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할 순 없어… 北 도발 선제대응 힘 키워야”
‘연평도 포격도발 5년’ 앞둔 유낙준 前 해병대 사령관
“연평도 포격 사건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신무기, 부품 등을 우리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연구분야에도 더욱 투자해 북측의 도발 전 선제 대응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오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 5주년’에 앞서 만난 당시 해병대 최고 지휘관이었던 유낙준 전 해병대 사령관(58ㆍ당시 중장)은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우선적으로 강조했다.
“사령관으로서 너무 인간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려 한 점이 반성되는 부분이다. 군인은 훈련을 통해서만 더욱 강해지는데 그렇지 못한 게 너무도 아쉽다”고 자기반성으로 말문을 연 유 전 사령관은 현 국방 체제의 변화를 화두로 삼았다.
그는 “병사 99%는 전방 일선에서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해 근무하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서라도,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북측의 연평도 포격을 사전에 방비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예산 비중을 개선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직도 피해 장병들에 대한 포상, 훈장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연평도 포격사건은 진행형”이라고 강조한 그는 “(당시)상주 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었던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희생자 및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유 전 사령관은 “당시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틀린 사실이 여과 없이 전해지면서 이것도 ‘역사’인데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전쟁 이래 직접적인 포격은 처음이라 믿기 어려웠고,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 재차 확인 작업을 거쳤다. 이후에도 국가와 나 자신, 가족을 생각하며 ‘죽을 수도 있다’는 인간적 갈등 속에 (대응 사격에 대한)결정이 힘들었다”고 당시 대응사격의 번민을 털어놨다.
이는 당시 군이 13여분이 지난 뒤 K-9자주포를 동원해 대응 사격을 펼쳤지만, 이후 이뤄진 북측의 추가 도발로 피해가 더욱 커지자 포격 권한을 쥐고 있던 그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렸던 것에 대한 항변으로 풀이된다.
“북측의 포격 직전까지 해병대는 매달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사격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사격연습 직후 발생한 불발탄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북측이 방사포(다연장 로켓)를 통해 사격을 가해왔고, 총 150발 중 60여발이 연평도에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유 전 사령관은 ‘소극적인 대응’이란 지적에 대해 “전쟁의 끝을 보고 시작했다.
더 포격했다면 국민과 병사들이 더 많이 다칠 것이라는 생각에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재차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까지 가슴에 남은 한이 있다”고 했다. 사망 및 부상 장병들이 그에 상응한 포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 전 사령관은 “이제 5년이 됐지만 병사들에게 내려진 포상은 장관표창 2개가 전부였다. 무공훈장 등 높은 표창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며 “그 아쉬움에 포격 장소에 역사관을 설치하고 ‘덕산장학회’를 만드는 등 군 장병들을 위한 사기진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0년 11월23일 오후 2시 33분, 인천 연평도에서 북측이 포격도발을 감행, 해병대원 2명이 사망하고 군인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도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경상을 당한 것은 물론 가옥 등이 파괴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일보] 20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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