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자산 놓고… 청와대 “순환 배치” 국방부 “정례 배치” 엇박자
靑 “순환 배치 강화 할 것”
한반도에 번갈아 투입 의미 그쳐
국방부는 “정례 배치” 표현 고수
“지속적이고 수시로 투입” 설명
靑 ‘연말 배치’도 하루 만에 번복
美는 구체적 시점 거론 안해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를 필두로 미 공군 F-35B스텔스전투기, 한국 공군 F-15K전투기가 지난 18일 한반도 상공을 날고 있다. 공군제공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청와대와 국방부 사이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순환 배치”, 국방부는 “정례 배치”라고 용어마저 달리 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연말 배치”라는 일정표마저 하루 만에 번복하며 혼선을 자초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맞서 가장 강력한 군사대응 카드인 미 전략자산을 둘러싼 정부의 헛발질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간 만찬회동 직후 한반도 주변에 전략자산의 순환 배치를 강화하고, 그 시기는 올 연말이 될 것이라는 두 가지 내용을 새로 공개했다.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배치할 전략자산으로는 B-1BㆍB-52ㆍB-2 폭격기, 항공모함, 핵잠수함, F-22ㆍF-35스텔스전투기 등이 꼽힌다.
하지만 순환 배치는 말 그대로 전략자산을 번갈아 한반도에 투입한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 한미는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 배치(permanent deployment on a rotational basis)’라는 문구를 합의문 초안에 넣었다가 미 측의 반대로 막판 무산된 전례가 있다. ‘상시’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당시 우리 정부가 순환 배치 앞에 굳이 상시라는 수식어를 고집한 데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공백 없이 전략자산이 와야 사실상 한반도에 주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청와대는 1년 가까이 지나 순환 배치에 만족을 한 셈이다. 더구나 미국은 올해 들어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면서 B-1B 위주의 전략자산을 전례 없이 한 달에 두 번 꼴로 한반도 상공에 보내고 있어 횟수를 더 늘리기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와 달리 국방부는 ‘정례적(regularly)’ 배치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다. SCM에서 미국에 뒤통수를 맞고 나서 지난해 12월 열린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에서 한미는 상시 순환 배치보다 한 단계 낮은 정례 배치에 합의했다.
국방부는 “정례적이라는 말은 전략자산을 지속적으로, 또 수시로 투입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본토와 전세계에 배치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는 기종 별로 20~60대 불과해, 군 당국은 정례 배치가 현실적으로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최고수준의 성과라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28일 “청와대가 그간의 과정을 무시하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순환 배치 강화라고 발표했는지 우리도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더구나 청와대는 연말이라고 못박았던 전략자산 배치 시점마저 번복했다.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이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전략자산 배치 확대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탓이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시한이 연말이라는 건 사실이 아닌 것 같고, 미 측과 협의된 상황에 따라 전략자산을 배치할 것”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한국일보]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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