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평양 기습 상륙할 수륙장갑차 타보니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6ㆍ25 전쟁 초기인 1950년 9월 15일 국군과 유엔(UN)군은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의 지휘 아래 인천상륙작전을 실시했다. 인천상륙작전이 실시될 당시 대한해협에는 태풍 '케지아'가 북상 중이었다.
군내부에서는 날씨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작전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북한군은 전혀 예측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이 작전으로 낙동강 방어선에서 고전하던 국군과 유엔군은 후퇴하는 북한군을 쫓아 북진에 나설 수 있었다.
67년이 흐른 지난달 18일 상륙작전의 중요성을 엿보기 위해 상륙작전의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해병대 1사단을 찾았다.
포항에 위치한 해병대 1사단에 도착하니 바다 냄새가 섞인 바람이 먼저 기자를 반겨주었다. 상륙장갑차대대에 들어서니 수륙양육 장갑차(KAAV) 한 대가 모든 문을 개방하고 버티고 서 있었다. 일반 전차와 달리 상륙작전에 투입될 장병을 수송해야하기 때문에 내부는 빈 공간이었다.
내부에 올라타니 마치 대형 봉고차에 탑승한 느낌이었다. 미리 탑승한 21명의 장병들은 완전군장을 한채 서로 마주본 채 거센 파도를 견뎌내고 있었다.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장갑차 내부는 비좁았다.
여진상 정비반장은 "KAAV는 다른 지상무기와 달리 바다 위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물 위에서도 멈추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정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부를 둘러보니 수많은 밸브와 배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장갑차 위로 올라가니 장병들이 탑승한 좌석 위에 위치한 철판이 양옆으로 열렸다. 상륙작전 도중 적의 공격을 받아 장갑차가 침몰할 경우 모두 탈출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조종사는 바다에 나가기전 여러가지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엔진과 변속기 오일의 양부터 궤도, 통신상태까지 챙겨야할 사항만 20여가지가 넘었다.
부조종사 역할을 맡은 기자도 조종사와 통신을 점검하고 묵직한 조면조끼를 착용하자 새삼 긴장되기 시작했다. 장갑차에 시동을 걸자 디젤엔진 특유의 매케한 기름냄새가 전차안에 진동했다.
'덜컹'하는 느낌과 함께 장갑차는 부대를 빠져나갔고 5분만에 백사장이 눈에 들어왔다. 백사장에는 이미 2대의 장갑차가 '으르릉' 소리를 내며 바다에 뛰어들 자세로 대기중이었다.
조종사들은 무선으로 "백파가 보인다"면서 속도를 조절하며 운행할 것을 교신했다. 백파는 바다 위 하얀 파도를 말하며 백파가 보이는 것은 그만큼 파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군 관계자는 귀뜸했다. 전차 밖으로 내밀었던 머리를 넣고 해치문을 닫았다. 기동은 시작됐다.
부조종사 자리에서도 눈 높이에 맞게 가로 5Cm, 세로 10Cm 크기의 창문이 360도로 달려 있어 밖의 상황을 훤히 내다 볼 수 있었다. 거칠게 덤벼드는 파도가 장갑차를 덮쳤지만 장갑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장갑차가 전진할 수록 바닷물은 점점 장갑차를 덮기 시작했다. 장갑차의 절반이 바다에 잠기자 장갑차는 파도에 따라 앞뒤로 출렁이기 시작했다. 혹시나 침몰하지 않을까 덜컥 겁이나기 시작했다.
장갑차가 바다로 뛰어든지 15분이 지나자 파도는 사라졌다. 장갑차는 굉음을 내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배멀미 기색에 곤혹스러웠던 기자는 바다 냄새와 뒤섞인 기름 냄새까지 흠뻑 들이마시자 어지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바다로 나간지 30분. 해안가로부터 300m지점에 도달하자 장갑차는 제자리에서 방향을 바꾸고 해안가를 향해 전진했다. 반가운 순간이었다.
해안가에 도착해 장갑차 뒷문이 열리자 어두웠던 장갑차 내부가 밝아졌다. 마치 해병대 상륙작전이 성공이라도 했다는듯 해안가 모래는 폭신하게 기자를 맞이했다.
부대에 복귀하니 다음 상륙작전에 투입될 장갑차들의 정비가 한창이었다. 언제든 인천상륙작전을 준비라도 하듯 서 있는 장갑차들의 모습이 듬직하기만 했다.
[아시아경제]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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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Ⅱ는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 양국 군은 매년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를 갖는다. 이 행사에 투입된 장비만 보더라도 상륙작전에 투입되는 전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난해 해군은 상륙작전을 재연을 위해 1만4500t급 대형수송함 독도함을 포함한 함정17척, 항공기 15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21대가 투입했다. 미 해군은 1300t급 소해함 '워리어'와 미 해병대 병력 40여 명도 참가시켰다. 우리 군은 상륙작전에 투입될 전력을 더 보강할 계획이다.
군은 올해 방위사업추진위에서 해병대 상륙작전의 핵심 기동장비인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신형으로 대체하는 '상륙돌격장갑차-Ⅱ' 사업 추진 기본전략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2018년부터 2028년까지 국내 기술로 신형 상륙돌격장갑차를 개발해 전력화할 계획이다. 신형 상륙돌격장갑차가 실전 배치되면 해상 기동력과 화력, 방호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병대가 주축인 상륙군 300여 명을 원거리 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차기상륙함(LST-Ⅱ) '천자봉함'도 올해 해군에 인도됐다.
천자봉함은 두 번째 상륙함으로 기존 해군이 보유한 고준봉급 상륙함보다 기동 속력, 탑재능력과 장거리 수송지원 능력 등이 향상됐다.
배수량 4500t급 규모의 천자봉함은 최대속력 23노트로 항해하며, 13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함 내부에 국산 전투체계와 지휘통제체계를 갖춘 상륙작전지휘소를 갖춰 상륙전 지휘관의 효과적인 작전지휘도 가능하다.
상륙군 300여 명, 상륙주정 3척, 전차 2대, 상륙돌격장갑차 8대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함미 갑판에 상륙기동 헬기 2기가 이ㆍ착륙할 수 있어 상륙지점에 대한 공중 강습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천자봉함은 2013년 12월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를 시작해 인수 시운전과 국방기술품질원의 정부 품질보증을 마쳤다.
현재 해군의 승조원 숙달훈련 등의 과정을 거쳐 올해 연말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길이 120m, 폭 19m로 40mm 포 1문과 대유도탄기만체계 등으로 무장했다.
함명인 '천자봉'은 해군과 해병대 장병이 산악행군 훈련을 하는 곳인 경남 진해 웅산의 봉우리 이름이다. 해군은 적지에 상륙해 고지를 탈환한다는 의미로 지명도 높은 산의 봉우리명을 사용해 상륙함명을 정한다.
[아시아경제]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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