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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쏘면 일본 자위대는 대북제재 감시망 더 촘촘하게

머린코341(mc341) 2020. 3. 9. 22:49

북한 미사일 쏘면 일본 자위대는 대북제재 감시망 더 촘촘하게


북, 코로나19 재난에도 미사일 발사
일, 대북제재 감시망 촘촘하게 대응
해상·공중 입체적 감시에 정보 공유
한·미·일 안보 협력이 중요한 시점


일본은 항공자위대 조기경보기(E-767)를 대북제재 감시에 투입한다. [사진=일본 항공자위대]

 

[중앙일보] 권태환 기자 = 북한은 9일 오전 7시 36분쯤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이날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졌다”면서도 “경계감시 정보수집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일본은 미사일 발사 동향뿐 아니라 대북제재 이행 차원에서도 북한 감시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일 북한이 원산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직후 일본은 대북제재 강화를 언급했다. 하루만인 3일 고노 방위대신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제재 위반이기 때문에 지나칠 수 없으며, 향후 국제사회 연계를 통해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 밀무역 단속 강화를 엄격하게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방위성과 자위대는 2017년 9월 3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제6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 2375호가 결의된 뒤 북한의 밀무역을 적발해 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방사포 발사 장면으로, 이동식발사대(TEL) 위 4개의 발사관 중 1개에서 발사체가 화염을 뿜으며 치솟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자위대의 북한 밀무역 감시 활동
 
일본 자위대는 육상ㆍ해상ㆍ공중뿐 아니라 우주를 포함한 다차원 영역에서 북한에 대한 경계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밀무역 감시는 그중 하나다. 일본은 2003년 내각 아래 ‘위성정보센터’를 발족했고, 지난달 9일 ‘광학 7호기’ 발사도 성공해 7대의 정보수집위성을 운용한다.
  
항공자위대는 E-767(AWACS) 4대ㆍE-2C 13대를 운용하는데 오는 2021년 글로벌호크 고고도무인기(RQ-4) 1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항공총대사령부(한국의 항공작전사령부) 예하 작전정보대와정찰항공대가 운용하는 정찰기(RF-4EㆍRF-15 등)도 전장정보를 수집한다.  
  
해상자위대는 초계기 P-3C 55대ㆍP-1 19대를 운용해 24시간 감시체제를 유지하며 수중에서는 잠수함 19척을 운용한다. 자위대는 이와 같은 정찰 및 정보수집 항공기를 비롯한 사이버방호대와 연안감시대 등 다양한 정보수집수단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9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정보 수집 위성 '고가쿠(光學)' 7호기를 실은 H2A 로켓 41호기를 쏘아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상에서의 밀무역 차단은 단순한 경계감시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한 사전 정보공유도 중요하다. 일본은 다각적인 협조 관계를 통해 북한 밀무역 경계감시태세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협조도 긴밀하다. 미ㆍ일 공동작전태세를 유지하며 영국ㆍ호주ㆍ프랑스 등 8개국 해군 함정 및 초계기들과 빈번하게 정보공유와 훈련을 반복한다.


북한 밀무역 감시활동의 성과 


유엔안보리 결의 2375호에 따른 북한 밀무역 단속은 핵ㆍ화학 및 생물무기뿐 아니라 지정된 금수물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왔다. 일본은 2018년 5월 3일 한국 국적의 유조선이 동중국 공해 상에서 북한 선적 유조선과 접선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북한의 석탄이 한국에 반입되는 정황이 확인됐고,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일본 외무성은 북한 선적 유조선 '남산(NAM SAN) 8호'가 12월 16일 낮과 17일 오전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선적 불명의 소형 선박과 불법 환적을 한 것으로 의심돼 관련 내용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전문가 패널)에 알렸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북한 유조선 남산8호가 지난해 12월 16일 동중국해 해상에서 불법 환적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 [사진=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그해 7월 미국에서 유엔안보리에 제출한 문서는 “북한이 유엔안보리 제재에 위반하여 석유제품을 위법으로 밀수입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 기업의 관여를 사례로 제시했다.  
  
미국은 유엔 대북제재 보고서에서 2018년 5월까지 20척 이상의 선박이 89회에 걸쳐 북한 밀무역에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유엔결의안 허용량인 50만 배럴의 3배가 넘는 규모의 석유가 북한으로 불법적으로 들어갔고, 2019년에도 70회 이상의 밀무역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국제협력과 경계감시 강화 노력
 
지난 2018년 4월 방위성은 밀무역 감시와 관련된 국가들의 활동을 담은 ‘경계감시활동’을 공개했다. 적발 현황은 2017년 60여 건에서 2018년 130여 건으로 늘었다. 2019년 이후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캐나다는 CP-140 초계기를 대북제재에 감시 활동에 투입했다. [사진=캐나다 국방부]

 

해상 밀무역 단속에서 함정과 항공기 감시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다수의 국가가 협력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야만 실효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한국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2019년부터는 한국ㆍ미국ㆍ일본은 물론 영국ㆍ프랑스ㆍ호주ㆍ뉴질랜드 등 8개국이 참가한다. 주요 대상 지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ㆍ동해안 등이다.
  
해상 감시를 위해 영국ㆍ캐나다ㆍ호주ㆍ 프랑스 해군에서 함정을 파견했다. 캐나다ㆍ호주ㆍ뉴질랜드ㆍ프랑스에서는 초계기를 보냈다. 감시에 참여하는 항공기는 주일미군 가데나 비행장을 거점으로 활동한다. 


미국은 대북제재 감시에 대형경비함 버솔프(WMSL-750)를 투입했다. [사진=미 국방부]

 

미국은 해안경비대 소속 대형경비함 ‘버솔프’(WMSL-750)를 보내 밀무역 감시에 투입했다. 지난해 1월 캘리포니아 해군기지를 출항해 2개월 동안 활동하다 3월에 제주항에 입항했다. 이후 한국 해양경찰과 해상검문 등 합동훈련도 했다.  
  
IMO는 선박의 등록국을 위장하거나 위치추적장치를 소거하고 항해하는 선박을 단속한다. 북한 선박은 밀무역에 나설 때 등록국을 위장하거나 위치를 숨긴다. IMO는 선적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통해 경제감시 활동에 동참한다.  


한·일 안보협력이 필요한 이유
 
지금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인 대화와 실질적인 압박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 세계가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은 지역감염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걸고 방역 노력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반복하여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은 군사적 수단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비쳤다. 


경북 포항공항 인근에서 한국 해군의 해상초계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착상태에 있는 미·북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남·북 관계를 비롯한 전략적 대화는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북한이 더는 군사적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끌어내려면 유엔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를 확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현재 밀무역 차단에 참여하는 미국과 일본 등 8개국뿐 아니라 중국·러시아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북한 문제의 이해 당사국으로서 북한 밀무역 경계감시 태세에서도 관계국 상호 간 역할 분담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적으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는 왕도가 없다. 한·일 양국은 바다와 하늘을 접하고 있다. 북한 밀무역 차단을 위한 해상과 항공 경계감시 활동의 실효성을 보장해야 한다. 한·일 양국은 초계기 사태 등 상호불신을 조기에 불식하고, 실질적인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권태환 전 주일국방무관

[중앙일보] 202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