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병영 일기 / 제16화 : 첫 휴가
입대한지 1 년이 조금 더 지난 1978년 7월 19일 드디어 첫 정기 휴가 명령을 받았다.
군 생활 30개월 가운데 휴가는 딱 두 번 정기 휴가가 전부였다.
정기 휴가 말고 윤번제 비슷하게 뭐 특별히 잘 한 것도 없었는데 모범 병사로 뽑혀서 외박을 한 번 한게 정기
휴가 빼고 단 한 번 있었다.
외박이래 봤자 도서부대 형편상, 그래도 지금은 연평도에 노래방, 게임방, 각종 식당, 펜션 등 편의 시설이 많이 들어 서서 자유롭게 이용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 외박이지 통제되고 제한적인 외박으로 그 당시 연평도에 유일하게 부대에서 운영하는 복지 시설인 [복지회관], 훗날 임경업 장군을 기념하여 [충민회관]으로 이름이 바뀐 시설에서 사식 수준의 식사와, 영화 관람, 목욕을 즐긴게 전부였다.
고단한 졸병 생활도 어느덧 이력이 날 즈음인 일병 6호봉에 고단한 심신을 쉬게하고 활력을 재 충전하게 될 소중한 첫 휴가 날을 받게 된 것이다.
군에서 첫 휴가를 보내는 것은 부대의 큰 행사로 전통이 이어져 내려 다.
휴가 나가는 당사자는 물론 맏선임을 비롯해 고참 선임에 이르기까지 첫 휴가자에 대한 꽃단장 시키기에 온 부대가 나섰다.
휴가복은 가장 깨끗하고 좋은 것으로 풀을 먹여 빳빳하게 특히 카라 부분이 돌출 되도록 다리미로 다리고,각종 패장을 패용시키고, 바지는 줄이 서도록 다리고 또 다리기를 반복하여 줄을 세웠다.
세무 워카는 숯을 부수어서 새카맣게 해병대만의 고유의 해병화임을 강조시켰다.
바지 하단은 평소에는 고무줄을 패용 했으나 휴가시에는 규범을 조금 어기면서 그러나 사실 엄격히 말하면 규범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
원래 해병대는 상륙작전을 하고 나서 젖은 바지를 빨리 말리기 위한 수단으로 링을 패용했다고 해병사 시간에 배운 것으로 기억이 되었다.
하여간 헌병들이나 차고 다녔던 철제 스프링을 차서 찌렁 찌렁 소리가 요란 하기도 했으나 역시 옷 맵시가 훨씬 더 잘 나는것 같았다.
새무 워카에는 누런 금색 도금이 되어 있는 고리를 박고, 팔각모는 더 각이 나게 다려서 머리에 쓰고 처음으로 휴가를 나가기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1978년 7월 19일 아침 부대 본부 연병장에서 각 부대에서 휴가의 명을 받은 장병들이 집합하여 부대장님께 휴가 신고를 마치고 해군 함정을 이용해 3시간 정도 항해를 해서 그리운 인천항에 입항했다.
인천항에 내린 해병들은 각자 부대원끼리 모여서 막걸리를 나누며 그리운 가족들이 있는 고향으로 뿔뿔히 헤어졌다.
오랫만에 육지 땅을 밟으니 모든 것이 신기하고 감개무량하다는 표현 그 자체였다.
고향에서 가족 친지들과 감격의 해후를 마치고 친구들을 만나는 등 25일이 화살같이 지나갔다.
휴가를 마치고 연평부대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인천 월미도의 도서파견대를 경유하여 일기 여하에 따라 며칠씩 대기하다 부대원들에게 줄 휴가 선물로 사제 담배 몇 보루를 사 가지고 연평부대에 복귀하므로 병영 생활은 더 활기차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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