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의 독립
1949.4.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창설된 해병대는 6.25 동란에서의 혁혁한 공과 월남전에서의 용맹한 성과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최강부대이자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강한 군대이다.
5.16 군사정변을 거치면서 갈수록 막강해지는 해병대 조직을 경계한 박정희가 엉뚱하게도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고 해군에 주더니 해상병과 상륙병과로 분리를 해 버리는 등...해병대 정신 말살 부분에 상당히 공을 들인것은 해병대 출신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다.
이후 전두환 정권에 의해 해병대 사령부가 다시 부활을 하였지만 해군소속으로 해군의 연간 예산에 기대어 운영을 하다 보니 3군 중에 가장 형편없는 군내 복지와 장비등의 노후화와 열약화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과거에 선배들이 그렇게도 강조한 해병의 "악과 깡"은 저런 환경에서도 최고를 유지하기 위한 주문이었고 그런 주문이 전통이 되어 오늘날에도 해병대는 국방의 가장 종심적인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최근들어 해병대는 해군의 소속이라는 것을 애써 강조하려는 해군 지휘부와 해병대 사령관, 일부(전체인지도 모르겠다) 고급 장교들에 의해 해군이 바라는 "내선일체" 와도 같은 행태들이 넘쳐난다.
그들의 논리는 국군조직법을 근거로 들고 해병대의 창설 모토가 된 미 해병대가 미해군소속임을 든다.
그런데 미해병대는 초수평 상륙작전이 가능한 대형 상륙함과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상륙에 대비한 수송헬기 공격헬기 편제가 대단히 잘되어 있고 보유하고 있는 대수도 많다.
더구나 최신예 전투기를 자체로 보유하고 있어 굳이 해군의 도움이 없어도 전세계를 작전구역에 둘 만큼 대단한 군사조직이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해병임에는 누구나 부정할 수가 없다.
그리고 세계 어느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혹은 이익에 부합하는 목적에 의해 최선봉으로 파견이 되는 부대이고 엄청난 실전 경험을 갖추고 있는 부대이다.
그런 반면 우리 해병대는 어떤가? 땅에 붙어 다니는 장비들은 모르겠으나 하늘에 떠서 다니는 이동수단은 단 1대로 가지고 있지 못한게 현실이다.
헬기도 제대로 실어 옮길 수 없는 독도함. 그리고 독도함의 단점을 그대로 승계한 2번 마라도함. 그리고 만제배수량 5,000t을 넘지 못하는 상륙함등은 죄다 해군소속이며 절대로 해병대에 이양을 할 생각이 없는 것이 해군의 수뇌부이다.
최근 결정된 상륙헬기 "마린온"의 운영주체를 두고 해군과 해병대가 피터지게 싸웠고 항공대도 없는 해병대에게 절대로 상륙헬기 를 내 줄 수 없다는 해군의 수뇌부의 고집은 국방부장관이 나서서 해병대의 손을 들어 주고 나서야 겨우 30여대의 상륙헬기를 획득하게 되었다.
2013년에 와서야 예산권에 대한 권한 일체를 해군으로 넘겨 받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외형적으로 해병대가 해군의 그늘아래서 탈피하고 독립적인 군으로 발돋음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 것은 아닌가 생각을 했지만 국국조직법에서 규정된 해병대는 해군에 두며 해군참모총장의 지휘를 받아 해병대 사령관이 지휘를 한다. 라는 법 조항은 변경된 것이 없다.
과거 이명박 정권 당시에 해병대는 이명박 당선에 대해 유,무형적인 도움이 되었고 이에 화답하기 위해 이명박은 당시 사령관을 불러 해병대 독립을 원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그때 국회구성은 여당이 압도적이었다) 해군으로부터 독립을 시켜주겠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당시 해병대 사령관이 근복적인 해병대의 독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으며 대통령의 제안을 해병대의 낙후된 실정을 들어 반대를 했다는 얘기도 있다.
정권의 야사이고 정확하게 확인이 되지 않은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해병대를 지휘하는 세력의 출신부터 문제를 삼을 수 있다.
해병대의 장교가 되는 길은 세가지의 길이 있다. 해군사관학교,ROTC,OCS(사관후보생) 이 해병대 장교의 등용문인데 사령관을 비롯해 주요 보직을 보면 ROTC나 OCS 출신들이 별을 달 수 있는 확률은 극히 희박하게 되어 있다.
해병대의 별은 오로지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장교가 독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장에 변화는 있을 수 없을 것 같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장교가 그들의 선배인 해군참모총장의 뜻을 거스르고 해병대의 독립을 요구할 리 만무하고 해병대 사령관은 해군참모총장에게 임명권이 있다 보니 해병대 독립에 관심이 있는 고위장교가 있더라도 본인의 출세를 버리고 선배인. 지휘관인 해군참모총장에게 대가리를 똑바로 들고 "우리 독립해 주쇼" 할 수 있는 장교가 있을까?
그러니 해병대의 독립은 지휘세력의 출신부터 변경이 없으면 묘연하게 된다.
얼마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에 후배와 함께 참석한 일이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미군이 주축이 된 UN군이 북한군을 기만하고 인천에 기습상륙을 함으로써 6.25동란의 전세를 바꾸는 핵심적인 작전이었고 그 작전에 한국 해병대도 선봉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유명한 작전이다.
그런데 예전에 해병대가 추최를 하고 주관한 행사의 분위기가 묘했는데. 온통 붉은 바탕에 노란색이던 행사가 온통 푸른바탕에 흰색으로 변한 것을 두 눈으로 확인을 할 수 있었다.
해군은 인천상륙작전에 그들도 참여를 했고 공을 세웠다 라고 주장을 하지만 따져보면 보잘것 없는 전력임에도 (돗단배 수준의 형편없는 장비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병대의 행사를 해군화 해버린 것이다.
그 자리에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 역대 해병대 사령관 전우회 회장단들이 참석을 했는데 행사가 끝날 무렵 소란이 일었다.
해군참모총장,국회의원등이 단상에 나서서 축사를 하는데 반해 행사의 주측인 해병대 사령관의 축사 한마디 없이 행사를 끝내려 한 것이다.
참석한 해병대 전우회 선,후배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가 들고 일어났고 "해병대 사령관 축사하라" 라는 문구를 외치며 지휘부 단상으로 가려 했으나 헌병들이 저지하고 헌병 전우회 노친네들이 보호를 한답시고 전우회 선,후배들을 밀어내면서 소동이 일어난 것이다.
행사는 당연히 파국으로 치달았고 2부 기념행사는 취소되었고 참모총장과 사령관,역대 사령관은 서둘러서 단상을 빠져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행사에 참석한 전우회 회원들이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길을 막고 사령관 면담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그들은 타고온 차량를 두고 미니버스에 올라 밖으로 나가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결국은 길이 막혔고 행사에 참석한 전우회 대표 선배가 그들이 탄 버스에 탑승하여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고 들어줄 것을 요구하였다.
1.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를 과거와 같이 해병대가 주축이 되어 행사를 진행할 것.
2.해병대의 진정한 독립을 같이 공감하고 노력할 것.
3.순검 이란 용어를 원상복귀 시킬 것.
4.해병대 부대에 해군군가를 틀어주지 말 것.
그 외 해병대의 역사와 전통을 말살하는 현안에 대해 사령관께서 심각히 인지하시고 개선을 위해 노력을 아까지 말아 달라라고 주문하고 해병대 사령관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을 한 뒤에야 길이 열렸고 행사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 버스에는 역대 해병대 사령관이자 전우회 회장도 타고 있었으나 적극적인 중재는 하지 못한채 그냥 앉아서 피터지는 해병 예비역의 절규어린 주문을 건성으로 들었을 뿐이라는 뒷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간이 지나도 순검이란 용어는 과거의 악습이라고 쓰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일부 부대에서는 해군 군가가 울려 퍼진다고 하니 통탈할 노릇이다.
자긍심을 먹고 사는 해병대이다.
해병대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달라고 조른적도 없고 최신식 막사를 지어달라고 떼를 쓴적도 없다.
해병대 독립에 대해서도 국군조직법이 그렇다 하니 법을 뒤집고 속된말로 알뜰하게 찾아다니며 깽판을 놓을 생각도 없다. (단 그 부분은 끊임없이 지켜보겠다.)
하지만 해군이 요구하는 해군과 해병대의 내선일체는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이 대한민국을 완벽한 식민지화 하기 위한 시행책을 그대로 옮겨 가지 말라는 것이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보여지는 것이 해병대의 공식 엠블럼이다.
그 엠블링의 색이 푸른색으로 변경되고 있고 해병대의 제2의 고향인 포항에서 해병훈련단을 알리는 표지판이 하얀 바탕에 푸른 글씨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현 해병대 홈페이지에서는 해군 소속임을 강조하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해병대의 모태가 미해병대이고 미해병대는 명확한 미해군 소속이다 라는 논리는 좀전에도 말했지만 현재 한국 해병대의 장비 및 편제와는 맞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해군은 해병대 예비역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하지만 예비역들은 그저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명예와 자부심을 잃게 될까봐 그것이 속상하고 억울하고 화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해군은 해군으로 해병대는 해병대로 라는 피켓을 들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는 것이다.
해병대 예비역들은 나라가 풍전등화에 쳐할 때 해병대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라도 한 깃발아래 모일 수 있다는 것을 큰 자랑으로 삼고 있다.
그 만큼 모군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 나아가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그런 집단에게 해병 다운 해병을 포기하라는 것은 심각한 모독이 되는 것이다.
[강군 블로그] 2018.04.27
'★군사소식칼럼 > 해병대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병대 첫 공격헬기, 국산을 쓸까 미국산을 살까 (0) | 2020.11.01 |
---|---|
대한민국 해병대는 세계 최고의 부대? 해병대의 한계 (0) | 2020.03.23 |
전투현장에 답이 있다 (0) | 2019.09.29 |
해병대 창끝부대 소대장의 다짐 (0) | 2017.10.22 |
대한민국 최고 정예부대 '해병대'가 비난받는 이유 (0) | 2017.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