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266기 강한길

대기병 7시간 기압받고 엉엉울고....

머린코341(mc341) 2015. 1. 14. 09:27

대기병 7시간 기압받고 엉엉울고....

 

후반기교육 통신학교를 수료하고 포항으로 배치 받는 날 아침부터 봄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날씨좋으면 곤봉 울러메고 경화역으로 도보로 갔을텐데 비가 많이 와 GMC를 타고 역에 가 열차에 몸을 실었다.

 

포항역에 도착하니 3시가 넘은것 같다.


개찰구를 나오니 또 GMC가 대기하고 있다가 헌병과 인솔병들의 호각소리를 들으며 기압이 바짝들어 트럭에 몸을 실으니 트럭엔 호루가 덮여있어 밖은 안보인다.


10분 넘게 달리니 몇 명씩 하차시키고 또 달리고 반복하더니 거의 마지막에 내린곳은 어느 부대 앞 17명이 내렸다.

 

20여분을 기다리다 인솔행정병인듯 우리를 데리고 또 다른곳으로 간다.

( 내린곳은 2연대 본부앞이고 가는곳은 2연대 1대대 본중)

 

도착하니 중대본부앞에서 기다리다 나누어서 본부소대 몇 명 나머진 통신소대 내무실에 대기 배치를 받고 저녁식사를 갔다.

 

식당엔 (당시 1대대와 연대본부 같이 사용) 거의 끝나고 우리 신병과 연대본부의 일부 대원들이 식사를 하였다.


그런데 식사를 하는데 나이가 지긋한 상사와 중사 병장이 뒷짐을 지고 식당주위를 살핀다.

 

어 ~ 해병대는 직업병장이 있나 나이 많네.....( 혼자생각)


식사를 끝내고 소대에 돌아와 물으니 ㅎㅎㅎ 그 분은 사고자 이병인데 병장을 달고 있었다.

 

아마 104 기라고 했고 나이는 40살이 다 돼간다고 했는데 신병인 나는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날밤부터 집합은 시작됐다.

 

본부소대 향도병 253기 김*호 상병은 집합을 시킨후에 신상파악을 한 후 동기들중에 대표를 뽑아놓고 수시로 명목을 붙여 술값도 뜯고 장기자랑도 시키고 괴롭혔다.

 

작업병으로 나갈때가 제일 좋았다.(작업병 부르면 신병목 ㅋㅋㅋ)


 

그러던 4일째 토요일 중식을 마치고 선임들은 축구를 하고 신병들은 일부는 작업병을 일부는 축구하는 고참들 치닥거리 그리고 7~8명은 쎄무약을 만들라 한다.

 

쎄모약을 어떻게 만듭니까?

 

하니 야~ 쌔끼들아!!! 저기 소각장에 가서 구두밑창 주어다 태워서 갈아가지고와...ㅎㅎㅎ.

오 ~~ 그렇쿠나...넵 알겠씀니다.하고

 

축구하는 연병장 구석(당시 1대대 소각장은 대공초소 근처 연병장 구석 쓰래기장)에서 1 시간여 얼굴이 시커메지도록 만들고 있는데 우리쪽으로 뛰어오는 동기가 "야들아~ 큰일났다. 동기들 전부 중대본부앞에 선착순 집합하래......"

 

쎄무약이고 뭐고 집어던지고 존나게 뛰어 가니 도착하자마자 나이롱취침,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앞으로 굴러, 원산폭격, 낮은포폭 앞으로, 저기 보이는 축구골대 좌에서 우로 선착순.....

 

영문도 모르고 기앞을 받는다.

 

그런데 기압주는 사람이 완장을 찬 당직하사다.

 

당직병은 곡괭이 자루를 들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설치고 다닌다.

 

그러기를 얼마나 되었나 81mm 포를 3등분 해서 집합하란다.

 

포창고에가서 선착순대로 포를 울러메니 아이고 난 포판이 걸렸다.

 

아무래도 포다리가 나은것 같은데....

 

할 수 없이 포판을 울러메고 나가니 연병장 구보다.


갖은 구호를 외치며 어둑어둑해지니 포를 포창고에 갔다놓고 식사하고 현관앞 선착순 집합하란다.


식사는 소대배식으로 고참들은 이미 식사를 끝내고 PX 로, 또는 우리의 기압 받는것을 구경하고. 우리는. 추라이판에 퍼놓은 푸실푸실한 찬밥을 몇 숫깔 뜨다말고 선착순 집합을 했다.

 

신병놈들 기압빠졌다고 빨리 빨리 집합하라는 소리에 더 이상 먹을수가 없다.


또 선착순과 원산폭격, 좌우 굴러 등 기압을 주더니 컴컴하니까 통신소대 내무실로 간다.

 

드디어 침상에 매미붙어, 침상아래 쥐잡기, 원산폭격, 나이롱취침, 한강철교......

좁은데서 가지 가지 해병대 기압은 총동원하여 다 시킨다.

 

어느덧 순검도 없이 9시반이 되어가나 이제는 원산폭격하고 노래를 시키는데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어머님 아버님 왜 나를 나셨나요, 등등

 

그런것만 시키는데 결국에 한 동기가 울기 시작하니 그만 울음이 폭발하여 너나 할 것 없이 엉엉 울었다.....아니 실컷 울었다.


서러움에 배고프고 목마르고 고향에 부모님 생각에 엉 엉 울었다....

 

이제는 죽일라면 죽여라 이식으로 울었다.

 

그러더니 10시경이 되니 당직하사와 병이 안보인다.


아마 당직사관이 부른것 같다.

 

그 사이에 고참들이 물을 떠다 준다.

 

정말 시원하고 달짝지근하고 맛이 있어 꿀꺽 꿀꺽 마셨다.


조금 있으니까 당직하사가 오더니..... 침상에 앉혀놓고 교육을 시킨다.


교육내용 인즉 : 보고철저...무단이탈은 탈영,

 

우리가 받은 기압의 이유....


알고보니. 썅.....

 

그날 1시경에 동기중에 포항병원에 대령 한 분이 친척인데 연대장하고 잘 안다고 연대장 운전수가 찝차로 데려 갔는데 그만 외출이나 외박증은 물론 당직계통에 보고도 않고 데려갔다.

 

그야말로 탈영이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안 당직사관 및 당직계통은 화가 날데로 나서 그날의 대대 총사령관 당직사령의 명령으로

공식적인 기압아닌 교육이었다.....이를 어데가서 하소연 하랴......


ㅆ ㅃ....어떤놈은 외출나가 포항시내서 회 처먹고....

 

나머지 16명은 그놈 때문에 장장 7시간여 기압을 받다니....군대가 이런건가....

 

그리고 다음 다음 날 우리 대기 동기생들은 연대 대대로 배치를 받았다.

 

나와 4명은 바로 길 건너 2대대로 배치를 받았는데 제대하는 그날까지 1대대의 대기 추억이 악몽같고 1대대는 웬지 정이 안갔다........

 

 

출처 : 다음카페 해사사,

         http://cafe.daum.net/rokmarinecorps/6bOu/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