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병영 일기 / 제21화 : [위문 공연] -"삐에로"는 울었다
소녀시대와 같은 빼어난 미모의 걸그룹들이 와서 공연은 하지 않았지만 30 여년 전에 군 생활을 하던 병사들에게도 연예인들의 공연에 대한 갈망은 컸다.
도서부대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그런지 1 년에 두, 서너번 육지에서 문공부가 주최하는 위문 공연단이 입도하여 공연을 펼쳤다.
위문 공연은 군인들 뿐만 아니라 섬 주민들을 위해서도 행해졌다.
지난번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 크게 부각된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군,관,민 합동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기도 했고 부대 본부 연병장에서 해병부대원들만을 위하여 공연을 하기도 했다.사
방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어 먼 육지로부터 격리되어 갇혀 있는 생활을 하던 해병들에게는 위문공연이 그동안 알게 모르게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공연단원들의 노래와 춤 그리고 만담을 통해서, 그리고 공연에 그들 스스로 도취하여 참여해서 푸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본다.
지금까지 기억되는 위문공연단에 참여한 연예인들은 가수로는 송창식, 김추자, 이은하 등이 그리고 코메디언으로는 방일수, 이순주 같은 사람들이 생각이 나는데 사회를 보던 코메디언들은 군인들이 무대에 올라오지 않도록 제지하고 경계하는데에 몰두하고 신경을 썼던 것으로 보여 지금도 씁쓸한 기분이 잊혀지지 않고 있다.
오늘 병영에서 쓴 일기를 펼쳐보니 1979년 8월 9일에 3/4분기 위문공연단이 공연을 했는데 김하정, 박상규, 남보원 등은 이름이 익숙한 것 같은데 소영, 남미랑등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연예인들의 이름이 올려져 있는 것을 보니 그 당시에도 유명 연예인들 사이에 신인 가수등 을 끼어서 공연단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가장 잊혀지지 않는 위문공연은 가창력이 특출하게 뛰어난 [박경애]라는 가수가 공연 할 때 경미한 사고가 났던 기억이다.
2004년도인가 지병으로 사망하여 지금은 세상에 없는 가수이지만 그 당시에 "줄을 타며 행복했지, 춤을 추면 신이 났지 손풍금을 울리면서 사랑 노래 불렀었지......." 라는 노랫말로로 시작 되는 [곡예사의 첫 사랑] 이라는 노래를 불러 인기가 상종가를 칠 때 인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공연의 맨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르자 말자 누가 먼저라고 말 할 것도 없이 많은 해병들이 무대에 올라와 함께 합창을 하며 춤을 추며 삽시간에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는데 그 때 모 해병이 잠시 이성을 조금 잃어 박경애에게 뽀뽀를 한다는 것이 코를 물었다나 믿거나 말거나 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 일로 해서 그 해병은 헌병대 군기 교육대에서 고초를 당하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 생각하면 잠시 다녀가는 위문공연이지만 그들의 공연으로 군 생활에 지친 해병들에게 활력소가 된 충전재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그 때 그 시절을 회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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