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중국해상 중국 위협 맞서 '슈퍼기뢰' 배치 서둘러 추진
공중투하 원거리 '활강 기뢰,' '퀵스트라이크-ER' 배치 임박
(서울=연합뉴스)김선한 기자 = 미국이 남중국해상 도서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의 위협 등에 대처하려고 항공기를 통한 원거리 투하용 대형 기뢰의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고 미 군사·안보 전문 매체 더내셔널인터레스트(TNI)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NI에 따르면 미 공군은 지난해 9월 23일 남태평양 괌 상공에서 B-52 폭격기를 동원해 '퀵스트라이크-ER'(Quickstrike-ER)이라는 신형 기뢰 투하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PC-3 대잠초계기에 장착하는 슈퍼기뢰 '퀵스트라이크-ER'(위키피디아서 탭쳐)
공중투하 원거리 슈퍼기뢰 시험에 동원한 미 공군 B-52 폭격기(위키피디아서 캡쳐)
고도 3만 5천 피트(1만 668m)에서 투하된 이 기뢰는 40마일(64㎞)이나 활강비행하고 나서 물에 들어갔다. 이는 저고도에서 비행을 하는 항공기에서 낙하산을 맨 상태로 투하되는 기뢰가 수직 투하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기뢰 공중 투하에 새로운 이정표를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TNI는 평가했다.
예상과는 달리 이 기뢰는 최첨단과는 거리가 멀다. 폭발력 2천 파운드(907㎏)짜리 기뢰에 위성 추적장치(GPS)를 부착한 '개량형 스마트 폭탄'인 합동직격탄(JDAM)을 합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뢰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진. 한국전 당시 북한이 부설한 기뢰에 파괴되는 한국 해군 함정(위키피디아서 캡쳐)
정식명칭이 GBU-62B(V-1)/B인 이 기뢰는 날개를 달아 사거리를 연장하면서 '퀵스트라이크-ER'으로 불리게 됐다. 원거리(stand-off)인 이 기뢰는 항공기와 승무원들의 안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공중 투하 방식을 사용하면 항공기가 저속으로 수면 바로 위를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대공 망에 걸려 격추되거나 추락할 위험이 크다.
실제로 B-52나 B-1B 폭격기는 일반적으로 500 피트(152m)의 고도에서 320 노트(592㎞)의 속도로 기뢰를 투하한다. 그러나 이런 속도는 항공기의 안전 비행을 위협한다.
F-18 전투기나 P-3 대잠초계기도 비슷하다. 이에 따라 이들 항공기는 대공포화에 격추되거나 해상에 추락할 위험이 늘 상존했다.
이를 보완한 '퀵스트라이크-ER' 기뢰의 장점은 또 있다. 우선 한 발당 2만 달러(2천262만 원)라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탐지와 소해(掃海)가 쉽지 않고 폭발력이 강해 상대편에 실질적인 손상을 끼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미국이 이 신형 기뢰 실전 배치를 서두르는 것은 중국과 이란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군사 전문지인 '항공우주전력'(Air & Space Power Journal)에 기뢰 공중 투하 관련 논문을 기고한 마이클 피트라차 미 공군 대령은 이 활강형 기뢰가 남중국해 분쟁 등의 상황에서 중국에 "상당한 영향"(major impact)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피트라차 대령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기지인 잔장(湛江), 닝보(寧波), 칭다오(靑島)는 모두 봉쇄가 쉬운 곳으로, 특히 닝보항의 봉쇄가 가장 쉽다"면서 "또 하이난(海南)도에 있는 중국 해군 잠수함 기지는 입구가 좁아 원거리 타격으로도 쉽게 갇힐 수 있으며, 더구나 통행 수로에 선박이 한 척이라도 가라앉으면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장(長江. 양쯔강<楊子江>) 같은 중국의 얕은 강에 이 기뢰로 쉽게 봉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란의 반다르 아바스 항구 역시 이 기뢰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봉쇄가 가능할 것으로 주장했다.
남중국해 분쟁 도서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상륙전 상황에서도 '퀵스트라이크-ER'이 효과적인 방어무기 역할을 할 것으로 그는 강조했다.
실제로 태평양전쟁이 막판으로 치닫던 지난 1945년 미군기들이 일본 근해에 공중 투하한 기뢰 탓에 일본이 겪은 선박 손실이 미군 잠수함에 의한 것보다 더 컸다는 것과 북베트남이 파리 평화협상에 나오게 된 것도 지난 1972년 북베트남 하이퐁 항구에 대한 미군의 기뢰 부설 때문이라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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