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이 한판 전쟁을 벌인다면…
▲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출격하는 젠-15 전투기. photo 신화
‘중국과의 전쟁, 생각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생각(War with China, Thinking Through the Unthinkable)’.
미국 랜드(RAND)연구소가 미국의 가상적 중국과 미국이 전쟁을 벌일 경우 누가 이길 것인가, 또 두 나라는 각각 어떤 피해를 입게 될 것인가에 대한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다. 미 공군에 관한 용역 보고서를 자주 작성하는 랜드연구소는 중국과 미국이 전쟁을 벌인다면, “아무도 승자는 없을 것이지만, 피해는 중국이 더 많이 입게 될 것”이라는 대체적인 결론을 내렸다.
8월 1일로 창군(創軍) 89주년을 맞은 중국 인민해방군은 창군 초기에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인민전쟁’을 통한 ‘완전한 승리’를 기본 전쟁 개념으로 하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점차로 제한된 목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개념을 적용해가고 있다. 랜드 보고서는 중국군이 미국과의 전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의 기본적인 전쟁 개념은 태평양 서쪽 중국 근해에 미국 군사력이 침투하는 것을 저지하고, 최소한 패배는 피하자는 전략이라고 규정하고, 중국의 이 같은 전략을 A2AD(Anti Access, Area Denial·反접근)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JOAC(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합동작전에 의한 서태평양 침투 개념), 다시 말해 남중국해 등이 있는 태평양 서쪽 해역에 대해 중국이 반접근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뚫고 들어가는 전략이라고 했다.
랜드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과 전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중국과 일본이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釣魚島)를 놓고 무력충돌을 벌일 경우, 미국은 미·일 동맹에 따라 전쟁에 개입하게 된다. 둘째,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필리핀·베트남과의 해양영토 분쟁에서 조급하게 압박을 하는 경우, 미국은 평화적인 분쟁해결 방식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셋째, 북한이 붕괴할 경우 중국과 한국,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개입을 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중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중국이 대만에 대해 무력을 사용해서 영토 통합을 시도할 경우이다. 다섯째, 중국이 배타적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하는 해역의 상공에서 미국 공군기와 중국 공군기가 우연한 충돌을 할 경우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과 벌이는 전쟁을 기간과 심각성을 기준으로 보면 4가지의 경우(단기 고강도(短期 高强度), 장기 고강도, 단기 저강도, 장기 저강도)로 나누어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적시했다.
■ 단기 고강도(brief severe) 미국과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각자의 군대에 “적에 날카로운 공격을 가하라”고 명령할 경우 심각하고 격렬한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2015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미국은 항모가 파괴되거나, 괌 같은 서태평양 공군기지가 파괴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군은 미 해공군의 서태평양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대륙에 건설되어 있는 반(反)접근 기지들이 심각하게 파괴되어 미군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수일 내에 중국은 미국과의 손실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전쟁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 장기 고강도(long severe) 2015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고강도의 전쟁이 길어질수록 심각한 피해를 입는 쪽이 중국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25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어느 쪽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이 승리하더라도 승리의 폭이 2015년 기준시점보다 좁아질 것이다.
■ 단기 저강도(brief mild) 신속한 승리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패배의 피해 극복이 어렵다고 전망될 경우, 그리고 경제적인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미국과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상대방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삼가게 될 것이다.
■ 장기 저강도(long mild) 전투가 잘 통제되고, 피해가 극복될 만한 것으로 예상될 경우 미국과 중국 양측은 정치적 타협보다는 장기적이고 강도가 낮은 전투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랜드 보고서는 미 공군을 위한 보고서를 많이 생산하는 랜드연구소의 속성상, 미군의 전투력 향상을 위해 대체로 상황을 확대해석하고, 대체로 미군에 불리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아야 할 보고서다. 랜드 보고서의 그런 속성을 감안한다면 현재로서 중국군의 전력이 미군의 적수가 되기에는 아직도 많이 모자란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과 미국 해군이 충돌하는 상황을 설정할 경우,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온갖 경험을 다 해본 미 해군과, 전통적으로 해군 부재의 중국군의 전통으로 인해 중국 해군이 적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항모의 경우에도 중국 해군이 보유한 랴오닝(遼寧)함은 구소련이 조지아에서 건조 중이던 중소형급 항모로 중국 해군은 최근 이 항모 갑판에서 이착륙 훈련을 하던 젠-15 전투기가 바다에 추락해 중국군 공군 장교가 사망하는 사건도 겪었다.
중국 해군의 진정한 실력은 미군과의 일전이 아니라 이지스함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일본 해군과의 해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를 먼저 판단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만약 미·중 갈등이 심각해질 경우 일본이 중국과의 해전에 끼어들 경우를 고려해야 할 것이며, 1895년 청일전쟁 때 일본 해군에 참패함으로써 나라가 기울어졌던 과거의 쓰라린 기억을 다시 되새겨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최근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우젠민(吳建民) 전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가 경고한 것처럼 ‘혁명과 전쟁에 대한 습관적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비판 기능이 없이 자화자찬만 일삼는 환구시보(環球時報·Global Times)를 비롯한 중국 관영언론들의 부추김에 도취해서 미국과의 일전을 생각한다면 지난 30여년간의 빠른 경제발전이 일시에 물거품이 되는 심각한 국운 상실을 또다시 경험할지 모른다는 점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치지도자들은 뼈저리게 명심해야 할 것이다.
[주간조선]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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