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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서살아남기 <11>독초·독버섯을 경계하라

머린코341(mc341) 2015. 1. 14. 09:18

야전서살아남기 <11>독초·독버섯을 경계하라 (국방일보, 2009.03.27)

 

15분간 씹어보고 이상없어야

 


생존교관으로 전입오기 전인 2006년 8월 야외 생존실습 시간에 일어난 일이다.

 

교장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동식물을 조별로 채집하는 시간이었는데 어떤 조가 교관의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독초를 먹었다가 응급 후송된 것이다.

 

독초인 자리공을 발견한 한 조원이 이를 ‘더덕’이라고 확신해 4명의 다른 조원과 나눠 먹은 것. 자리공은 뿌리가 무같이 굵어 더덕이나 칡 같은 식용식물로 오판하기 쉬운 식물이다.오후 실습이 진행되던 중 독초를 먹은 조원들이 하나 둘씩 호흡곤란과 구토·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현장에서 교관이 신속히 응급조치해 위기를 넘겼지만 조원들은 모두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고 제일 먼저 자리공을 발견해 절반가량 먹은 조원은 1주일 이상 치료받아야 했다.


해마다 올바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야생 독초·독버섯을 먹고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적지에 고립돼 식량 재보급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한 전투원은 이런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러므로 식물을 판별하는 능력과 응급조치 방법은 생존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지식이 된다.

 

◆ 식물은 유용한 에너지원이지만 독초·독버섯 구분은 필수


며칠 동안 낙오됐거나 도피 중인 전투원이 허기에 지쳤다면 빨리 영양을 보충해야 한다. 식물은 대부분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제공한다. 비록 균형 잡힌 영양소를 제공하지 못해도 인체 열량을 생산하는 데는 부족하지 않다. 땅콩이나 씨앗 종류는 충분한 단백질과 기름을 보충해주며 식물의 뿌리·열매 등은 당분·탄수화물을 제공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부상당했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약초로 쓰기도 한다.


무엇보다 생존자에게 식물이 중요한 이유는 야생동물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도 충분한 양을 구할 수 있고 태양·바람·불로 건조시켜 저장할 수도 있다는 것. 동물보다 조용히 쉽게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적을 고려할 때 상당히 유용한 식량인 셈이다.대부분의 동물은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식물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450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는데 이 중 2500여 종이 식용식물이고 1200여 종이 약용식물이다. 그러나 약용식물 중에는 독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식물도 허다하다. 따라서 허기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지고 참을성이 부족해질 수 있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오감을 이용한 식물검사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투원의 생존 활동은 24시간을 넘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식용식물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이상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식물은 잎·줄기·뿌리·열매 어느 부분에 독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즉, 검사는 부위별로 해야 하는데 현 위치에서 가장 많이 획득할 수 있는 식물종을 먼저 검사해 시간 낭비를 줄여야 한다.
독성식물은 육안·후각·촉각 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더라도 절대 먹으면 안 된다. 겉보기에 전혀 독초일 것 같지 않은 식물이 많으므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신체 반응을 통해 좀 더 세밀한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그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어서 전장에서 살아남은 전투원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전문가도 구별하기 힘든 독버섯


버섯이 기능성 식품으로 효능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일반인 사이에서 독버섯 중독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버섯 종류는 5000여 종으로 추정되는데 식용버섯이 350여 종, 독버섯이 90여 종으로 알려져 있다. 버섯은 맛과 영양이 우수하지만 토양·기후·영양상태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자라 판별법이 정확하게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방대하다.

 

따라서 전문가들도 종류를 다 헤아릴 수 없고 확실하게 분별할 수 없다. 독버섯을 먹었을 경우 몇 시간 내 구토와 복통·두통·현기증을 시작으로 심할 경우 위경련과 설사·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데 이것도 독버섯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독성이 강한 광대버섯류는 소량만 먹어도 8~48시간 이내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

 

◆ 독초 중독 시 구토 최우선, 다음은 다량의 물 섭취


만약 홀로 생존한 전투원에게 독초·독버섯 중독사고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소화되기 전 독이 몸 전체로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진한 소금물을 마시거나 손가락을 목에 넣어 위 속의 내용물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그래도 나오지 않으면 많은 물을 마셔 독성을 최대한 완화시킨다.


숯가루나 밀가루가 있다면 물에 개어 마신다.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면 당연히 제일 먼저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제 산에 많은 산야초와 독초들이 자라나는 계절이다. 짧은 지식과 호기심으로 독초·독버섯을 먹는 어리석은 일이 다시는 전투원들에게 발생하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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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임승재 대위 육군특수전교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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