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간35기 숫탉

해병대를 강군으로 복위 시키는 방안

머린코341(mc341) 2015. 10. 20. 01:54

해병대를 강군으로 복위 시키는 방안


난 이 글을 우리 해병대 발전과 전통을 이을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생각하고 이 글을 쓴다. 물론 비난과 항의를 받을 각오가 되여 있다. 다만 이글을 우리 동지들만 본다는 가정 하에 치부를 몽땅 다 들어내니 해병대에 대한 나의 충정이라 생각하고 읽어주기 바란다.


우린 해병대 말만 나오면 6.25, 인천상륙작전 아님 월남전 등을 이야기 한다. 물론 전통과 과거는 움직일 수 없는 중요한 자부심이고 우리들의 자랑임엔 틀림이 없다.


허나 우린 언제까지 과거의 화려한 전통이나 자랑에 묶여 있을 순 없다. 그러기엔 우리의 처지가, 너무나 각박하기 때문이다 . 불과 몇 km 떨어진 곳에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강군이며 60년 동안 전쟁준비를 하고 또 핵무기 까지 장비한 우리의 적이 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남전까지 우리 해병대는 그야말로 강군이였다.

장교와 하사관 그리고 병들까지 그야말로 똘똘 뭉친 한 식구였고 동지였고 형제였고 가족이였다. 특히 내가 경험한 가장 최근의 월남전에서는 아버지 같은 중대장, 형님 같은 소대장을 위해, 형제 같은 동료전우들을 위해, 그야 말로 목숨을 걸고, 혹은 바쳐 악착같이 싸운 결과 짜빈동 대첩이나, 68년 구정공세를 무난히 물리치고,  어느 단 하나의 중대급 이상의 전술기지를 함락 당한 적이 없고 또 단 한 번도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도망친 일이 없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유지해 왔다. 


그것이 우연한 일이였겠는가? 절대 그렇진 않다. 거기엔 머리 좋은 선배 간부들의 철저한 관리와 조직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병들은 하사관들에게 복종하고 또 장교들을 존경하고 병들끼리는 동기는 동기끼리 선배기수는 선배기수대로 후배기수는 후배기수대로 사랑하고 존중하고 따르고 책임지고 하여 이루어진 팀워크라 말할 수 있다. 때문에 해병대는 공수 특전단과는 달리 “해병은 하나”라는 말이 성립한다. 이는 이미 머리 좋은 선배들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미 해병대의 편제와 교육방법을 이수하여 그에 가까운 우리 해병대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전쟁은 장교들만으로 할 수도 없고 하사관만으로도 할 수 없고 물론 병들만으로 할 수 없다는걸 그들은 일찌기 깨달은 것이다.


이 팀워크가 왜 오늘날에는 유지되지 못하고 “소대장 길들이기”  “기수 열외” 같은 보도 듣도 못한 말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느냐?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는 첫 번째 간부들의 자질문제이다. 60년대까진 초급 장교들의 대부분이 해병학교 출신들이였다.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에 멋진 해병대의 선두에서, 멋진 해병대의 행진을 주도하는 그야말로 멋진 해병대의 장교의 모습을 보고 그기에 반해 패기 있고, 의리 있으며, 학식과 체력을 겸비한 일류대학 출신들이 다투어 해병대 장교를 지원해 그 경쟁이 4:1 정도가 되고 훈련과정에서 또 30-40%가 탈락하는 과정을 거쳐 꿈에도 그리던 자랑스러운 해병대 장교가 되였고, 또 그들의 대부분은 단기 복무 후 전역하여 사회에서 해병대를 도와주는 써포팅 역할을 하였고 일부는 해병대의 매력에 심취 되여 장기복무를 하여 장군도 되고 심지어 사령관 까지 하였었다. 해서 해병학교의 인기는 정말 대단하였다. 개중에는 심지어 몇 년 재수를 해서 입교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혹독한 훈련을 수료하고도 임관에서 탈락한 사람이 재도전한 예는 얼마든지 있었다.


또 그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예를 들면 공대기계과를 나온 장교가 전차병과나 수송, 병기 병과를 받는다던가, 토목과를 나온 장교가 건설공병을 한다든가 아님 심지어 항공대학을 나와서 이미 단독비행을 하여 개인 비행시간이 있는 사람이 항공장교를 한다든가 하는 일은 육군에서 얼마나 부러워했던 일이던가? 이는 미국에서도 그 O.C.S의 장점이 인정 되였고 우수한 단기 복무 장교를 많이 확보함으로서 또 장기복무 장교들의 장래가 보장되었다.


그 훈련과정도 혹독하여 병들이나 하사관학교 후보생들이 봐도 섬뜩할 정도였다. 당시는 훈련시설이 좁고 적어 장교, 하사관, 병들이 한 마당 한 연병장에서 훈련과 규율을 같이 받았다. 병들보다 하사관이 좀 더 심하게, 해병학교 사관후보생들은 그보다 더 심하게,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다. 예를 들어 천자봉 구보땐 병들이나 하사관들은 비무장이나 단독무장이였으나 사관후보생 중대는 완전무장을 하였고, 상남 훈련소에서 창원까지 24km구보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으며 심지어 구보하다가 죽은 사관후보생도 있었다. 또 비가 오면 병들이나 하사관 후보생 훈련생들은 안전사고의 염려 때문에  장애물교장 훈련을 연기하였지만 장교 후보생들은 아무리 악수같이 비가와도 강행하였다. 이런 것들을 신병훈련소 훈련생들이 비오는 내무반의 창을 통해 보며 훈련소 생활을 하였고, 또 순검이 끝나고 취침할 땐 신병훈련소, 하사관학교, 해병학교 순이였으며 기상할 땐 그 반대이었다.


훈련도 더 강하게 받았고, 학교도 명문대학을 나오고, 나이도 더 많고, 체력도 강하고 또 훈련기간까지 더 길고(거의 9개월) 하니 자연 존경심과 복종심이 생겼고, 실무에 나가면 그 장교들 역시 꿈에 그리던 해병대 장교가 됐으니 자부심과 보람에 꽉 차서 그야 말로 한 점 부끄럽지 않는 군 생활을 하려고 애를 썼다. 금전이라던가 보급품의 횡령이라고 하는걸 그들에겐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들이었다. 내가 군수장교를 할때 서울상대를 나온 대대보급관에게 대대장이 훈련 경비로 필요하다고 쌀을 팔아 오라했다가 무안을 당한 일도 있었다.

보급관 왈, “내가 3년간 명예롭게 군 임무를 필하려고 해병대엘 들어 왔는데 만약 일이 잘못되어 호적에 빨간 줄을 달고 제대하면 평생 취직도 못하게 생겼는데 내가 미쳤읍니까?” 하니 대대장이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그는 단기복무자이니 소신껏 말할 수 있지만 평생을 군대에서 생활해야하는 사관학교 출신이 감히 그렇게 말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대대에서 보급품이 공제되고 양이 줄어 나오면 단기복무 중대장은 대대보급관에게 따지고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대들고, 하는 것을 소대원들은 말은 안하지만 다 알고 있었다.  실무생활을 할때 병들끼리 하는 말을 들은 것 중의 하나가  “대위 이하는 도둑놈이 없다”는 말이다. 그만큼 병들과 하사관은 위관급 장교들을 믿었다는 말이다.


그러던 해병대가, 해병대가, 어떤 놈들의 모략에 걸려 사령부가 해체되고 교육기관이 몽땅 해체되고 해군으로 넘어가자 해사 나온 장교들중 함장이나 정장의 꿈을 접어야 하는 뱃멀미 하는 승선 부적겨자(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또 ROTC를 나와 역시 해군장교들 서열에서 밀린 사람들이 대거 해병대로 넘어오고 그들 방식대로 훈련을 거처 해병대 장교가 되였다. 그러니 영리한 병들이 예전같이 따르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또 그들이 인맥을 형성하여 중요 직책이나 진급을 독점하게 되니 자연 해병학교의 인기가 줄어들고 그 질이 저하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또 그들의 행동은 의리나 정의감은 둘째이고 오직 고과점수 관리에 매달려 웬만한 불법행동은 눈을 감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으니 부대의 기강이 해이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세상에 소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대장이 모르고, 중대장이 모른다면 가당키나 한 일인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장교로 제대를 해서 보는 잇점은 아니, 군을 필했다고 해서 보는 잇점은 눈 씻고 찾아보려야 없다. 해서 서울의 일류대학에서는 ROTC후보생을 모집할 수가 없어서 학교단위의 ROTC를 해체하고 지역별로 모집한다고 한다. 이에 반해 2류 3류 대학, 즉 졸업해 봐야 취직이 불명한 대학은 그럭저럭 운영이 되는 모양이다.


그기에 비하면 전쟁이 없은지 이미 40년이 지난 오늘날 목숨의 위험이 없고, 또 복무기간도 짧아지고 해서, 게다가 연예인들까지 가세하여 사병들의 지원자는 수없이 몰려들어 무려 4:1이란 경쟁까지 가니 그 질이 사뭇 향상되어 간부들보다 병들의 질이 높아지고 말았다. 사병들의 질이 높아진 건 나쁜 현상이라 볼 수 없으나 그것이 복종심과 충성심이 없고, 간부들보다 높을 때는 자연 문제가 된다.


길은 단 하나, 해병대 장교를 해병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타의에 의해 혹은 도태되여 해병대 장교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즉 처음부터 해병대 장교가 되고 싶은 사람이 해병대 장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아직까지는 해병대의 인기가 살아있고 장래의 희망만 보이면, 아니 공정한 기회만 보장된다면 해병대 장교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이다.  


그 방법은 딱 두 가지가 있다.


1) 해병대 사관학교를 별도로 창설하던지

2) 4년제 대학을 정규졸업한 사람을 입학 자격으로 제한하는 옛날의 해병학교(O.C.S)를 부활해서 그들이 진급에서 불이익이 없게 하여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는 길이다.


초급간부가 부대를 장악하지 못하는 한, 어떤 방안도 해병대를 강군으로 복원할 수 없다.


“ 빨간 명찰을 회수” 라든지 하는 치졸하고 쌩뚱 맞은 방법들은 책상위의 탁상공론일 뿐이란 걸 현역 장군들은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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