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2 날고 전투로봇 달리고'…서울 ADEX 가보니
20~25일까지 서울공항서 국내 최대 방산전시회 개최
전력화 연기 우려 KF-X·한반도 배치 논란 사드 모형 전시
발전하는 국방과학·무인항공기 산업 엿볼 수 있어
"각국 정부 관계자 초청으로 수출 촉진에 도움될 것"
서울공항 상공을 곡예비행 중인 미 공군의 F-22 랩터의 모습. [사진=공군]
[성남=이데일리 최선 기자] 19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온몸을 울리는 굉음이 퍼졌다. 공항 동쪽 하늘에서는 굉음의 주인공 F-22 랩터가 이륙, 순식간에 서울공항 상공을 수직으로 치솟았다.
현존하는 전투기 중 최고의 스텔스 전투기로 꼽히는 F-22가 국내에서 공개적으로 시범비행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22가 공중에서 지상으로 수직낙하 비행을 할 때는 공항에 내리꽂힐 듯했다.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조마조마하게 한 F-22는 이내 초음속 비행을 펼쳤다. 공기역학과 중력을 비웃는 듯한 역동적인 비행이었다.
이날 서울공항에서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5)’ 미리보기 행사가 열렸다.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에는 32개국 386개 방산업체가 참여한다. 첨단 전투기부터 지상무기, 무인기 등 다양한 방산장비들을 관람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또 이 행사에는 미 공군의 F-22, C-17 수송기와 우리 공군의 TA-50의 시범비행,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곡예비행 등 화려한 에어쇼가 예고돼 있다.
한국항공우주(KAI) 부스에 전시된 KF-X 형상 모형. [사진=최선 기자]
◇전력화 연기 우려 KF-X·한반도 배치 논란 사드 모형 전시
전시장에는 유인기·무인기, 고정익 항공기·헬기 등 다양한 항공기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중에서는 우리 공군이 노후한 F-4, F-5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2020년대 중반까지 국내 개발을 추진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참여 중인 국내외 민간업체들도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항공우주(KAI)는 자사 부스에 KF-X 전투기 모형을 전시, 눈길을 끌었다. KF-X 사업은 미국 정부가 4가지 체계통합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하면서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4개 기술은 우리 정부가 미국 록히드마틴사로부터 F-35A 전투기 40대를 도입하는 대신 요구한 것들이다.
아울러 KF-X에 탑재할 엔진을 납품하기 위해 경쟁 중인 해외 2개사도 전시장 한 켠에서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홍보하는데 여념이 없다. 전투기 개발은 외형설계보다 엔진 결정이 우선이다. 현재 KF-X의 엔진룸을 차지하기 위해 유럽 항공엔진 전문기업인 유로제트의 EJ200과 미국 GE사의 F414 엔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다른 쪽에는 우리 공군이 차기전투기(F-X)로 선정, 2018년부터 40대를 들여오는 F-35의 모형이 전시돼 있다. F-35 제조회사인 록히드마틴 부스에서는 미국이 한반도 배치를 검토 중인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의 모형도 볼 수 있다.
록히드마틴 부스에 전시된 패트리엇(PAC-3) 모형(상단 2개)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의 미사일 모형(하단). [사진=최선 기자]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사드는 록히드마틴의 주력 무기체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전시 행사 때도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며 “한반도 배치 논란과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하는 국방과학·무인항공기산업도 관람 포인트
국방과학연구소가 전시한 소형 감시정찰로봇. [사진=최선 기자]
이번 전시회에서는 발전하는 국방과학기술과 무인항공기(UAV) 산업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무인 기술이 두드러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전방초소(GP)나 일반전초(GOP) 등 전방부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인 소형 감시정찰로봇을 공개했다.
소형화기를 장착하고 작전지를 수색할 수 있는 수색용, 적에게 보이지 않는 위치에 설치해 전투를 벌일 수 있는 매복용 2가지다. 군 관계자는 “최근 목함지뢰 폭발처럼 위험한 작전지역에 배치되면 우리 장병들의 생존능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스 여러 곳에서 무인항공기가 눈에 띄었다. ADD, 대한항공, KAI, 유콘시스템 등 부스에는 우리 군이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무인항공기가 전시돼 있다. 사단·군단용 무인정찰기부터 군사용 드론, 무인 헬기까지 다양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개발을 완료한 장비도 전시함으로써 우리 군과 외국군이 도입을 검토할 수 있도록 홍보 중”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를 마련한 주최 측 관계자는 “예전 전시회가 해외업체들의 수출을 위한 차원에서 열렸다면 올해는 국내 업체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차원에 중점을 뒀다”며 “군 당국과 협조해 우리 무기·장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아시아·중동·남미·아프리카 지역의 정부 관계자를 많이 초청했다. 수출 촉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행사에 45개국 85명의 국방장관, 각군 총장, 국방 전문가들이 참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체 부스에 전시된 각종 무인항공기·드론의 모습. [사진=최선 기자]
[이데일리]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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