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실무부대/해병대 2사단

창업멘토 해병대2사단 11대대 김정인 상병

머린코341(mc341) 2015. 10. 19. 13:25

청년들이 꿈꿀 수 있도록 “창업 경험 전하고 있어요”


해병대2사단 11대대 김정인 상병
 
자신에게 너그럽지 말라

실패는 부끄러운 일이다

대대·연대 전우들의 창업 멘토

정부 지원·혜택 적극 이용해야

조직 운영 노하우 군에서 배워“

 


부대 내 창업멘토인 해병대2사단 김정인 상병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보안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CEO로 일하다 입대한 해병대2사단 김정인(왼쪽 둘째) 상병이 전우들에게 자신의 창업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 정보나 조언을 바탕으로 전역 후 창업하는 전우가 하나둘 생길 때마다 대단치 않은 제 경험이 전우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해병대2사단 11대대 김정인(22) 상병은 조금 특별한 병사다. 학교나 직장에 다니다 입대한 대부분의 병사와 달리 김 상병은 보안프로그램 개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LMH의 CEO다.


또 고등학교 때부터 과일 유통업, 스타일 디렉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함으로써 전우들에게 자신의 창업 경험을 전수하는 창업 멘토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소속 중대원을 대상으로 강연했지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대대·연대까지 범위를 넓혀 이제는 부대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저와 입대 전 했던 일에 대해 얘기하다 제 창업 경험을 알게 된 한 전우가 매주 중대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 제가 중대원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강연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를 하면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많은 전우가 열심히 강연을 듣고 이메일로 질문까지 보낼 정도로 청년창업에 관심이 워낙 커 저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유호근(중령) 대대장은 “병사들이 상병·병장쯤 되면 전역 후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되는데 김 상병은 강연으로 그런 병사들에게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기업을 경영해봐서 그런지 임무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면서 “이런 대원이 우리 부대에 있다는 것이 지휘관에겐 큰 복”이라고 말했다.


 창업에 관해서라면 김 상병은 일찌감치 ‘될성부른 나무’의 면모를 보였다. 고교 1학년 때 서점에서 우연히 접한 경제 잡지에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같은 기업들의 창업기를 접한 그는 자신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우며 학생 신분으로 갖가지 사업을 시도했다. 밀폐용기를 개발했지만, 시제품 제작비용이 없어 사업을 접기도 했고 고향인 경남 창원에서 서울 청과시장까지 새벽에 올라와 과일을 구입, 소매점에 유통하는 등 유통·패션·이벤트 등의 사업을 시작했다가 접었다.


그리고 마침내 사업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스타트업 CEO가 됐다. 회사에서 먹고 자면서 ‘가끔’ 퇴근할 정도로 열심히 일한 데다 정부가 청년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등 외부적인 도움도 적잖아 사업은 곧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그즈음 김 상병은 입대를 결심했다.


그의 강연에는 그동안의 노력과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셈이다. 병역특례업체에서 군생활을 대신하며 회사를 운영할 수도 있었지만 김 상병은 큰 망설임 없이 ‘해병대’를 선택했다.


 “두 분의 외삼촌이 해병대6여단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어린 시절 삼촌들이 얼마나 멋있게 보이던지. 그 기억을 기초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조국과 가족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 해병대에 입대했습니다. ”


 그리고 김 상병은 군에서 자신이 전우들에게 전수한 것만큼 많은 경험을 새롭게 얻고 있다.


 “소초에서 근무하면서 사회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겪으니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올랐습니다. 또 그동안 한결같이 앞만 보고 달렸는데 이제는 여유를 갖고 뒤돌아보는 법도 터득하게 됐죠. 다른 한편으로 제가 부족한 면도 뼈저리게 느끼게 됐습니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IT업체를 경영했는데 군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무척 놀라웠습니다. 조직 운영의 노하우 면에서 본받을 점이 무척 많은 곳이 군대였습니다.”


 CEO가 입대했는데 회사 운영이 제대로 될까? 김 상병은 스타트업 특유의 성과 중심 경영으로 사업을 확장하지는 못하지만 현 체제를 유지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귀띔했다.


 “직원 7명의 소규모 업체인데 분기 단위로 급여를 지급합니다. 급여는 한 분기의 순익을 직원들의 회사 지분에 따라 배당하기 때문에 CEO가 없어도 다들 열심히 일하지요. 또 일과 후 시간을 이용해 전화와 이메일로 업무를 점검하고 사이버 지식정보방에서 틈나는 대로 사업 아이템과 세계 IT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와 역사분야 서적도 열심히 읽지요. 휴가 때는 당연히 집보다 회사에 머물며 그동안 못했던 업무를 처리합니다.”


 군에서 조직 운영 노하우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껴 내년 2월 전역 후 더욱 큰 규모의 스타트업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삼성의 디자인스쿨인 SADI 입학도 준비할 것이라는 김 상병은 창업을 꿈꾸는 전우들에게 ‘스스로에게 엄격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실패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너그럽게 봐줄지라도 나 자신만큼은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서는 안 됩니다. ‘실패해도 괜찮으니까 도전해야지’란 식으로 도전하면 그 일에 모든 걸 쏟아부을 수도 없습니다. 실패를 부끄러워하며 실패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죠.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많은 전우가 훨씬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창업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에서도 청년창업을 독려하기 위해 많은 지원과 혜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제게 이메일(jeonginkor@gmail.com)로 질문을 보내주세요.”


[국방일보] 201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