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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최초 국내 개발 전투체계 '검독수리'…NLL 수호의 첨병

머린코341(mc341) 2017. 5. 10. 09:55

[e-무기]해군 최초 국내 개발 전투체계 '검독수리'…NLL 수호의 첨병


제2연평해전 교훈 삼아 신형 고속함정 개발 필요성
2003~2008년 전투함정 전투체계 '검독수리' 국내 개발
신형 고속함 윤영하함에 탑재, 자동화 된 전투 지원
신형 고속정 PKX-B 사업에도 검독수리 탑재
NLL 등 접적해역 최일선에서 北 해상도발 억제


이무기는 상상 속 동물이다. 이무기는 천 년을 물속에서 살며 기다리다 때를 만나면 천둥·번개와 함께 승천해 용(龍)이 된다. 우리 군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1960년대부터 국산무기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다. 50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은 해외 수출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고 있다. ‘용이 된 이무기’ 국산무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김대중 정부 초기, 당시 대북 화해 협력 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비정들이 연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NLL을 무시하고 영해문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연평도 부근 NLL에 전력을 배치하고 북한 경비정들과 대치했다. 1999년 6월 15일 북한군 경비정이 연평도 서쪽 NLL을 2 km 가량 침범하자 우리 해군은 10여척의 함정을 동원해 이에 대응했다.


북한군이 25㎜ 기관포로 공격을 가해오자 우리 해군의 함정들은 반격에 나서 북한의 어뢰정 1척을 침몰시키고 경비정 5척을 파손시켰다. 승전으로 기록된 제1연평해전이다. 


그러나 3년 후 북한 경비정이 또 다시 NLL을 침범한 후 남하해 우리 측 함정에 기습포격을 가했다. 우리 해군은 북한군을 물리쳤지만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제2연평해전이다. 


국산 함정전투체계 ‘검독수리’를 탑재한 유도탄 고속함(PKX-A) 1번함 윤영하함 [출처=해군 블로그] 

 
◇함정의 ‘두뇌’, 국산 전투체계 ‘검독수리’ 개발


두 번의 연평해전에서 활약한 우리 해군의 함정이 참수리급 고속정(PKM)이다. 참수리급 고속정은 130톤 규모로 1978년부터 코리아타코마(現 한진중공업)와 대우조선해양에서 여러 모델이 건조됐다.


하지만 기존 참수리급 고속정은 항해 레이더만으로 적을 식별하고 함포를 운용했다. 표적까지의 거리나 위협 우선순위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교전시 전적으로 지휘관의 판단에 의존해야 했다. 


함정 전투체계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다. 함정 자체는 국내에서 건조하더라도 외국산 전투체계를 도입해 운용할 경우 독자 개발한 무기체계를 연동시키기 위해 중요 정보를 전투체계 제작 회사에 알려줘야 한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검독수리’라고 불리는 국산 전투체계 개발이다. 


2003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총 6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검독수리 전투체계는 2008년 ‘윤영하함’으로 이름붙여진 검독수리(PKX-A) 고속함 1번함에 장착돼 해군에 인도됐다. 한국 해군 최초의 전투함용 독자 전투 체계가 적용된 함정이 우리 군에 인도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검독수리 전투 체계는 레이더와 위성을 통해 자동으로 적에 대한 정보와 위협을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무장체계와 연결해주는 자동화 체계다. 적 표적을 자동 탐지하는 것은 물론 언제 어떤 무기로 타격하는게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함정 전투 체계의 국산화는 관련 설계 기술의 자립 뿐만 아니라 함정 전투력의 실질적인 독립을 의미한다.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국내 함정 선체 건조기술과 주요 센서 및 무장 설계기술에 더해 함정 전투 체계까지 국내 기술로 완성함으로써 전투함의 모든 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물을 고속으로 내뿜는 워터제트(Water Jet) 방식을 채택한 윤영하함이 하얀 물보라를 내뿜으며 항진하고 있다. [출처=해군 블로그]
 
◇국산 전투체계 탑재 고속함, 제2연평해전 희생자 기려


검독수리 전투 체계를 탑재한 윤영하급 고속함에는 데이터링크(data link) 기능이 있어 정보를 다른 아군 함정에 제공할 수 있다. 위성 정보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획득하지 못한 정보를 받는 기능도 있다. 


성능이 향상된 탐색레이더를 통해 한꺼번에 100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체프’를 발사해 적의 유도탄을 기만할 수도 있다. 76㎜ 및 40㎜ 함포는 물론 사거리 100㎞의 한국형 대함 미사일도 장착해 장거리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추진체계는 스크루를 돌리는 대신 물을 고속으로 내뿜는 워터제트(Water Jet) 방식을 채택했다. 어망 등 수중 장애물의 영향을 덜 받으며 저수심 해역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14.5㎜ 기관포까지 막아낼 수 있는 장갑을 장착해 함정 생존성을 높였다.


그러나 윤영하급 고속함 1번함의 전력화 전에 워터제트 엔진 이상과 레이더 결함, 함내 통신 시스템 교신 불능 등의 결함이 발견됐다. 2번함인 한상국함부터는 국내에서 개발한 워터제트를 탑재했는데, 고속 기동시 직선 주행을 하지 못하고 ‘갈지(之)자’로 운행하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


1번함인 윤영하함에는 외국과 기술제휴한 워터제트를 탑재했다. 잦은 결함 탓에 윤영하급 고속함 전력화 시기는 2010년 9월에서 2012년 8월 이후로 지연됐다.


당초 윤영하급 고속함은 총 24척이 건조될 예정이었지만 결함 보완으로 인한 개발비 상승과 전력화 지연으로 18척만 건조하는 것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윤영하급 고속함은 2002년 발생한 제2연평해전을 교훈 삼아 개발을 시작한 함정이라 1번함부터 6번함의 함명은 당시 목숨을 잃은 고(故)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윤영하급 고속함의 마지막함인 18번함 전병익함은 현재 전력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 해 7월 신형 고속정 PKMR(PKX-B) 1번함의 진수식 당시 모습 [사진=해군]

 
◇유도로켓 장착 210t급 신형 고속정, 北 공기부양정 정밀 타격


서해 NLL을 비롯한 접적해역의 최일선에서 북한의 해상도발을 억제하는 전력인 기존의 130톤급 고속정은 400톤의 윤영하급 고속함(PKG)으로 대체됐다. 이에 더해 검독수리 전투 체계를 탑재한 210톤급의 신형 고속정(PKX-B)도 기존의 고속정을 대체할 예정이다.


신형 고속정은 전장 44m, 전폭 7m로 최대 속력은 시속 74km(40노트)다. 추진체계는 윤영하급 고속함과 같은 워터제트 방식이다. 76mm 함포 1문과 12.7mm 원격사격통제체계 2문을 탑재해 40~20mm 함포만을 장착한 구형 150톤급 고속정에 비해 화력이 더 강화됐다.


근접전투용인 12.7mm 원격사격통제체계는 K-6 중기관총을 함정 레이더와 연동해 표적에 대한 자동추적이 가능하다. 사격 요원이 실내에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탄착점을 수정할 수도 있다. 이같은 자동화된 무기체계를 통해 신형 고속정은 승조원 정원이 기존 30여명에서 20여명으로 줄었다.


또 신형 고속정은 전자전 장비와 대유도탄기만체계를 탑재함으로써 적 유도탄 공격에 대한 방어능력도 갖췄다. 특히 해군 함정으로서는 처음으로 130mm 유도로켓을 장착한다. 130mm 유도로켓은 고속으로 기동하는 공기부양정과 상륙정을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신형 고속정의 1번함은 현재 시험평가 등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2017년 하반기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후속함은 2019년 이후 본격적으로 양산된다. 구형 고속정이 신형 고속정으로 교체되면 우리 해군의 모든 전투함정은 구경 76mm 이상의 주포와 유도무기체계로 무장하게 될 예정이다. XML


[이데일리] 2017.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