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 전선의 전운(戰雲)(에필로그)
글을 시작하며 늘 전전긍긍하면서 고민했던 122mm라켓포에 대한 이야기를 맺어야 겠다.
귀국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편지가 왔다.
“선임하사관님
드디어 122mm의 정체가 파악 되었습니다. 놈들은 뗏목 위에서 사격을 하고, 아군의 반격사격이 시작되면 뗏목을 타고 강
하류로 내려가곤 했습니다. 보병들과
협조하여 122mm한문을 잡았습니다.”
“우리가 반격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사단 활주로 정도의 넓은
개활지에 한 귀퉁이 낙탄 지점에서 안남미
쌀이 나왔습니다. 발굴을 해보니 그 넓은 지역에 엄청난 량의 쌀이 발견 되었습니다. 조사결과 그 쌀은 월남군의
군량미라고 합니다.”
나와는
좋지 않은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던 마지막 정보장교 황 대위는 그 후 귀국해서 11연대 3대대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는 대대인사선임하사관으로, 그는
3대대10중대장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그
10중대에는 월남에서 7중대 기준 포 분대장을 했던 내 동기생 서 종대 하사가 있었다. 하루는 그 서 하사관이 나를
찾아왔다.
“야 괴로워서 군대생활 못해
먹겠다.”
“왜? 힘든 일 있어?” 내가
물었다.
“우리 중대장 말이야, 나하고 뭔 원수가
졌는지 주말이면 어김없이 당직을 시키고 이유 없이 내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반대를
하는데…….휴”
무척 힘든 듯 한숨을 쉬며 하소연 한다.
그는 나와 자신의 중대장의 관계를
짐작하고 있는 터였다.
그가 돌아간
다음 나는 인사명령을 통해 기술적으로 황 대위를 주말 당직으로 바꿔 버리기 시작 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 무렵 황 대위가 나를
찾아왔다.
그는 어울리지 않게
미소를 지으며,
“어이 인사선임 하사관 왜? 나는 주말이면 당직을 서야 되는 거야?” 하면서 부드럽게 물었다.
나는 그럴 경우를 예상해서 타당한 핑계거리를 준비했기 때문에 그대로 설명해 주었다.
“서 종대 하사관이 자네 동기생이라지?”
의미 심상한 질문이다.
“아! 네
그렇습니다.”
“그 친구 아주 일을 잘 해요. 주말이면
자청해서 당직도 서고 하사관들을 다루는
리더 쉽도 있고,” 의외로 서 하사를 칭찬한다.
“중대장님! 그 서하사관이 연대로 발령 날 것 같습니다. 만”
“그래?”
“보내 주시겠습니까?”
“그거야 인사에서 하는 일인데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나?”
“그럼 연대로
보내겠습니다.”
“알겠네.”
이렇게 해서 서 하사관을 연대 군수로
보내고 황 대위와의 악연(?)을
풀었다.
전쟁!, 전쟁은
인간을 황폐하게 만들었고 인간의 심성을 비정하게 변화 시킨다.
죽고, 죽이는 살육에 길들여진 전장의 전사들은 사람이라기보다 동물적 감각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부정되고,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게 된다.
사람의 목숨이 파리 목숨이 된다.
죄 없는 양민들은 이데 오르기의 제물이 되어 희생되어야
했다.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있어서는 안 될 인류 최대의 재앙인 것이다.
그 전쟁에서 그 나라의 지도층이라는 자들이 조국보다는 자신을 더
생각하고 조국의 안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것은 나라의 패망과 무관하지 않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국민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정부가 일을 못하게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소위 좌파들의
극성이 적정선을 넘어 위태롭게 대치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참전자들을 홀대하면서 애국하는 국민이 많기를
기대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어떤 사회 어떤
국가에서도 논공행상이 잘못되어서는 나라의 질서와 안녕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고금을 통해서 이미 입증되고
있다.
지나간 역사에서 오늘을
배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 당국은 진정한 이 나라의 애국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제1의 가시적 조치로 참전 노병들을 정중하게 예우하고, 그
원로노병들에게 국가안보에 대한 자문을
구할 필요가있다.
끝으로 그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해병들과 참전전우들의 명복을 빈다.
전우 여러분 금년 한해 모두 다 건강하셔서, 우리들의 염원을
이루는 한해가 되도록 힘을 결집시키는
한해가 되기를 소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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