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AD가 미국의 거대한 음모라는 황당한 음모론 (코나스넷, 2014.10.03)
“중국 위협하는 무기도 아니고 상시 배치도 아닌 북 핵무기 대비책”
지난 9월30일 미국외교협회(CFR) 간담회에서 미국의 로버트 워크(Rober Work) 국방부 부장관이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 Theater High Altitude Area Defense)의 배치방안을 한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하여 한국 정부는 협의 자체를 부정하고 있고, 언론에서는 정부가 의도적으로 협의 사실을 공개하기를 기피하고 있다면서 THAAD 배치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다.
THAAD, 음모론의 불이 지펴지고 있다
THAAD가 안보분야에 관한 음모론의 불을 지피는 소재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음모론을 제기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우선 미국이 추진하는 것이라서 반미감정에 편승할 수 있다. THAAD라고 주로 영어로 언급되기 때문에 뭔가 중대한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보통 사람들이 잘 알기 어려운 사안이라서 그럴듯한 논리로 의혹을 부추기에는 안성맞춤이다. ‘MD’의 경우가 음모론의 이상적인 먹잇감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미사일 방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MD’라고 하면서 온갖 의혹을 만들었다. 어떤 사람은 THAAD를 소재로 소설까지 썼다고 한다.
이미 일부 언론에서 가세하기 시작하였지만, 음모론을 불지피고 싶어 하는 일부 인사들의 경우 THAAD 배치는 미국의 거대한 음모의 일환으로서, 이것이 한국에 배치되는 순간 한반도는 열강의 세력 각축장이 될 것이고, 결국 한반도는 그들 간의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THAAD는 중국과 러시아의 핵미사일에 대한 전방방어를 담당할 것이고, 따라서 중·러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THAAD가 배치되면 중국의 모든 핵미사일 움직임을 낱낱이 파악하게 될 것이고, 중국은 그것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을 것이며, 따라서 한국과 중국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들에 의하면 THAAD는 무시무시한 무기이고, 그것이 운영하고 있는 레이더는 중국 핵미사일의 움직임을 자세하게 탐지할 것이며, 따라서 동북아시아의 전략균형을 흔들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THAAD는 중국을 위협하는 위력적인 무기가 아니다
THAAD가 정말 그렇게 무시무시한 무기인가? 실제는 그렇지 않다. THAAD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략적인 수준의 무기가 아니라 방어목표를 향해 떨어지고 있는 종말(終末)단계(terminal phase : 목표를 향하여 나가는 단계)의 탄도미사일을 고도 150km 정도 이하의 상층(Upper-tier : 종말단계 중의 높은 고도)에서 1차 요격하는 순수한 방어용 무기이다.
즉, 목표지역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에 의한 공격을 고도 15Km의 하층(Lower?tier : 종말단계의 낮은 고도)에서 방어하는 PAC-3 요격미사일의 경우 요격기회가 1회 밖에 되지 않아서 요격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요격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다층(多層, multi-tier)방어용으로 육군을 위하여 제작된 것이 바로 THAAD 미사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THAAD는 상시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라 해외주둔 미군에 대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심각해진다고 판단되면 항공기로 수송하여 배치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워크 부장관도 간담회에서 “세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THAAD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였던 것이다.
항공기로 수송해야하기 때문에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시무시한 능력을 구비할 수가 없고, 전략적 중요성을 갖기도 어렵다. 레이더가 2000km라서 위협적이라고 말하지만, 탄도미사일의 속도가 빨라서 150km 정도에서 요격하려면 먼 거리에서 추적해 와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 그러한 것이고, 자체적으로 탐지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는 인공위성 등의 조기경보를 받아서 추적하게 된다.
아마도 일부 국민들은 THAAD가 중국이 미국을 공격하는 대륙간탄도탄을 요격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대륙간탄도탄은 수분 사이에 1000km 이상을 상승하기 때문에 THAAD의 고도로는 어림도 없다. 특히 THAAD는 PAC-3와 같이 나를 향해서 공격해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무기로서 대기권 밖으로 상승해 나가는 대륙간탄도탄을 요격할 수 없다. 또한 중국의 대륙간탄도탄은 서부나 중부의 지역에 배치되어 있을 것인데, THAAD의 레이더로는 추적 자체가 불가능하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이 그리 중요한가?
중국과 러시아가 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부정적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을 참고하여 미군이 무기 및 장비를 들여오는 데 대한 우리의 태도를 결정하였는가?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한다고 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무기체계도 보유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THAAD 레이더의 탐지능력이 두렵다고 하는데, 일본과 미국의 이지스함은 해상으로 근접이동하여 탐지할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인공위성이나 정찰기에 핵미사일 기지들이 거의 노출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들 또한 각종 탐지 및 정찰 자산을 활용하여 한반도의 각종 활동을 탐지하고 있다. 언제부터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걱정을 대신하기 시작하였는가?
THAAD의 배치가 필요한 것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였기 때문인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압력을 가하여 핵무기를 포기시키면 THAAD는 한반도에 배치될 필요가 없다.
THAAD를 배치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지만, 오히려 THAAD라는 방어용 요격미사일이 배치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발생한 전략적 불균형이 다소 해소됨으로써 전쟁이 억제될 수 있다. THAAD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한국이 북한 핵미사일에 무방비 상태로 있어야 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THAAD의 작전능력이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순수한 방어용이고 전략적 수준의 무기체계가 아님을 알면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한다면, 그들은 유사시에 주한미군이나 한국군을 미사일로 공격하고 싶어 한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THAAD 배치가 그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음에도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징표라서 반대한다면 더더욱 그들의 의도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언론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그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 언론에서 다른 목적을 갖고 주장하는 것인지를 정확하게 판별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인사들이 짐작하거나 과장하여 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예를 살펴보자
한국과 유사하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일본의 예를 한번 둘러보자. 일본은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하자 결국은 핵미사일을 만들 것으로 판단하고,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하여 미국과 협의하기 시작하였고, 1998년 8월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서 비행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내각의 지시로 미국과 공동연구에 착수하였다.
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일본은 2003년 12월에 SM-3 요격미사일을 장착한 이지스함과 지상의 PAC-3 요격미사일로 구성된 다단계 탄도미사일방어체계를 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고 발표하였고, 이것은 순수히 방어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주변국에도 위협이 되지 않고 전수방위(專守防衛) 기조에도 부합된다고 판단하였다.
일본은 2006년부터 본격적인 요격미사일을 확보하기 시작하여 현재 17개 포대의 PAC-3 지상 요격미사일과 SM-3 해상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4척의 이지스함(2018년까지 6척이 될 예정이고, 그 이후 2척을 더 확보한다는 계획이다)을 확보한 상태이다. 나아가 일본은 수년전부터 미국과 공동으로 고도 500km 이상에 달하는 SM-3 Block II를 개발하고 있고, 2017년에 완성하여 2018년에는 군에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1번의 요격기회밖에 없는 PAC-3 요격미사일의 한계를 보충하기 위하여 THAAD나 지상배치용 SM-3 미사일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일본이 탄도미사일 추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에 가입하는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거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을 살펴서 정도를 조정하는 등의 조치는 전혀 없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일본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추진하였고, 그것을 달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미국과의 협력이라고 판단하여 철저한 미일 공조체제를 구축하였을 뿐이다.
나아가 일본은 미일통합운용조정소(BJOCC : Bilateral Joint Operation Coordination Center)를 동경 근처의 요코타(Yokota) 공군기지에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공중자위대본부 지하실에 미일 연합상황실을 구성하여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양궁의 긴밀한 협력을 보장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한미연합사령부(CFC)를 통하여 한반도의 전쟁억제를 위한 모든 조치는 철저하게 협력하면서 유독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에 관해서만은 한국과 미국이 제대로 협력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 것인가?
도대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는 어떻게 대응한다는 것인가?
답답하지만 우리 모두가 냉정하게 인정해야할 사실은 현재 북한이 ‘핵미사일’로 우리를 공격한다고 할 경우 우리는 이로부터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아무런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북한은 대체적으로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개발한 상태에서 1년 8개월 전인 2013년 2월 12일에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경량화 했다”고 발표한 바 있고, 대부분의 정보부서에서는 그것이 사실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의 어느 도시를 공격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PAC-2 요격미사일이 그 자리에 있어도 항공기 방어용을 성능개량 한 것이라서 공격해 오는 핵미사일을 완전히 파괴할 수 없다. 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되어 있는 PAC-3 요격미사일은 얼마 전에 구매여부를 결정하였을 뿐이고, 미군이 PAC-3 2개 대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사거리 자체가 20km 정도로서 미군기지 자체방어용이라서 한국의 도시를 지켜줄 수는 없다.
THAAD의 한국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는 경우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이냐고. 아마도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을 말할 것이다. 핵무기 생산도 막지 못한 6자회담이 개발된 핵무기를 포기 및 폐기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인가? 6자회담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한도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는 핵공격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과연 자신할 수 있는가? 그것이 틀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차마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또는 핵우산(nuclear umbrella)이 ?다른 말로 하면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그들의 핵무기로 북한을 대규모로 응징 보복하겠다고 위협하여? 한국을 지켜줄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확장억제나 핵우산이 약속대로 이행될 것으로 확신할 수 없는 것은 사실 아닌가?
혹자는 선제타격이 더욱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북한에 근접한 서울의 위치를 고려할 때 이것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러나 선제타격에만 의존한 채 아무런 방어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북한이 2014년 7월9일, 2104년 7월13일에 비무장지대 근처에서 동해로 향하여 사거리 500km 정도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지만, 그리고 나중에는 이것이 핵무기 발사용인 것으로 판단되기도 하였지만, 한미 양국군은 발사 전에 이를 탐지하지 못하였다고 보도되었다. 이 정도의 탐지능력을 가진 상태에서 어떻게 어디에 선제타격을 한다는 것인가?
THAAD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우리 자신이나 우리의 자손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안전해 지는가? 거기에 투입하는 시간과 정열을 북한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개발하는 데 투입하는 것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군이 THAAD를 확보하는 것이 최선일지는 모르지만 미군배치를 막을 필요는 없다
THAAD는 위키피디아에서 1개포대의 가격을 8억 달러(약 8000억원)로 제시하고 있는 매우 비싼 무기체계이다. THAAD는 일정한 높이 이하의 비행체는 공격하지 못하는 최저교전고도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중부 이북을 목표로 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 하는 데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배치한다면 막을 필요는 없다. 핵공격은 워낙 심각한 사항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방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앞으로 PAC-3 요격미사일을 확보한다고 해도 목표지역만 방어될 뿐만 아니라 15km 상공에서 1회의 요격만 가능하여 불안할 것이고, THAAD가 배치되면 그 취약점을 다소는 보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미군이 THAAD를 운영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이 과연 THAAD를 앞으로 구매해야 하는지를 판단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THAAD를 들여오면 그것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근거를 사용하였는지는 모르지만 2조원이라는 수치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군이 어떤 무기체계를 새로 배치한다고 하여 우리가 비용을 부담했던 적은 없다. 우리가 금년에 9200억원 정도의 방위비분담을 하기는 하지만, 총액제이기 때문에 미군이 추가로 요구하는 비용을 분담할 의무가 없고, 그렇게 한 적도 없으며, 미군도 그렇게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방위비분담의 경우에도 일본처럼 미국이 요구하는 바대로 지불하는 소위 ‘소요충족형’보다 한국의 현 형태가 우리의 상황에 부합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제발, ‘미 MD 참여’라는 오해의 전철을 밟지 말자
지금까지 일부 인사들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 미 MD 참여’라는 근거 없는 논리로 국민들을 현혹시켰다. 한국이 ‘탄도미사일 방어’(BMD, Ballistic Missile defense :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MD가 아니라 BMD이다)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어떻게 미국 미사일 방어체제의 일부가 된다는 것인가? 미국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의 핵심은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배치되어 있는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 : Ground-based Intercepter)로서, 이들은 미국을 향하여 공격해오는 핵미사일을 대기권 바깥에서 수차례 공격하여 파괴시키는 것이다.
그 인사들은 한국에 탄도미사일 방어체제가 구축되면 미국을 향하여 공격하는 대륙간탄도탄을 대신하여 요격해줄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싶은 모양이지만, 대륙간탄도탄은 수천킬로 상공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의 무기로는 요격할 수 없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2013년 11월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듯이 지금까지 미국이 한국에게 그들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에 가입하라고 요구한 적도 없고, 실제로 미국이 그들 영토를 탄도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지원을 요청할 필요도 없다. 다만, 항공기 방어를 비롯한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한 사항을 서로가 ‘협력’할 경우 상호보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주한미군의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군 수뇌들이 한국도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권고하였을 뿐이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였으면 어떤 식으로든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의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일본처럼 미국과 협력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일부 인사들이 주장하는 ‘미 MD 참여 반대’ 논리는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조성하는 데 성공하였고, 탄도미사일 방어를 둘러싸고 미국과 협의만 해도 ‘미 MD 참여’ 몰아붙였다. 따라서 국방부는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한 사항을 제대로 논의 및 검토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결국 유사한 시기에 일본과는 전혀 달리 탄도탄 방어능력이 제한되는 지상의 PAC-2 요격미사일과 해상의 SM-3 요격미사일을 구매하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앞으로 탄도탄 요격능력이 있는 PAC-3와 SM-3 미사일을 또다시 구입해야 한다면 수조원의 예산을 과거에 잘못 사용한 셈이 된다. ‘미 MD 참여’ 주장이 끼친 이러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다시 THAAD로 유사한 해악을 끼치고자 하는 것 아닌가?
국방부의 당당한 대응과 국민들의 상식이 중요하다.
국방부에 대해서도 건의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 비판이 두려워 계속 발뺌만 할 것이 아니라 THAAD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THAAD가 필요한 지 필요하지 않은 지를 검토하여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어느 선에서 협의가 이루어졌고, 어느 선까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MD’의 경우도 그러하였지만, 국방부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국민들은 의혹을 믿게 되고, 나중에는 그 의혹을 해소하는 데 너무나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부탁드리고자 한다. 국가안보에 관한 의혹에 쉽게 흔들리지 마십사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노력하고, 그것이 어려우면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십사하고.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의혹에 제기된 사항을 적극적으로 연구하여 필요한 사항을 발표해 주십사하고. 그리고 비록 미흡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의 군대와 안보담당자들도 국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가급적이면 그들의 충정과 전문성을 신뢰하여 주십사하고.
어느 사회나 음모론이나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있을 수밖에 없다. 건전한 사회라면 그것이 한 순간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상식이 충분하지 않은 사회일수록 근거 없는 음모론이나 의혹에 취약하다. 우리 사회의 집단 지성부터 반성하고,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Konas)
출처 : 코나스넷,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http://www.konas.net/article/article.asp?idx=38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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