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서살아남기 <9>독사로부터 살아남기-물린 부위 상단 묶고 혈액 짜내야 (국방일보, 2009.03.13)
취침시 모기장으로 침낭 싸면 예방효과 탁월
■ 독사에 물리면 어떻게 될까?
시골 마을 섬에서 자란 필자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도와 밭논에서 일을 해야 했다.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고구마밭에서 김매기(잡풀제거)를 할 때였다.
한참 쪼그려 앉아 호미를 들고 김매기를 하던 중 무언가 내 손을 콱 물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놀라서 뒤로 넘어졌는데 검은색 물체가 꾸불꾸불하며 밭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봤다.외관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선명한 구멍(이빨자국 2개)에서 피가 나기 시작하고 손등에 압박감이 몰려오며 푸르스름한 색깔로 변하며 열이 나고 붓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내 손을 보는 순간 사태의 심각성을 아셨는지 급하게 집으로 데리고 갔다.보건소까지의 거리는 멀었지만 다행히 아버지는 수의사 생활을 조금 하셨기 때문에 응급수술 도구가 있었다. 물린 부위 상단부를 고무줄로 묶고 수술칼로 절개하기 전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많이 아프겠지만 참아야 한다.” 그리고 입으로 피를 계속 빨아내셨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아버지는 함부로 독사에 물린 상처를 빨아내면 안 된다는 상식을 알고 계셨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한다.여하튼 나는 지금 그 당시 아버지의 용기와 결단·지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오늘 다룰 내용은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는 뱀이다.
■ 야지에서는 적절한 옷·신발 착용
기후가 온화한 곳에서는 세계의 어느 곳이든 독사를 볼 수 있다. 독사는 윗턱 앞에 한쌍의 독니가 두 줄로 나 있으며, 두 가지의 독액을 보유하고 있다. 마비·쇼크·호흡을 막는 신경독소와 적혈구를 파괴해 혈관을 손상시키는 용혈독소다. 독사에 물리면 심한 동통, 마비 및 호흡곤란, 부어오름, 파상풍, 쇼크, 피부가 진주색으로 변색 및 괴사된다.
뱀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전투원이 있다면 그것은 뱀의 혐오스러운 모습과 행동, 치명적인 독과 이빨을 갖고 있다는 경계심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야지에서 옷과 신발·장갑을 착용하고 있는 전투원이 뱀에 물릴 위험은 벌에 쏘이는 경우보다 적으며 뱀에 대한 상식을 알고 있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뱀은 가능하면 사람을 피하며, 트인 길에서 벗어나 있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우연히 밟거나 잡기 위한 행동을 하면 방어차원에서 공격한다. 뱀은 스스로 열을 만들어 체온을 유지할 수 없는 냉혈동물이므로 활동과 소화, 영양분의 이동과 번식에 필요한 열을 태양으로부터 얻기 때문에 종종 햇빛이 비치는 따뜻한 땅이나 낙엽 위에서 몸을 감고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뱀의 활동시기는 4월∼11월이다.뱀은 전 세계에 3500여 종의 종류가 서식하고 있다. 한반도에는 독사 3종(칠점사·까치살모사·불독사)과 무독사 8종(먹구렁이·황구렁이·능사·화사·석화사·실사·수사·기름사)으로 총 11종이다. 독사는 무독사에 비해 크기가 작으며 목이 가늘고 상대적으로 몸통과 머리가 크며, 독니(이빨)가 크고 날카롭다. 특히 머리가 삼각형 모양이다.
■ 물렸을 경우 알코올·담배는 금물
수풀이 우거진 곳이나 야간에는 뱀의 움직임을 발견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무성한 가지, 큰 바위 아래나 나무 옆에서 자는 것을 피해야 하고, 아래를 자주 살핀다. 이런 곳은 뱀에 그늘과 휴식처를 제공한다. 침낭을 깔기 전 아래를 살피고 더 안전하게 하려면 모기장으로 침낭을 감싸면 효과적인 장벽이 된다.
함부로 산에 있는 구멍에 손을 넣지 않으며, 독이 없다는 확실한 지식이 없다면 잡지 말아야 한다.뱀에 물렸을 경우 가까운 의료시설로 가서 조치받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적지에서 홀로 생존하는 전투원에게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상처 위 5㎝∼10㎝ 쯤을 벨트나 고무줄로 묶고 지혈시킨 후 상처 부위 양쪽을 강하게 압박해 혈액을 짜낸다. 이때 주무르거나 뛰지 않는다. 상처가 깊은 경우 칼이나 면도칼의 날을 불로 소독해 깊이 0.5㎜, 길이 1㎝ 정도 절개하고 입으로 독을 빨아낸다.(절개하지 않거나 입으로 독을 빨아내지 않으면 생존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것이다)
입 안에 상처나 충치가 있는 경우 소량의 독이 그 부위를 감염시킬 수 있으므로 구급낭의 흡각기나 소형 부항기가 있으면 사용한다. 독사에 물렸을 경우 알코올·음식·담배를 줘서는 안 된다. 이것들은 혈관을 확장시켜 체내 혈류의 흐름을 빠르게 해 독이 퍼지기 쉽게 한다.
야간에는 뱀에 물렸다는 것을 빨리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야간행군·작전활동·휴식 중 가시에 찔린 듯한 느낌에도 환부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움직임이 없고 죽어 있는 모습의 뱀이라도 함부로 만지지 않는다. 또 훈련통제하는 지휘자나 통제관들의 전투배낭에는 응급처치 도구가 필히 준비돼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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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임승재 대위 육군특수전교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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