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논평] 2014 NATO 웨일즈 정상회의
28개국 군사동맹 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정상회의가 지난주 양일간(2014년 9월 4-5일) 영국 웨일즈에서 개최됐다.
올해 NATO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적 행위, 초국가적이며 다차원적인 중동 및 북아프리카 불안정 등 불가예측적 안보환경에 비추어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로 구성된 NATO가 1949년 ‘워싱톤 조약’ 및 유엔헌장에 기초하여 계속 유럽-대서양 및 유관지역 안정의 핵심요소가 되어야 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더불어 ‘NATO 신전략개념’(2010)에 명시됐듯 “집단방위”, “위기관리”,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의 “협력안보”가 NATO의 3대 과제임을 재확인했다.
21세기 경제, 기술, 환경의 세계화와 함께 지구상 각국의 안보위협 요소나 그 대처방안도 불가피 세계화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결속력을 자랑하는 NATO의 안보환경 인식과 대응을 그저 먼 곳의 일로만 간주할 수는 없게 되었다.
아래에서는 웨일즈 정상선언문, 기자회견, 기타 선행 연구자료를 토대로 간단히 몇몇 이슈를 소개, 분석코자 한다.
첫째, 정상들은 오는 12월 예정된 아프가니스탄 ‘국제안전지원군’ (ISAF) 해체를 앞두고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웨일즈 선언’을 발표했다.
2001년 이후 지난 13년간 총 50여국(NATO 및 파트너)이 동맹사상 최대의 작전에 동참했다.
정상회의는 파트너국가들을 초치, 그간의 희생자 및 부상자들에 대한 경의로써 회의를 개막했다.
Post-2014 NATO의 대아프간 관여형태는 아프간 군경에 대한 훈련, 자문 등 비전투 미션이 될 것이며, 9/11테러의 교훈속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진정한 안정이 곧 NATO의 안보라는 점에서 아프가니스탄과의 동반자관계를 키워나가기로 했다.
둘째, 이번 정상회의는 소련붕괴 이후 NATO 정상회의 중 대러 불신수위가 가장 높게 표출된 정상회의가 됐다.
올 봄 크림합병 및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반군 지원에 대해 정상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 및 영토전일성을 훼손함으로써 국제법을 위반하고 무엇보다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대한 도전을 제기했다고 평가했다.
2014년 7월 17일 동부 우크라이나에서 격추된 말레지아 민항기 (MH17) 탑승자 전원 (298명)의 무고한 희생, 현장접근의 어려움 등 직간접 책임규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상들은 러시아가 외교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 하지 않는 한, EU, G7, 미국, 노르웨이, 캐나다 등의 대러제재가 불가피한 수단임을 인정했다.
러시아 국영은행의 자본시장 접근제한, 무기거래 제한, 군수목적의 이중용도 상품 수출제한, 방산 및 에너지 부문 민감 기술 접근축소 등이 현재까지의 제재조처에 포함된다.
EU는 러시아가 즉각 행동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추가제재에 들어갈 태세다.
정상들은 비록 NATO가 러시아와의 실질적 협력관계를 일시 중단했지만, 소통을 위한 정치적 채널은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동시에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계속 주권, 독립, 영토전일성을 절대적으로 지지할 것이라 표명했다.
이 점에서 지난 5월 우크라이나 대선실시 및 6월 EU와의 결합합의문 서명, 그리고 다음달(10월) 있을 의회선거가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NATO는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정상회의에 초치, 그간 우크라이나가 NATO의 군사작전 및 신속대응력 증진에 기여한 바를 인정하는 동시, 향후 NATO ‘특별 파트너쉽’틀 내 지속적으로 개혁이행 등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민주주의와 법치를 가치로 하는 독립, 주권, 안정성을 소지한 우크라이나가 유럽-대서양 안보의 열쇠라는 인식이다.
셋째, 중동·북아프리카 불안정 역시 심대한 우려의 대상이다.
특히 소위 ‘이라크 및 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를 자처하는 수니파 무장단체의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잔혹행위가 이라크와 시리아 주민은 물론 동맹에 대한 심대한 위협으로 부각됐다.
정상들은 이라크 내 계파를 초월하는 좀 더 포괄적인 정치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NATO-이라크 파트너쉽에 대한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했다.
다수 NATO 회원국들은 양자차원에서 이미 대이라크 안보 및 인도주의 지원을 시행하고 있음도 밝혔다.
ISIL 출현의 직간접 책임이 있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해서는 즉각 ‘제네바 커뮤니케’ (2012.6)에 따른 정치과정 이행을 촉구했다.
NATO는 한편으로는 시리아 정권의 독재, 또 다른 한편으로는 ISIL 극단주의라는 이중적 위협으로부터 역내 안정을 지지키기 위해서는 ‘온건반대파’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시리아 내전확대와 함께 NATO는 회원국 터키의 국민과 영토 보호를 목적으로 패트리오트 미사일을 배치해둔 상태다.
넷째, 정상들은 NATO가 보다 강건한 동맹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수의 계획안에 합의했다.
무엇보다 ‘NATO 군사력 2020’ (2012)의 보완책으로 ‘준비태세 액션플랜’을 채택했다.
이 안에는 동맹동부 역내 육해공 차원에서 회원국 순환교대에 입각한 상설주둔 및 ‘의미있는 군사활동’이 포함된다.
긴급배치가 가능한 ‘초준비 합동군’ (Very High Readiness Joint Task Force, VJTF)도 새로이 창설키로 했다.
이외에도 2010년 이래 진행되어온 NATO의 탄도미사일방어능력 개발관련 2015년 목표 루마니아(Devesleu)연안 이지스 배치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 밝혔다.
동시에 NATO BMD는 비유럽-대서양 국가로 부터의 잠재적 미사일공격에 대한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러시아의 전략억지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정상들은 안보 없이는 번영도 불가능하다는 인식하 회원국 국방비 축소를 재고키로 했다.
현재 NATO는 GDP 2%를 지침으로 한다.
정상들은 이에 못미치는 회원국들은 더 이상의 축소를 중단하고 10년내 2%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되, ‘NATO능력’ 확충에 기여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라스무센 NATO 사무총장은 정상들의 이러한 결정이 NATO회원국의 안보강화, 북미회원국 (미국, 캐나다)과 유럽회원국간 결속력 제고, 보다 공정하고 균형적인 비용 및 책임 분담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들은 상기 이슈 외에 군비통제, 군축, 비확산, 테러는 물론 사이버, 에너지 및 기후안보, 그루지야 및 발칸 일부 NATO가입 후보국 개혁 전망, 파트너 국가 및 UN, EU, OSCE, AU 등과의 상호보완적 협력 등 다수의 의제를 다루었다.
NATO는 군사동맹이자 개인의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의 원칙을 공유하는 가치동맹이다.
한국은 2005년부터 여러나라들과 함께 NATO의 글로벌 파트너다.
금번 NATO 웨일즈 정상회의의 모든 이슈가 그러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관심을 크게 끄는 부분은 ‘북한 핵, 미사일 문제’와 ‘NATO-러시아’관계가 아닌가 싶다.
정상들은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그리고 확산활동을 우려하고 있다.
2012년 12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발사, 2013년 2월 핵실험, 2014년 2월 이후 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북한이 조속히 유엔안보리 결의문들 및 9.19합의문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U와 관계개선을 기대하는 북한으로서는 이를 경청해야만 할 것이다.
한편 G7의 러시아 퇴출, 대러제재 등 2014년 러시아는 그렇지 않아도 ‘신동방정책’ 저변에 깔렸던 동아시아 카드를 한층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됐다.
실제로 그러한 징조가 급격히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본, 한국은 물론 심지어 중국조차도 러시아가 바라는 소기의 성과, 즉, EU만큼 혹은 이보다 월등히 러시아의 국익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출처] 세종연구소. 세종논평. No. 287. (2014. 9. 12)
[저자] 정은숙.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리] 아침안개. 2014.9.25. http://citrain64.blog.me/220133856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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