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병영 일기 / 제22화 : [경계 근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명제
전투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가 되지만 경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가 되지않는다는 어느 유명한 장군의 어록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군인에게 있어서 경계근무는 생명과 같다고 훈련소 시절 교관들로부터 실무부대의 지휘관들에게 이르기까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은 이야기이다.
군 생활이라는 것이 육군의 최전방 철책선을 지키는 경계근무 전문 부대가 아닌 이상 군에 맡겨진 과업을 충실히 병행하면서 경계근무를 서는 것이 일반적인 예라고 본다.
암기사항 중 가장 중요하게 암기를 요하는 사항도 보초 일반수칙, 그리고 수하요령임은 군 생활을 이수한 군인들 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바 이다.
전우의 생명과 나아가 부대와 나라와 민족과 부모형제를 지키는 경계근무는 투철한 사명감을 요하는 군인의 가장 기초적이면서 전투의 승, 패를 가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영원한 명제이도도 하다.
실무에 처음가서 중화기부대 해안포대에 배치를 받았는데 해안포대를 지키기 위해서는 야간에는 동굴을 더듬더듬 더듬어서 가야 하는 담력을 요하기도 했다.
해안포대에서 응시하는 바다에는 가끔 물고기들이 물 위로 솟구치기도 하는데 불빛같은 것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잔뜩 긴장을 하기도 한다.
지금 한창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해상 분계선 N LL을 지키던 시절이기도 했다.
해주 앞바다에 상선이 쌍안경으로 관측되기도 했으니 DMZ 철책선을 지키는 것에 버금 가는 긴장감이 요하는
경계 근무를 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전차부대로 이동해서는 전차를 지키는 것이 전차부대 경계 근무의 가장 핵심적이 과제가 되었다.
도서부대에서 전차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 하겠지만 지금 같이 기동성이 뛰어나고 장거리를 타격 할 수 있는 자주포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기동성이 예민하고 명중률이 양호한 전차야 말로 연평도를 사수하는 최적의 병기로서 아주 중요한 부대 장비로서 그 가치가 중요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 전차부대의 경계 근무는 한 층 더 강화될 필요성을 요하므로 경계 근무에 최선을 다 했다는 생각이 된다.
때로는 한 낮에 소를 타고 일명 돈키호테라는 별명의 노인이 부대로 유유히 진입하는 것을 저지 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으나 대민 활동에는 최소한의 예의를 잃지 않으며 설득하여 경계를 늦추지 않았던 기억도 있다.
전차부대는 부대의 중추적인 지역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그래서 내륙에 있는 부대원들은 자기 단위부대로 가기 위해서는 전차부대 앞을 통과 해야만 했다.
특히 야간에는 경계 근무가 더욱 엄격해서 간혹 암구호를 잊거나 해서 곤욕을 치루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밤에는 경계 근무만은 선, 후임 기수, 장, 사관 들을 가리지 않고 철저했다.
해군부대원들이 가끔 야간에 그 곳을 통과하는데 암구호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때로는 장교들까지 곤욕을 치루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부대원중 한 후임은 다른 단위부대 선임 해병이 암구호를 제대로 숙지 하지 못해 수하 요령에 따라 엄격하게
검문을 진행하여 나중에 자기보다 한참 기수가 낮은 후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어느 주말 우리 부대에 와서 그 후임을 찾아 내라고 해서 곤란해 하기도 했다.경
계근무 졸고 싶어도 결단코 졸 수도 없는 전우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사명감에 투철하게 "손 들었! 움직이면 쏜다. 암구호......."의 수하 요령이 수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기도 하고 제대 며칠 전까지 철저하게 경계 근무를 섰다는 자부심은 해병대와 함께 영원할 것이다.
비가 오면 판초를 뒤집어 쓰고, 눈 내리는 엄동설한에도, 모기 물지 않는 약을 바르면서 무더운 한 여름에도 별을 벗 삼아 경계 근무에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굳게 서부전선을 지켰던 그 기백을 후임들이 이어오고 있어서 우리가 편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예비역으로서 현역의 후임 해병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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