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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서살아남기 <10>해빙기 산악사고

머린코341(mc341) 2015. 1. 14. 09:15

야전서살아남기 <10>해빙기 산악사고 (국방일보, 2009.03.20)

 

토사 붕괴땐 뛰면서 헤엄치듯 벗어나야

 

 

추위도 한풀 꺾여 따스한 봄 냄새와 함께 새싹이 트고 봉오리들이 솟아나 대지가 초록색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늘 이맘때 들리는 언짢은 소식이 있다. 산악사고 이야기다.

 

산에서는 기온급강하·폭우·폭설·바람·벼락·강한 햇빛·어둠·안개 등 날씨 변화로 인한 위험과 산의 높이·산사태·낙석·급류 등과 같은 지형에 따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필자도 강원도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공용화기 시범식 교육 때 KM202 로켓을 사격하면서 로켓이 목표에 명중한 후 그 불꽃이 건조한 갈대에 붙으면서 큰 산불로 번질 뻔한 적이 있었다. 또 부대 정면에 있는 멀쩡한 야산 중턱이 폭우로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고, 전술훈련 중 비가 와 광대역 안테나가 벼락에 맞아 사고나는 것을 본 적도 있었다.

 

분명 이러한 위험에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악사고는 미리 준비하고 충분히 훈련하고, 위험을 느꼈을 때 신중하게 대처한다면 극복이 가능하다.

 

◆ 산불 발생 시 바람을 등지고 우회, 피할 수 없다면 정면 돌파도 고려


산불이 큰불로 번지는 경우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수목이나 풀이 건조해 타기 쉽게 돼 있을 때다. 초목이 말라 다시 싹이 나오는, 즉 3∼5월이 그 시기에 해당한다. 험한 지세 등 악조건이 수반되는 산에서는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불을 끄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산에서 훈련 시 불을 피우거나 취사할 때는 마른 잎이나 가지 등을 미리 불 주변에서 멀리 떨어뜨리고 소화용 물을 준비해 두자. 또 불 주변의 풀이나 낙엽을 없애 연소를 막는 방화선을 충분하게 만들어야 한다.산불이 발생하면 개인의 힘으로 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불이 번지기 전에 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안 될 때는 1초라도 빨리 안전지대로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불은 산 정상으로 타 올라가지만 바람의 방향이 변하는 수도 있으므로 주위를 둘러보아 불을 피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2월 화왕산에서 발생한 산불처럼 피할 장소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때에 따라서는 불의 반대 방향이 아닌 정면으로 돌파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급박한 상황이므로, 일단 전신 중 신체 일부에 대한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

 

화마를 피할 수 없다면 빨리 배낭 속에 있는 물을 이용해 전신을 적신다. 불필요한 짐을 모두 버리고 배낭을 뒤집어쓰거나 노출된 피부를 가려야 한다. 물을 흠뻑 적신 천조각으로 코와 입을 막고, 다음은 밀려오는 불의 두께가 가장 얇은 부분을 찾아 신속하고 과감하게 뚫고 지나가야 한다. 단 이 방법은 심한 불기둥이 폭넓게 형성된 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 토사 붕괴에 휘말리면 헤엄치듯이 이탈


경사진 곳과 바위 벽 아래를 지날 때 머리를 숙이지 말고 항상 머리 위에 주의를 기울여 떨어지는 돌에 맞지 않도록 한다. 작은 돌이라도 높은 곳에서 힘을 가해 떨어지는 돌은 그 충격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암석 붕괴는 계절에 따라 정도가 다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계절에 바위의 갈라진 틈으로 들어간 물이 얼어붙어 부피가 팽창하며 굳어 있다가 기온의 상승과 함께 녹아 낙석이 많이 발생한다.산사태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약한 지반이 무너져 내리는 현상으로 급류로 땅이 깊게 파인 곳과 경사가 급하고 큰 나무들이 거의 없는 잡목지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산사태나 낙석 위험이 많은 바위 벽 아래나 경사지 아래에 천막을 쳐서는 안 된다.


또 폭우가 쏟아질 때는 빨리 안전한 장소로 자리를 옮겨 사고를 미리 예방한다. 만일 토사 붕괴에 휘말리면 눈사태 때와 같이 뛰면서 헤엄치듯이 이탈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딱딱하지 않은 대량의 토사에 밀려나더라도 흐르고 있는 동안이라면 수영하는 것 같이 손발을 움직이며 헤쳐나오도록 한다.

 

◆ 산 정상의 나무, 돌출 바위, 철제구조물은 낙뢰 위험 지역


벼락(낙뢰)은 구름이 갖고 있는 전기가 공기층을 뚫고 땅으로 흘러들어가는 현상이다. 벼락은 50만 볼트가 넘는 엄청난 에너지로 TNT폭약 66kg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힘과 같아 일단 벼락을 맞으면 거의 목숨을 잃는다.

 

그럼 낙뢰가 발생할 때는 어떻게 할까?낙뢰는 주변 지형 중에서 높은 곳에 떨어지기 쉽다.

 

높은 지대에 서 있는 나무·바위 옆은 위험하다. 산 정상이나 능선상에 있을 때는 낙뢰의 위험을 느낀 시점에서 20∼30m 이상 낮은 지대로 이동하고 바위 그늘이나 동굴 등으로 피한다. 물기가 있는 곳도 피해야 한다. 주변에 떨어진 낙뢰는 지면에 흡수되면서 물을 타고 주변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또 웅크리고 가능한 한 낮은 자세를 취한다. 평지에 있을 때는 땅에 엎드려 몸을 낮게 한다. 나무가 있을 때는 그 꼭대기를 45도보다 약간 넓은 각도에서 올려다보는 범위로 피신하는데 이때 나무에 너무 가까이 가면 안 된다. 벼락을 유인하는 것은 사람의 몸 자체이지 몸에 걸치고 있는 금속이 아니다.

 

하지만 머리보다 위에 올라와 있으면 그것이 금속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벼락을 유인하는 효과가 커진다. 안테나·높은 나무·돌출된 봉우리 등은 벼락 맞을 확률이 높아 위험하다. 특히 큰 철제구조물이 번개를 맞으면 갑자기 높아진 온도로 충격파가 발생해 폐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근처에 가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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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임승재 대위 육군특수전교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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