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336기 고상호

실록 병영 일기 / 제18화 : [무장구보] 그리고 완벽한 [해병군장}

머린코341(mc341) 2017. 8. 20. 13:51

실록 병영 일기 / 제18화 : [무장구보] 그리고 완벽한 [해병군장]

 

가을 초입이라고는 해도 마냥 뜨겁게 달구던 여름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인 즈음으로 기억하고 있다.

 

부대는 완전무장 구보훈련을 실시했습니다.말이 훈련이지 대회에 준하는 긴장감을 요구하는 훈련이다.

 

연평부대는 거의 산악으로 이루어져 평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

 

사도가 심한 지형을 완전군장과 무장을 하고 달리는것은 가히 훈련소에서의 긴장감과 대동소이 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육체적으로도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도 하겠지만 정신무장도 필요한 훈련이다.

 

특히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훈련이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상경하애의 전우애를 필요로 하는 훈련이다.

 

련이 시작 되기전 군장을 싸는 것도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실전에서와 같은 수준으로 단단하게, 각이 지게 군장을 싸는 것은 해병군장의 특징이기도 한다.

 

차부대원들은 3보 이상 승차라는 전차병과의 기존 슬로건을 과감히 버리고 가장 모범적인 군장 꾸리기에 최선을 다해, 보병 병과를 능가하는 수준의 모습으로 무장구보가 시작되는 부대 연병장으로 이동했다.

 

각지에서 모인 단위부대 대원들도 실전에 즉시 투입해도 손색이 없는 완전무장을 한 모습으로 모였다.

 

그런데 이 날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은 해병에는 당시 의무병과가 없어 해군에서 의무요원을 지원받았는데 부대 의무실을 책임지고 있는 의무장교의 군장이 너무나 허술해 그 군장을 개나리 봇짐 이라는 말로 회자되기도 했다.

 

비전투병과 해군 소속이기는 했지만 해병대원들은 이질감 같은 기분을 느낀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도 의무 장교는 전우애는 남달리 투철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 의무 장교는 그 해 결혼을 했는데 부조금조차 내지 않은 부대 병들을 위해서 라면을 엄청나게 보내와서 부대 전체가 그 의무장교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 하고 즐거운 라면파티를 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땀으로 범벅된 연평부대 해병들은 은근과 끈기 인내력을 바탕으로 거의 연평도 일주에 해당하는 거리를 완전무장으로 가뿐하게 마치고 최종 목적지인 연평초교에 모여서 포효하는 함성으로, 하늘을 찌를듯한 기개와 사기로 연펑도를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훈련을 모두 종료했다.

 

그해 겨울로 추정되는데 내무반에 피부병 옴이 발생했는데, 옴은 전염성이 강해서 삽시간에 내무실 대원들 다수가 질환을 겪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의무실에 보내 줄 생각은 안하고 옴 환자 전원을 집합시켜 정상 과업 종료후 바닷가로 구보로 달려가 그 추운 겨울에 바닷물로 목욕을 시켰다.

 

한 1주일 정도 시킨 것으로 기억 되는데 기적 같이 옴 증세가 치유되었다.

 

오랫동안 내려오는 부대의 전통적인 민간 요법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군 생활 전체를 통 털어서 의무실에 간 기억은 단 한 차례 있는 것으로 기억된다.

 

초임 병장 시절로 기억이 되는데 나보다 몇 기수 후임 해병과 더불어 야간에 의무실에 가서 의무병들에게 약간의 수고비를 지불하고 포경 수술을 한 것이다.

 

지금의 후임들은 대부분 어려서 그 수술을 다 하는 실정이지만 그 때만 해도 대부분이 포경 상태로 입대하는것이 일반적이며 또한 군 생활 중에 수술을 하는 것도 일반화 되어 있기도 했다.

 

먼저 와서 포경 수술을 하는 해병들을 보니 아찔한 기분이었다.

 

의무병들은 재단사들이 가위로 헝겁을 재단해 내듯이 석둑석둑 아무런 느낌도 없이 잘라내고 꿰매고 있었다.

 

피도 많이 흘렀다. 그냥 돌아 갈 수도 없어서 내 차례가 되어 눈을 감고 그들에게 내 신체를 맡겼다.

 

며칠 동안 어그적 어그적 거리며 과업을 수행했다.

 

1주일간인가 치료를 마치니 그 물건의 모습이 매끌매끌 하지는 않지만 울퉁불퉁 위생적으로, 기능적으로 최종병기, 아니 최신 병기로 퍼팩트하게 변환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