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랑스러운 해병하사관이 된다.
제5부 특별휴가
해병하사 임관식을 마치고 보병, 통신하사들은 꿀맛같은 특별휴가를 출발하였다
나는 서울 경기지역의 동기들과 같이 진해역을 출발하는 서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다.
훈련소 입소 시의 경부선 하행열차에서 상행열차로 바꾸어 타 그리던 서울 집으로 향했다.
열차 안에는 출발부터 흥분과 설레임으로 밤새 시끄러웠다.
여기저기에서 맥주,소주병이 연신 비워지고 일부 동기는 긴장감이 풀어진 탓인 지 여기저기 술에 취해 잠에 떨어지고 심지어 열차 내 수화물 보관선반까지 올라가 잠을 자고 있었다.
열차 안에는 우리 외에 육, 해군 휴가 병력도 함께 탑승하여 있었는데, 소란스러운 우리에게 감히 접근을 하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우리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우리 동기 일부가 억지시비를 걸고 생트집을 걸자 동행한 인솔자와 헌병의 제지로 수습되었다.
열차는 창원, 진영, 대구, 대전, 수원을 경유하며 동기들을 계속 하차시키며 서울로 향했다.
마침내 나는 노량진 역에서 내려 상도동 서울 집을 새벽에 들어섰다.
28주만에 돌아온 상도동집에는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7일간의 짧은 휴가기간이라 나는 바쁘게 돌아다녔다.
친구와 만나면 어김없이 상도동 장승백이 대포 집에서 밤을 새우고, 동기였던 장근섭, 김영호와도 만나 신림동에서 통금시간이 다 되어서야 인근 공군사관학교 후문에서 지나가는 공군 찝차를 무단 정차시켜 탑승자인 공군장교에게 힘찬 경례를 하고 상도동까지 승차를 부탁하니 흔쾌히 태워주어 편안히 온 기억이 생생하다.
동기였던 장근섭과 김영호는 모두 김포에서 근무하였고 나만 포항사단에서 근무하고 뒤에 김영호는 장기하사로 전환하여 여단 민사담당 하사로 근무한 후 전역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서울에서 친구 동기들과 술타령으로 그 동안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달랜 나는 고향인 부여로 발길을 옮겼다. 그 동안 알량한 휴가비는 바닥나고 어려운 집안 경제사정을 생각하니 어머니에게 휴가비도 넉넉히 얻어 쓰기가 힘들었다.
이때 생각난 것이 기차를 이용한 무임승차이었다.
용산 역 앞의 군장가게에서 나는 해병 하사에서 해병 소위로 변화되었다.
그리고 호남선 열차에 탑승, 논산 역에 하차하여 무사히 역을 통과, 부여에 도착하였다.
흔히 “마이가리”라 하여 한 두 계급을 올리지만 나는 해병하사에서 해병소위로 둔갑했으니 지금 생각하니 당돌한 짓이었다.
고향에 도착하여 조 부모님을 뵙고 그해 어름에 운명하신 큰 고모님 산소를 찾아가 포도주한 잔을 영전에 바치고 명복을 빌었다. 고향 친구들과 재회는 또다시 주막집에서 밤을 새우고 훈련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날려보냈다.
다시 서울에 올라 온 나는 이번에 청계천 전파 부품가게를 기웃거렸다.
진해 통신교육대 교관 한 분이 부탁한 전축 부품인 앰프, 튜너, 스피커를 구입하는 일이었다. 당시 통신대 교육 중인 241기 통신병 중 전축조립 기능사가 있어 전축 조립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축 완제품을 구입하려면 상당한 고가이고 국산브랜드 제품이 많지 않았었다.
전축부품을 구입하고 귀대 길에 올랐다. 고속버스로 부산에 도착하여 구포다리를 건너 웅천을 경유하는 진해행 버스를 이용하여 덕산 통신교육대 앞에 하차하여 무사히 전축부품 수송작전을 수행하였다.
휴가 귀대 후 실무 배치명령이 하달되었다.
처음에 나는 김포여단으로 결정되었다고 휴가 출발 전 알았으나 포항사단으로 결정되었다.
서울, 경인 지역에 집을 둔 동기 모두들 김포를 선호하여 경쟁이 심한 모양이었다.
사단 배치 통보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실망하였으나, 지나고 보니 포항근무는 오히려 나에게 좋은 인생경험과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헤어지기 전날 우리는 PX에서 그 동안 힘든 훈련과정을 같이한 동기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힘든 실무를 무사히 견디고 전역하라며 서로를 격려하고 이별의 밤을 보냈다.
드디어 포항사단을 향하여 진해를 출발하였다.
우리를 태운 열차는 창원, 삼랑진을 경유하여 부산역에 도착하여 포항행 열차로 환승하기 위하여 얼마의 대기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 우리는 부산역 앞에 있는 식당에서 동기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실무배치의 긴장감을 달래였다.
포항행 동해남부선 열차는 해운대, 울산 경주를 경유하여 마침내 포항 역에 도착하였다.
밤늦은 시간에 도착한 우리는 연대별로 분승하여 각자의 부대로 향했다.
나는 3 연대 행 트럭에 탑승한 후 형산강을 건너고 우뚝 선 포항제철을 지나 사단 북문을 통과하였다. 3연대 1대대로 배속된 나는 본부중대 하침에 도착하여 포항사단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그날은 12월 초순으로 긴 이동 시간의 피로와 긴장감이 엄습하고 날씨마저 매우 쌀쌀해 곧바로 모포를 뒤집어쓰고 잠에 빠졌다 이렇게 나의 사단 근무는 시작되었다.
< 본격적인 실무생활인 제6부 3연대 1대대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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