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서살아남기 <13> 극한의 상황 (국방일보, 2009.04.17)
‘동물도 먹을 수 있는 용기 필요’
물 다음으로 가장 긴급한 요소는 식량이다. 갈증에 대한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했다면 배고픔 해결을 위한 걱정이 앞설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 생존한 전투원은 자연 속에서 굶주림을 채우고 정상적인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먹어야 한다. 독이 있는 몇몇 종을 제외하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먹을 수 있다. 생존 상황에서 인간으로서 극복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바로 그 생물들을 먹을 수 있는 용기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디스커버리 채널 ‘Man vs Wild’의 ‘베어 그릴스’는 극한 상황에서 약한 인간이 절대적인 자연에 맞서 살아남는 방법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국 특전단 출신으로 생존훈련 과정을 배운 그는 지렁이·애벌레·메뚜기·뱀·토끼·날생선은 기본이고, 메기·죽은 얼룩말·사슴·코끼리의 대변 속 수분·전갈 등 인간의 몸에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먹는 경이롭기까지 한 생존력을 보여주고 있다.
적지에서 장기간의 굶주림에 직면한 전투원이라면 1주일 이후부터는 배고픔이 생물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앞서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연 속의 생물도 자연이 주는 전투식량이라는 생각을 갖고 올바른 판단력으로 초기부터 용기를 갖고 살고자 노력하는 것이 현명하다.
◆ 굶주림의 초기, 작은 생물 획득에 집중
동물성 음식은 식물에 비해 훨씬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즉각적인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작은 야생 동물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곤충류갑각류·물고기와 파충류· 연체동물 등은 더 큰 동물을 잡기 전이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존 활동 시 중요한 식량이 된다.
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에너지원이다. 같은 양의 소고기에 비해 단백질이 세 배가량 많다. 썩은 나무는 개미·딱정벌레·굼벵이 등이 서식할 수 있는 좋은 장소로, 습기가 있는 돌이나 나무 아래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곤충류는 날것으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딱정벌레나 달팽이 종류처럼 등에 딱딱한 껍질을 갖고 있는 생물은 기생충이 있으므로 익혀 먹어야 한다.
곤충들을 잘 모아 햇볕에 말려 가루로 만들어 먹거나 식용식물과 함께 싸서 먹으면 좀 더 먹기에 수월하다. 물론 가장 안전한 방법은 익혀서 먹는 것이다. 잡은 후에는 날것으로 먹기 전에 깨끗한 물에 몇 분간 담가 놓으면 물속에서 흙과 배설물을 배출시켜 정화시킨다. 민물새우는 연못이나 호수의 진흙바닥을 좋아하고, 가재는 야행성이며 시냇물의 돌·바위 아래나 부드러운 진흙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 어류는 비가 오기 전 먹이 활동 활발
물고기는 단백질과 지방을 대표하는 식량으로서 생존자나 도피자에게 좋은 영양분을 제공한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습성을 알아야 한다. 비바람이 오기 전에 먹이 활동이 활발하고 비가 온 후에 물이 불거나 흙탕 물에서는 먹이 활동이 줄어든다. 유속이 심한 곳에서는 나무 아래나 굴곡진 곳에서 쉬고, 잎이 무성한 곳이나 바위 아래, 통나무 밑 그늘진 곳에서 쉰다.
민물고기 중 독을 가진 고기는 없지만 일부는 척추나 아가미에 돌출된 가시를 갖고 있어 맨손으로 잡을 경우 쏘일 수 있으며 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바닷고기들은 염분으로 기생충이 거의 없으므로 날것으로 먹어도 안전하지만 민물고기는 먹기 전에 익히는 것이 좋다.개구리·도마뱀 등의 양서류는 민물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단, 개구리 중에서도 무당개구리처럼 배 안쪽이 빨갛거나 몸 전체가 다채로운 색깔을 가진 것, 종을 구별하기 힘든 것 또는 등쪽에 ‘X’자형 모양을 가진 개구리는 잡지 않는다. 두꺼비는 피부에 다른 동물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한 치명적인 독을 갖고 있으므로 주의한다. 파충류도 단백질의 원천이지만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 잡지 않는다. 뱀은 날것으로 먹을 수 있으나 기생충을 포함하고 있어 불에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 대부분의 조류와 포유류는 식용 가능
새는 거의 모든 종(種)을 먹을 수 있다. 조류도 다른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잡기 위해서는 일반적 습성을 알아야 한다. 밤에는 손으로도 비둘기를 잡을 수 있고, 둥지를 트는 새는 다가가도 떠나지 않는다. 새는 이른 새벽이나 저녁에 먹이를 잡거나 물을 먹을 때 규칙적인 비행로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비행로를 관찰해 잡기 좋은 위치를 선정해 그물로 잡을 수도 있다.
덫과 올가미를 설치하려면 가장 좋은 장소는 둥지 주변이나 물을 먹는 주변이다. 장기간 생존에 대비해 둥지에 있는 새알을 획득하고 1∼2개 정도 남겨 둔 후 표시를 해 둬 차후에 신선한 새알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
한반도 내의 모든 포유류는 먹을 수 있다. 다만 포유류를 잡기 위한 소음, 지상의 덫과 올가미 등은 적에게 발견될 수 있으므로 눈에 띄지 않게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허가 없이 야생동물의 수렵과 포획, 올가미·덫을 야산에 놓는 것은 불법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생존 활동을 목적으로 한 전투원에게 해당되는 내용임을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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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임승재 대위 육군특수전교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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