 군항도시 요코스카시 해상자위대 기지 정문 앞. 아침 6시도 되지 않은 이른 시간부터 기지 주변은 엄청난 인파로 북적였다. 해상자위대가 3년마다 실시하는 관함식 최종 리허설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람객들이다. 이들은 수십 대 1의 추첨에서 당첨된 행운을 거머쥔 사람들이기도 하다.
취재진은 관함식 선도함인 4500t급 호위함 '무라사메(소나기라는 뜻)'에 승선했다. 오전 8시 30분께 무라사메가 경적을 울리며 요코스카항을 출항했다. 항만 인근 미군기지에는 미 해군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정박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항구를 빠져나가면서 무라사메 뒤에 관열함(사열함) '쿠라마'가 바짝 다가섰다.
18일 정식 관함식에는 아베 신조 총리가 쿠라마에 탑승해 사열을 받는다. 지난달 국민의 거센 반발에도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탈바꿈시킨 안보법제 성립 이후 군사대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2차 아베 정권 발족 이후 첫 관함식이라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을 끌고 있다. 오전 11시께 관열함과 부속함정들이 관함식 장소인 사가미만에 들어서면서 일렬로 전열을 정비하자 7750t급 이지스 호위함 '아타고'를 기함으로 해상 사열이 시작됐다.
다양한 호위함들에 이어 지난 3월 실전 배치된 항공모함급 호위함 이즈모가 갑판 위에 헬리콥터 5대를 일렬로 싣고 위용을 드러냈다. 헬기호위함이지만 길이가 248m에 달해 중국은 "사실상 항공모함"이라며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은 이즈모에 이어 최근 진수한 두 번째 헬기호위함에 2차 대전 당시 중국 침략의 선봉에 섰던 항모와 같은 '가가'라는 이름을 붙여 중국의 거센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세계 최대 디젤잠수함인 소류급 즈이류와 고쿠류는 수면 위로 반쯤 모습을 드러낸 채 이즈모 뒤를 따랐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호주 수출을 추진 중인 잠수함이기도 하다.
자위대 핵심 전력인 이즈모와 소류급 잠수함들의 관함식 참가는 지난달 초 사상 최대인 전후 70년 열병식을 거행하며 남중국해와 인도양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에 적극 대응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백위백서(2014년)에 따르면 함정 137척과 대잠초계기(P-3C) 69척을 보유한 해상자위대는 2018년까지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따라 최신 요격미사일 탑재 이지스함(2척) 등 호위함 5척, 잠수함 5척을 증강할 예정이다.
이날 관함식에는 호주, 인도, 프랑스, 한국, 미국 등 5개국에서 파견한 함정 6척도 눈에 띄었다. 한국이 일본 관함식에 군함을 파견한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이다.
관함식에는 함정 40여 척뿐 아니라 자위대 최신 헬기와 항공기도 대거 동원됐다. 미국에서 수입한 P-3C 초계기에 이어 일본이 독자 개발한 최첨단 P-1 초계기가 모습을 드러냈고, 이어 미군이 파견한 P-8A 초계기까지 뒤를 이었다. P-1과 P-3C는 대잠폭탄투하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18일 본 행사에는 미군 오스프리까지 참가한다.
이 초계기들은 해군력 팽창에 나서고 있는 중국 함정과 잠수함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
관함식이 진행되는 기간에 미·일은 인도와 함께 인도 동부 벵골만에서 합동훈련을 진행한다.
인도의 앙숙인 파키스탄에 잠수함 수출을 결정하고, 파키스탄 과다르항에 군사기지 항만 건설에 들어가는 등 해양 대국화를 가속화하는 중국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다.
■ <용어 설명>
▷ 관함식 : 국가수반(일본은 총리)이 자국 함대 등 해상전력을 검열(사열)하는 행사를 말한다. 관함식은 1341년 영·불 전쟁 당시 영국 에드워드 3세가 함대를 검열한 것이 시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957년 첫 관함식 이후 최근 들어 3년에 한 번씩 가나가와현 미우라반도 앞 사가미만에서 행사를 하고 있다.
[가나가와현 사가미만 = 황형규 특파원]
[매일경제]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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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발톱 숨긴 맹수…日해상자위대 관함식 '방어' 부각
타격 시범 거의 없어, 안보법률로 악화한 여론 의식가능성
군사 의식 아닌 축제·관광 상품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대조영함 참가, 한국 해군함 13년 만에 투입
(사가미만·요코스카<일본 가나가와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바다를 지켜 내일로 이어간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중화기를 실은 함선과 항공기 수십 대를 동원한 관함식 사전행사에서 발톱을 숨긴 맹수처럼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구라마'(화면 왼쪽 선두 선박)를 비롯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15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앞바다인 사가미(相模)만 해상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 사전 행사에서 운항 중이다.
15일 일본 호위함 '무라사메'를 타고 가나가와(神奈川)현 남부의 사가미(相模)만 해상에서 해상자위대 함선을 사열하는 관함식의 사전행사를 지켜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18일 열리는 본 행사의 예행연습인 셈이다.
해상자위대 함선 36대와 육해공 자위대 항공기 30대가 출동했지만, 이들의 화력을 확인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구호에서 느낄 수 있듯이 프로그램이 방어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일본 항공자위대 연습기인 T4로 구성된 비행팀 '블루 임펄스'가 15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앞 바다인 사가미(相模)만 해상에서 열린 해상자위대 관함식 사전 행사에서 곡예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동원된 함선은 미사일·포·어뢰 등 여러 타격 장비를 보유했지만, 축포를 쐈을 뿐이다.
항공모함급이라는 평가와 함께 올해 3월 취역한 길이 248m의 초대형 호위함 '이즈모'도 등장했다.
그러나 헬기 등을 싣고 단역처럼 지나갔을 뿐 갑판에 설치된 활주로의 진가를 보여주지 않았다.
해상자위대 공기부양정
화력 시범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P-3 초계기가 대잠수함 폭탄을 상공에서 떨어뜨린 정도였다.
미사일정(艇)이 적을 교란시키는 'IR 디코이'를 발사하거나 P-1 초계기 역시 적의 공격을 방해하는 'IR 플레어'를 쏘는 등 방어형 시범이 두드러졌다.
호위함 여러 대의 방향 전환, 잠수함의 잠항(潛航, 물속에서 나가는 것)과 부상, 공기부양정의 고속 주행 등 다소 밋밋한 보여주기가 이어졌다.
미국 원자력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15일 요코스카 기지에 정박해 있다.
항공자위대 연습기 T4로 6대로 구성된 팀 '블루 임펄스'가 하늘에 하트 모양을 그리며 비행하는 등 오락적 요소가 강조됐다.
외국 함선 6대와 미국 군용기 2대도 참가했다.
여기에 13년 만에 해상자위대 관함식을 위해 일본에 파견된 한국 해군 대조영함이 포함된 것이 그나마 한국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요코스카에 배치돼 화제가 된 미군의 원자력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행사에 참가하지 않고 항구에서 조용히 대기했다.
항공모함급 호위함으로 평가받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즈모가 15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앞 바다인 사가미(相模)만 해상에서 열린 관함식 사전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 8월 후지산 자락에서 열린 '후지종합화력연습'이 육상자위대 타격 능력의 진수를 보여준 것과는 대비됐다.
물론 관함식은 본격적인 사격 훈련이나 작전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날 행사가 해상자위대의 준비태세를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특히 일본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의식해 최근 수년 사이에 방위 장비 증강에 힘을 쏟아온 흐름과 이날 행사는 어울리지 않았다.
최근 공포된 안보법률이 전쟁법률이라는 지적 속에 여론의 반발을 산 것이 이와 관계있는 듯했다.
관함식이나 그 사전행사에서는 일반인에게도 호위함에 탑승해 행사를 지켜볼 기회가 제공되며, 이는 여론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이 수면에 함체를 일부 드러냈다.
안보법률 제·개정이 관심을 끌어서인지 올해는 탑승권 추첨에 직전 행사인 3년 전의 약 2배인 16만 명이 응모했다.
현지에서 관함식은 병영 의식이 아닌 축제처럼 인식되고 있었다.
호위함에 여러 차례 탑승했다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은 올해는 "배를 타고 갈 때나 돌아올 때 볼거리가 끊임없는 행사"라며 비매품인 승선권이 경매에 4만 엔(약 38만원)에 올라오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한 중년 여성이 자식과 손자에게 주려고 퇴직한 자위대 직원을 통해 승선권을 얻고 흐뭇한 표정을 짓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행사 전날에는 평일임에도 요코스카 시내 주요 호텔 객실이 동났다.
호위함이나 잠수함에서 식사로 나오는 카레에서 착안한 이른바 '해군 카레'를 특화한 식당이 즐비했다. 관함식이 관광 상품을 낳고 있는 셈이다.
15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범용 호위함 '무라사메'에서 해상자위대원이 나팔을 부는 것을 탑승객이 지켜보고 있다.
이런 '포장'에도 안보정책의 본질적 변화를 진지하게 인식하는 이들은 있었다.
아들이 해상자위대원으로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한 여성은 "아들이 나라의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정세가 바뀌어서 걱정하고 있다"며 "무사히 하루하루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와무라 세이지(73)라고 이름을 밝힌 남성은 "우리나라는 우리 힘으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군대라고까지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징병제로 2년 정도씩 복무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아베 정권보다 한 술 더 뜬 바람을 피력했다.
'구라마'(화면에 보이는 선두 선박)를 비롯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15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앞바다인 사가미(相模)만 해상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 사전 행사에서 운항 중이다. 호위함 '무라사메'에 게양된 욱일기(하단)가 함께 보인다.
[연합뉴스]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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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쟁 가능 국가' 비판 우려 방어에 초점
미리 본 日 해상자위대 관함식
15일 오전 6시50분쯤 JR선 요코스카역. 평상시에는 한가할 것 같은 작은 역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아침 일찍부터 북적거렸다. 가나가와현 남부의 사가미만 해상에서 열리는 해상자위대 관함식 사전행사를 보기 위해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었다.
관함식은 국가 원수가 군함의 전투태세를 검열하는 행사로, 이날 행사는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펼쳐지는 관함식 본행사의 예행연습이나 마찬가지였다.
오전 9시쯤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일본 호위함 ‘무라사메’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 이날 행사를 지켜봤다. 항공모함급이라는 평가와 함께 올해 3월 취역한 길이 248m의 초대형 호위함 ‘이즈모’를 비롯한 해상자위대 함정 36대와 육·해·공 자위대 항공기 30대가 동원됐다.
여기에 한국의 대조영함과 미국의 머스틴함 등 외국 5개국 함정 6대와 미국 군용기 2대도 참가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과 안보법 제·개정을 통해 해상자위대의 활동영역이 확대된 것과 임무를 수행할 충분한 전력이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15일 일본 가나가와현 남부 사가미만 해상에서 열린 해상자위대 관함식 사전행사에서 ‘구라마’(맨 왼쪽) 등 함정들이 줄을 맞춰 이동하고 있다. 사가미만 해상=연합뉴스
사열이 끝난 뒤 이어진 시범훈련에서는 일본이 자체 개발한 P-1 대잠초계기가 적의 공격을 방해하는 ‘IR 플레어’를 쐈고, P-3 대잠초계기는 대잠수함 폭탄을 상공에서 투하해 물기둥이 솟구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항공자위대 비행대 ‘블루임펄스’가 하늘에 하트모양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대공·대함사격 훈련은 없었다.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고려해 공격보다는 방어에 초점을 맞춘 듯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일본인들은 3년마다 열리는 관함식을 축제처럼 여기고 있었다. 병역의무가 없어 군 관련 행사는 평생 접하기 어려운 광경이기 때문이다.
안보법률 제·개정이 관심을 끌어서인지 올해는 탑승권 추첨에 3년 전의 약 2배인 16만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매품인 승선권이 8만엔(약 38만원)에 거래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한 중년 남성은 “배를 타고 갈 때나 돌아올 때 볼거리가 많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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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급 ‘이즈모’ 최신함 총출동 해상의 열병식
한국 등 5개국 참가… 내일 열리는 ‘日 관함식’ 미리 가 보니
일본이 자랑하는 최신예 초대형 호위함 ‘이즈모’(길이 248m)를 앞세운 해상자위대 함선 36대와 육·해·공 자위대 항공기 30대가 태평양을 바라보는 일본 가나가와현 남부 사가미만의 바다와 하늘에서 지난 15일 퍼레이드를 벌이며 위용을 과시했다.
▲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을 사흘 앞둔 지난 15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 앞바다에서 열린 총리허설 격인 사전 행사에서 선두 선박이 중화기를 실은 함선을 이끌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관함식은 18일 열린다. 사가미만 연합뉴스
한국 해군의 대조영함을 비롯해 프랑스의 이지스 구축함 2척과 호주의 프리깃, 인도와 미국의 구축함 등 5개국 외국 전함 6척도 사가미만의 바다를 함께 누볐다. 18일 열리는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의 예행연습이었다. 관함식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해상자위대의 함선들을 사열한다. 이 자리에는 대조영함 등 외국 전함 6척도 함께 참여한다. 비슷한 시기인 17일부터 오는 23일까지 한국 해군도 부산 앞바다에서 관함식과 부대 행사를 진행한다.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이 참가해 한·미 동맹의 힘을 과시한다.
●3년마다 열려… 올 종전 70주년 맞아 국제 행사로?
해상자위대 측은 16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과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한국 등 주요 해양 국가 및 우방 국가를 초청해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위대 관함식은 3년마다 열리는데 이번에는 종전 70주년 등을 맞아 국제 행사로 열었다는 게 일본 측의 설명이다.
한국 군함이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참석한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이다. 관함식 참석을 위해 온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은 1998년과 2008년 한국의 관함식에 함정을 보냈고, 한국은 2002년에 한 번만 참석했다”면서 “이번 참가는 답방 형식을 띠고 있으며 아울러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갖는다”고 말했다.
대조영함에 탄 우리 해군이 관함식 때 갑판에 도열해 아베 총리에게 경례를 하게 되는 것과 관련해 “타국 수반에 대해 예의를 표하는 것이며 사열은 아니다”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군의 국제 관례이며 전통적인 관습으로, 사열과는 다른 성격이라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자위대 측에서 한국 해군의 참가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우리도 해군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기회가 된다”면서도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가능 여부 등으로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감안한 듯 말을 아꼈다.
대조영함은 관함식이 끝난 다음날인 19일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들과 태평양 공해상에서 한·일 수색·구조훈련(SAREX)을 한다. 함장 박종민 대령은 “조난 선박을 구하기 위한 인도주의적인 훈련이며 조난 선박이 발생했을 때 서로 지원 절차 등을 훈련하는 수색 구조 활동”이라고 밝혔다. 대조영함은 21일 일본을 떠나 다음날 경남 진해로 돌아온다.
▲ 13년 만에 일본 관함식 참가를 위해 도착해 있던 한국 해군 대조영함이 지난 15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서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요코스카 연합뉴스
▲ 박종민 대조영함 함장이 이날 “한국이 관함식에 함정을 보낸 것을 자위대가 고마워한다”고 말하고 있다.
요코스카 연합뉴스
●자위대 “한국 해군 참가 고맙게 생각해”?
18일 관함식은 예행연습 때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된다. 아베 총리와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 주요 관계자들은 오전에 호위 구축함인 구라마를 타고 요코스카항을 떠나 2시간가량 항해한 뒤 정오쯤 사가미만의 일본 영해에 도착해 함선들의 사열을 받고 의장 행사를 지켜볼 예정이다.
활주로에 헬기 등을 싣고 항공모함급의 위용을 과시한 이즈모는 최첨단 전자탐지 및 타격 장비들을 갖췄고, 올 3월 취역해 일본 해군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신비에 싸인 최신예 전함이지만 15일 행사에서는 ‘진면목’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대공·대함·대잠수함 등 전방위 방위 및 공격이 가능하다.
호위함들은 이날 여러 대가 한꺼번에 방향을 바꾸며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맞춰 바다를 선회했고, 공기부양정들은 빠른 속도로 주변 바다를 가르며 축제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해상자위대 소속 잠수함은 물속을 가로지르는 잠항을 거듭하다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위용을 과시했고, 미사일정(艇)들은 적을 교란시키는 ‘IR 디코이’를 발사했으며 P1 초계기 역시 적의 공격을 방해하는 ‘IR 플레어’를 쏘는 등 전자 방어전의 시범을 선보였다. 동시에 하늘에서는 항공자위대 연습기 T4 6대로 구성된 팀 ‘블루 임펄스’가 하트 모양을 그리며 비행해 에어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미국 군용기 2대도 참가했다.
예행연습에서 함선들은 축포를 쏘며 해상 퍼레이드를 벌였지만 미사일, 포, 어뢰 등 탑재한 타격 장비와 중화기의 위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P3 초계기 등이 대잠수함 폭탄을 상공에서 떨어뜨리며 선보인 화력 시범이 거의 전부였다. “바다를 지켜 내일로 이어 간다”는 해상자위대의 구호처럼 방위에 초점을 맞춘 듯한 인상이 짙었다.
지난달 19일 아베 정권이 야당과 시민사회의 격렬한 반대 속에서 집단자위권 행사를 허용한 안보법안을 강행 통과시킨 직후여서 조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사회가 “안보법안은 전쟁법안”이라며 소송을 검토하는 등 반발을 계속하고 있고, 중국 등 주변국에서는 관련 법안이 일본의 재무장 등 긴장을 격화시키고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부채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 까닭이다.
자위대 측은 타격 시범은 거의 없이 선박 퍼레이드 등 해상 축제 분위기를 북돋우려 노력했다. 요코스카에 정박 중인 로널드레이건함은 미·일 군사 협력 강화 등의 지적을 의식한 듯 행사에 참가하지 않고 항구에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 로널드레이건함은 23일 부산으로 들어와 한국 해군 관함식에는 참가할 예정이어서 묘한 대조를 이룬다.
●일반인들 호위함 탑승 기회 제공… 올 16만명 응모?
일반인에게도 호위함에 탑승해 행사를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한국 등 외국 기자들과 일반인들은 15일 일본 호위함 ‘무라사메’ 등을 타고 사가미만 해상에서 자위대 함선이 사열하는 관함식 사전 행사를 지켜봤고, 18일에도 참석한다. 일반 국민은 올해 탑승권 추첨에 직전 행사인 3년 전 관함식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16만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행연습 전날 요코스카 시내 주요 호텔 객실이 동났고 비매품인 승선권은 경매에 오르며 4만~8만엔에 거래됐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군함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두 차례나 대치했고 해양 경계를 놓고 양국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중층적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직후여서 군사적 성격을 누그러뜨린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평소와 다른 상징적 의미가 무게를 더했다.
[서울신문] 201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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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참관하는 海上 사열… 美·한국 등 5개국 동참
[일본 안보법 개정 후 첫 관함식 미리 가보니]
항공모함급 이즈모 등 40척, 최신 항공기 30대 총출동… '강한 일본' 자긍심 드러내
한국도 13년 만에 참여 "원활한 韓·美 동맹 위해선 日과 안보협력 무시 못해"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시 앞바다 사가미(相模)만에서 18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관함식이 열린다. 사가미만은 도쿄만으로 통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사가미만을 장악하는 사람이 도쿄로 가는 바닷길을 장악한다.
1853년 미국 매슈 페리 제독이 '구로후네(黑船·서양식 철선을 뜻하는 일본말)' 네 척을 거느리고 여기 나타나 공포(空砲)를 쏘며 "문호를 열라"고 했다. 그때 격론 끝에 개국한 일본이 악착같이 근대화에 매달려 23년 뒤에는 조선 강화도에 일본 철선을 보내 강제로 조선의 문을 열었다.
그런 역사가 출렁대는 새파란 바다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5200t급 구축함'구라마'호를 타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주요 함정 40척과 육해공 자위대가 보유한 주요 항공기 30여대가 위용을 과시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안보 관련법 통과 후 첫 관함식이기도 하다. 3년 전 관함식 때 미국·호주·싱가포르가 외국 해군 중 처음으로 참가한 데 이어, 올해는 미국·호주·프랑스·인도·한국 등 5개국 해군이 군함을 보낸다.
15일 도쿄 남쪽 사가미만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의 관함식(觀艦式) 예행연습에서 함정들이 순항하고 있다.
관함식은 일본의 군 통수권자가 해상 전투태세를 점검하는 의식으로, 3년에 한 번씩 열린다. 올해 관함식은 18일 아베 신조 총리가 참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AP 뉴시스일본 방위성은 18일 본행사를 앞두고, 12일과 15일 두 차례 예행연습을 했다.
기자와 일반인 1만여명에게 현장도 공개했다. 취재팀은 15일 관열함대를 선도하는 무라사메(4550t)호에 탔다. '경례를 받는 쪽' 배 중에서 맨 앞에 가는 배다. 오전 8시 30분 '부우웅~' 하는 엔진 소리와 함께 발밑을 떠받친 거대한 쇳덩어리가 부드럽게 몸을 떨며 출항했다. 본행사 때 아베 총리를 태울 구라마호가 무라사메 바로 뒤에서 파도를 헤치며 따라왔다.
먼바다에 나오자 두 줄로 천천히 항해하는 관열함대 가운데로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들이 쾌속으로 지나갔다. '경례하는 쪽' 배의 승무원들이 갑판에 직립부동 자세로 서서 관열함대에 경의를 표했다. 각진 어깨에 햇빛이 쏟아졌다.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구축함 아타고(7750t)호에 이어, 갑판에 헬기를 태운 길이 248m짜리 항공모함급 구축함 이즈모(1만9500t)호가 지나갔다. 올해 3월 취역 당시 "사실상 항공모함"이란 소리를 들었던 배다. 소류급 잠수함 세 대가 거대한 검은 거북처럼 물 위에 솟았다 물 밑에 가라앉았다 하며 이즈모를 따라갔다.
이어 육해공 자위대 항공기가 하늘을 날았다. P-3 초계기가 대잠수함 폭탄을 상공에서 떨어뜨리자, 관열함대에 타고 있던 관람객들이 박수를 치며 열광했다. 60~70대가 많았다. 우익도 있고 군사 마니아도 있지만, 나들이 삼아 나온 '보통 일본 사람'이 훨씬 많았다.
그들에겐 바다 위에서 소풍을 즐기고, 덤으로 '강한 일본'에 자긍심까지 느끼고 갈 수 있는 행사였다. 항공자위대 연습기 6대로 구성된 팀이 하늘에 하트 모양을 그리며 날자, 70대 할머니들이 흐뭇한 얼굴로 "이게 제일 멋지다" "나도, 나도" 하고 손뼉을 쳤다.
군함 종류를 가리키는 이름은 일본어보다 영어 쪽이 더 솔직했다. 가령 우리는 무라사메·구라마 같은 배들을 '구축함'이라 부르지만, 일본 방위성 홍보자료는 '호위함'이라 소개했다. 영어론 디스트로이어(destroyer·파괴자)다. 속도가 빠르고 단거리 공격에 능해, 정규 전투에서 빠른 속도로 물살을 헤치며 메인 함정을 지키는 배를 뜻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런 배를 26대 보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즈모처럼 갑판에서 헬기를 띄울 수 있는 '헬리콥터 구축함'도 4대나 있다. 군사대국 중국을 견제하려면 이 정도로 모자란다며, 계속 군함을 증강해 2023년까지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구축함을 5대에서 8대로 늘릴 계획이기도 하다.
우리 해군은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이번 관함식에 참가했다. 관함식에 참가한 해외 함대는 호주 군함이 앞장서고, 프랑스·인도·한국 군함이 뒤따라가고, 맨 뒤에 미국 군함이 왔다. 미·호·일이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하는 가운데, 한국이 고민에 빠진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듯했다.
미국은 이미 일본을 아시아 방위의 파트너로 선택했고, 일본은 호주와 군사협력을 강화 중이다. 외교 관계자는 "이 구도에서 '미국과도 동맹이면서 중국과도 동맹인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 '미국하고만 협력하고 일본과는 협력하지 않는 안보'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날 아침 요코스카항에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정박 중이었다. 일본 함대와 우리 대조영함이 사가미만으로 출항한 다음, 로널드 레이건호도 '부우우웅~' 하고 기지개를 켠 뒤, 16일 우리 해군이 여는 관함식에 참가하기 위해서 동해로 떠났다.
☞관함식(觀艦式)
군(軍) 통수권자인 국가수반(일본은 총리)이 자국 함대의 전투 태세 등을 검열하는 해상 사열 행사. 일본에서는 1957년부터 3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프리미엄조선] 201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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