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美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타보니…'北 정밀타격' 맹훈련
주한미군, 국내외 언론에 '불굴의 의지' 훈련 항모 공개
항공모함 이륙하는 F-18 호넷 전투기
( 제주 사진공동취재단 = 연합뉴스) 14일 제주 북쪽 해상을 항해 중인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 갑판에서 F-18 호넷 전투기가 임무 수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2016.10.14 photo@yna.co.kr
(로널드 레이건호 함상=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14일 서남해상에서 '불굴의 의지' 훈련 중인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의 갑판에는 잠시도 가만히 서 있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로널드 레이건호에 탑재된 항공기들이 뿜어낸 매연으로 매캐한 냄새가 풍겼다. 임무에 따라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하얀색 조끼를 입은 승조원들이 바쁘게 갑판을 왔다 갔다 했다.
함수 쪽에 서 있던 미 해군의 다목적 전투기 F/A-18 슈퍼호넷 1대가 마치 거대한 매가 날개를 펼치기 전에 깊은숨을 들이마시듯 엔진의 굉음을 크게 울리더니 짧은 활주로를 전속력으로 달려 하늘로 솟아올랐다.
주한미군은 이날 한미 양국 해군이 지난 10일부터 한반도 전 해역에서 진행 중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로널드 레이건호를 국내외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 훈련의 이름은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로 정해졌다. 올해 들어 2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한미동맹의 강력한 응징 의지를 과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명칭이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북한 지휘부를 포함한 지상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연습을 진행 중이다.
미 공군 오산기지에서 C-2 수송기를 타고 서남해상에서 작전 중인 로널드 레이건호 함상에 내린 취재진은 갑판에서 슈퍼호넷 전투기를 비롯한 미 해군 항공기들이 이·착함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
슈퍼호넷 전투기는 미 해군의 다목적 함재기로, 최대속도가 마하 1.7에 달하고 합동직격탄(JDAM)을 포함한 정밀유도폭탄을 대량 장착해 적의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항공모함 이륙하는 F-18 호넷 전투기
( 제주 사진공동취재단 = 연합뉴스) 14일 제주 북쪽 해상을 항해 중인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 갑판에서 F-18 호넷 전투기가 임무 수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2016.10.14 photo@yna.co.kr
로널드 레이건호의 슈퍼호넷 전투기들은 무게가 10t이 넘는데도 마치 새가 날아오르듯 가볍게 갑판을 차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전투기들이 지상 기지에서 출격할 때는 보통 300∼400m를 질주함으로써 이륙에 필요한 양력을 얻는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호의 슈퍼호넷 전투기들이 이함하는 데는 100여m의 질주로 충분했다.
로널드 레이건호의 '캐터펄트'(catapult) 장치가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를 위로 뿜어 항공기를 공중으로 힘있게 띄우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호에는 항공기가 착함할 때도 지상 기지보다 짧은 거리만 달리고 설 수 있도록 해주는 특별한 장치가 있다.
함미 쪽 갑판에 설치된 굵은 쇠줄인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가 그것이다. 사람 팔뚝 굵기의 이 쇠줄은 3개나 설치돼 착함하는 항공기에 걸려 뒤로 힘있게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지상 기지에서 전투기가 착륙할 때는 지상에 닿은 다음 정지할 때까지 보통 2㎞를 달리지만, 로널드 레이건호에서는 100여m만 달리고 멈출 수 있다.
취재진이 로널드 레이건호 갑판에 머무른 약 30분 동안 이함한 항공기는 9대, 착함한 항공기는 15대에 달했다. 미군이 유사시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지 한눈에 보여줬다.
취재진 앞에서 이·착함한 항공기들 중에는 슈퍼호넷 전투기 외에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와 공중조기경보기 E-2C '호크아이'도 있었다.
항공모함 이륙하는 F-18 호넷 전투기
( 제주 사진공동취재단 = 연합뉴스) 14일 제주 북쪽 해상을 항해 중인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 갑판에서 F-18 호넷 전투기가 임무 수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2016.10.14 photo@yna.co.kr
그라울러는 전투 초기에 적의 지휘통신망과 방공망을 무력화해 아군 전투기와 폭격기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만든다. 호크아이는 정밀 정찰 기능 외에도 지휘통제 기능을 갖춰 공중 지휘소 역할을 한다.
주한미군은 이날 로널드 레이건호의 함장실도 공개했다. 함장실에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40대 대통령의 사진이 여러 장 걸려 있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냉전 시기 옛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지도력을 발휘한 인물이다. 그의 이름을 물려받은 항공모함이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는 훈련을 진행 중이라는 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함장실에는 함장이 쓰는 책상이 있고 그 위에는 명패 모양의 기다란 막대가 하나 놓여 있었다.
막대에는 영문으로 'It Can Be Done'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의역하면 '우리는 반드시 해낸다'라는 뜻이다. 북한의 도발을 기필코 응징하겠다는 결의로 읽혔다.
함장실에서 취재진을 맞은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의 찰스 윌리엄스 해군 준장은 "불굴의 의지 훈련은 지난 50여년 동안 이어진 한미 해군의 연합작전 능력을 재확인하고 한미동맹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에는 로널드 레이건호 외에도 미 해군의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 챈슬러즈빌함(CG-62),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배리함(DDG-52), 존 S 맥케인함(DDG-56), 커티스윌버함(DDG-554), 맥캠벨함(DDG-85), 피츠제럴드함(DDG-62), 스테덤함(DDG-63) 등이 참가하고 있다.
훈련은 오는 15일까지 계속되며 로널드 레이건호는 16일에는 부산에 입항해 다양한 친선활동을 한 다음, 21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연합뉴스]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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