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北, ICBM 탑재 核 탄두 소형화 성공"
“北核억제 韓 대응능력은 아직 걸음마 단계”
‘킬체인’ 군사위성 400기 필요
KMPR 체계 작년에야 본격화
美, 폭격기 B-1B 한반도 전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이 평가, 사실상 완전한 핵보유국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한국과 미국의 무기체계 등 대응 능력이 주목된다.
9일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인 박휘락 교수는 “북한은 이미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충분히 확보해 둔 상태”라며 “대부분의 미국 전문가는 북한이 사거리 1300㎞, 탑재중량 700㎏의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정도의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보다 탑재중량이 큰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스커드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고, 따라서 북한은 언제든지 한국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소 3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보유량이 60개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선제공격 개념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 3축 체계를 2020년대 초반 구축을 목표로 발전시켜오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3축 체계는 재래식 군사력으로 북핵을 억제하는 전략인데 냉정하게 평가하면 걸음마 단계”라며 “정밀타격 전력을 의미하는 KMPR는 지난해 9월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후에 본격화한 것으로 3축 체계를 통한 군사적 대응력을 갖추게 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로 군 당국의 대응은 뒷북치기로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군사전문가들은 북한 전역을 샅샅이 감시할 수 있는 선제 방어 개념인 킬체인을 완성하려면 군사위성 400기를 운용해야 한다고 평가하는데 지금은 무방비 상태”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 자산의 북한 핵·미사일 시설 정밀타격 및 김정은 참수작전 능력 강화 등 군사옵션이 부각되고 있다.
미군은 8일 괌에 배치된 미 전략폭격기 B-1B 2대를 한반도에 전개했다. 군 관계자는 9일 “미군이 어제 오전 B-1B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이들 B-1B 편대는 동해 상공으로 들어와 내륙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비행하고 괌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과 8일 괌과 알래스카에서 이륙한 미군 공중수송사령부 소속 수송기에 탑승한 경보병부대 병력도 속속 도착해 오산과 군산 미군기지에 전개됐다.
‘美본토 타격’까지 재진입 기술만 남았다
‘핵탄두 소형화’ 사실이라면
2대 난제중 하나 해결한 셈
“기술확보까지 1,2년 걸릴듯”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개발 중인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이 미 서해안까지 도달하려면 사거리 연장을 위해 탄두 무게를 줄이는 핵탄두 소형화 기술과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두 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고 분석해왔다.
따라서 북한이 ICBM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마지막 남은 두 가지 난제 중 하나를 이미 해결했거나 최종 실험 단계만 남겨둔 것이 된다.
특히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확보하면 ICBM으로 미국의 안보를 실전에서 위협할 수 있어 북한은 동북아시아 안보의 명실상부한 ‘게임체인저’로 역할을 하게 된다.
북한이 발사한 화성-14형이 핵탄두를 장착한 ICBM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추진체의 추력 △1·2·3단 추진체 분리(단 분리 기술) △재진입 기술(속도 마하 20 이상, 섭씨 6000∼7000도 고온에서 탄두 보호) △소형 핵탄두 장착 등 4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외 군사전문가들은 소형 핵탄두 장착 기술 완성을 위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평가하는 데 비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보고서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 ICBM 기술 능력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WP 보도에 따르면 DIA는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ICBM을 이르면 내년에 실전 배치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판단이 정확하다면 북한은 이르면 내년에 미국 서부의 대도시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더라도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개발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대기권을 벗어난 ICBM 탄두는 우주 공간을 비행하다 표적을 향해 낙하하며 대기권에 다시 들어갈 때 발생하는 엄청난 온도와 압력을 견디는 것이 핵심이다.
ICBM의 경우 탄두 보호도 중요하지만, 표면이 균일하게 깎이도록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김덕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위성기술 분야 전문가인 미국의 존 실링 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10월 북한이 열병식에서 보여줬던 것과 달리 화성-14형 탄두 부분을 재설계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갖추기 위해서는 1∼2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 추진체의 추력과 관련, 북한이 2017년 3월 18일 실시한 신형 미사일 엔진시험을 분석한 결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의 1단계 추진체 제작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당시 신형 엔진의 추력이 100tf(톤포스·100t을 떠받쳐 버틸 수 있는 힘)로 2016년 9월에 공개된 엔진(80tf)보다 훨씬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다. 엔진 추력이 100tf가 넘으면 2개를 묶어 개선할 경우 ICBM 추진체로 사용이 가능하다.
미국 국방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사한 평가를 한 바 있다.
“중요문턱 넘었다”… 美 ‘北 核보유국 기술도달’ 사실상 인정
- 美 국방부 보고서 파장
기술적 측면서 개발성공 평가
4가지 핵심기술중 3가지 완성
‘완전한 核보유국’진입 초읽기
“6차核실험 없이 전력화 가능”
파괴력·안전성 등 확보 위해
추가 核실험 가능성은 상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평가한 것은 북한이 사실상 ‘완전한 핵보유국’ 궤도에 진입한 것을 미국이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핵확산 방지의 국제외교 목표상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진 않겠지만, 북한이 완전한 핵보유국 기술 달성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공개한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북핵개발 프로그램 기밀평가 보고서는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의한 발사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보고서 내용 중 “다만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성공적으로 시험했는지는 불투명하다”며 “북한이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가는 길의 중요한 문턱을 넘은 것”이란 평가와도 일치한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ICBM급 화성-14형 발사 직후 “실제 조건보다 더 가혹한 환경에서도 전투부(탄두)가 안정적으로 작동했다”며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DIA 보고서는 북한의 이러한 주장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반면 우리 군 관계자는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핵 전문가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9일 전화 통화에서 “북한은 화성-14형 2차 발사 시 약 500㎏ 중량의 소형 핵탄두를 장착해 사거리 1만㎞가 넘는 ICBM 발사에 성공했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ICBM에 비해 기술적 난도가 훨씬 낮은 500㎏∼1t 정도의 탄두를 탑재한 스커드·노동미사일 전력화는 이미 완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전망과 관련, “5차례 핵실험만으로 북한이 소형 핵탄두 장착 기술 능력 확보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실험을 추가할수록 핵무기의 파괴력을 키우고, 더욱 정교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기술 축적이 가능한 데다 핵실험에 대한 과학적 수요는 무궁무진해 증폭핵분열탄과 수소폭탄 능력 확보를 위해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김덕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일 평가보고서에서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따라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소형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가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정보국(Defense Intelligence Agency)= 국방부 산하에 있는 기구로 정찰과 탐문, 조사 등을 통해 전 세계 군사 첩보와 정보를 수집·관리한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정확한 직원 수는 기밀이지만 1만6500여 명으로 추정돼 세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냉전 시대였던 1961년 창설되면서 조지프 캐럴이 초대 국장을 맡았다. 현재는 3성 장군인 빈센트 스튜어트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 DIA는 미국 내 16개 정보 커뮤니티 중에서도 최고의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일보] 20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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