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서살아남기 <14> 동물을 잡기 위한 기초과정, 흔적찾기 (상) (국방일보, 2009.04.24)
배설물·발자국 등으로 알아내
필자의 아버지는 고희가 넘으신 연세에도 엽총과 사냥개를 데리고 다니며 사냥철에 꿩과 같은 동물을 잡으시곤 한다. 어려서 총을 만져보며 그 위력에 놀라기도 하고, 사격도 해 보며 신기해 했지만, 총과 사냥개가 없는 적지의 생존자에게는 지식과 창의력이 바로 생존력이고 사냥법이다.
야생동물의 수와 종류는 많지만 야생에 적응되지 않은 인간의 눈에는 확연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동물의 흔적을 통해 움직인 표시를 알 수 있다면 사냥하는 데 어떤 방법을 적용할 것인가, 무슨 미끼를 쓸 것인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주변의 현상을 감지해 동물을 획득해야 한다.
보통 야생동물의 흔적은 배설물, 섭식(먹은) 흔적, 발자국과 자취, 땅이 파인 흔적 등으로 동물의 크기와 종류·행동을 알 수 있다.
◆ 초식동물 배설물은 동그랗다
나무에서 떨어져 나간 나뭇가지, 갉아먹은 흔적이 있는 견과류, 일부분만 먹다 버린 열매, 씹힌 흔적이 있는 가지, 육식동물이 먹다 버린 작은 동물 등은 부근에 사는 야생동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버려진 열매나 견과류는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 발견되며 버려진 먹이는 덫의 미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별도로 보관한다.
배설물을 통해서도 비교적 동물의 종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동물의 크기는 배설물의 크기와 양에 따라 추측할 수 있다. 오래된 배설물은 딱딱하고 악취가 없으며, 얼마 되지 않은 것은 물기가 남아 있고 냄새가 난다. 포유류의 배설물은 대부분 강한 악취가 나며 그 동물의 영역 표시와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소·사슴·토끼와 같은 초식동물의 배설물은 동그랗고 풀이 남아 있다.
반면 야생 고양이나 여우 등 육식동물의 배설물은 길고 뾰족하고 작은 동물의 털과 뼈가 발견되기도 한다. 조류도 배설물을 통해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작은 씨를 먹는 새의 배설물은 대부분 소량의 액체다. 반면, 부엉이나 독수리 배설물에는 물고기·새·곤충·들쥐 등 소화되지 않은 것들이 섞여 나온다. 물컹한 배설물을 통해 부근에 식수 공급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몸집이 작은 새는 항상 물과 가까운 곳에 서식하기 때문이다.
◆ 발자국의 형태로 동물을 판단
대부분의 동물들은 고정된 습성을 갖고 있으며 식수와 먹이 공급처, 주거지를 중심으로 일정한 경로로 움직인다. 동물의 발자국은 주로 젖은 땅이나 눈 위, 식물이 무성한 곳에서 발견된다. 그 선명함과 습기를 통해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수 있고, 발자국이 깨끗할수록 최근의 것이다. 이른 아침에는 땅에서 발자국을 보는 것으로 분별이 가능하다. 만약 발자국에 이슬이 내렸거나 거미줄이 처져 있다면 적어도 몇 시간은 지난 것이다.
많은 동물이 앞발과 뒷발의 발자국 모양새가 다르다. 어떤 동물은 곤충과 감자 등을 찾기 위해 코로 땅을 파기도 한다. 멧돼지는 시력이 나쁘지만 잡식성이라 지상의 먹이를 찾기 위해 꽤 방대한 양의 흙을 뒤집어 놓는다. 흙이 푸석푸석하고 새 흙이 계속 나온다면, 한 곳을 집중적으로 오랫동안 판 것이다. 큰 진흙 구덩이가 발견된다면 멧돼지가 근처에 있다는 표시다. 작게 할퀸 자국은 다람쥐가 싹을 찾으려고 판 것이다.
◆ 미끼는 적당한 양과 크기로 여러 번 나눠 활용
미끼를 사용하는 것은 동물을 잡는 기회를 증가시키므로 포유류나 조류·어류 등 모두 미끼를 사용해 잡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미끼는 잡고자 하는 동물의 식성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미끼를 활용한다. 주변에서 미끼를 구할 수 없다면 전투식량이나 특전식량을 이용한다.
전투식량의 쌀을 덫 주변에 흩뿌려 놓거나 특전식량의 땅콩버터 쥐포·햄 등은 포유류나 조류 등이 좋아하는 미끼다. 단 양과 크기를 적당하게 나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어류를 잡을 때는 지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벌레를 사용해 낚싯바늘에 매달아 사용한다.
◆ 덫 제작 시 냄새 제거와 위장 필수
동물을 잡는 방법은 그물·함정·덫·기타 방법이 있다. 이 중 포획 가능성이 가장 높고 효과적인 것은 덫을 이용한 방법이다. 덫의 작동 원리는 주로 짓누르기·목조르기·매달기·옭아매기며 두 가지 이상의 원리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덫도 있다. 간단한 덫은 노끈이나 철사줄을 이용해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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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임승재 대위 육군특수전교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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