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투혼의 위대한 승리-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 7 )
6. 베콩 라이 라이!
연이어 들리는 요란한 총성 틈틈이 적들의 고함소리와 무슨 타악기 소리 같은 소음도 들렸다.
“따이한 라이 라이!”
“따이한 라이 라이!”
“따이한 라이 라이!” 똑 같은 큰 함성을 되어 되풀이 하였다
해병들은 숨을 죽이고 M1 소총에 착검을 하고 사격만 하고 있었다.
모두 다 전사한건 아닌가? 너무도 우군들이 조용하여 사람의 흔적을 알리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안 들리는 듯하였다.
이 때 느닷없이 선임하사 이영구 상사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터져 나왔다!
“ 베콩 라이 라이”
“ 베콩 라이 라이”
전 대원들 모두 모두 그 외침에 힘이 솟았다.
“ 베콩 라이 라이” 라고 다 함께 소리치며 힘을 내었다.
마치 응원전이라도 벌인 양 이상사의 목소리에 전 해병들이 여기저기서 모두 소리치면서 결전에 들어갔다. 당시에 알기로는 이 상사는 6.25전투에도 참전한 숙달된 전투경험자였다.
중대장 김윤형 대위 역시 큰 목소리로 외처 대었다.
아니다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러대었다.
“ 날이 샌다! 30 분만 견뎌라 ! 날이 샌다!”
“진지를 사수하라 ! “
이런 저런 괴성을 질러대며 잠간이지만 해병대원들은 스스로의 두려움을 떨쳐가며 미친 듯이 싸워댔다.
모두 전사하였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지닌 채 움츠리고 전투를 하고 있었다. 이때 이상사가 독전(督戰)의 고함을 지르자 모두들 힘이 솟았다.
위치를 모르겠던 3소대장이 분대장들을 격려하며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고 일부는 수류탄투척에 이어 육박전으로 돌입하기도 하였다.
1소대 정면은 김원식 소대장의 적절한 화망으로 초기 진압을 거의 완벽하게 실시하여 큰 문제없이 안정된 방어 작전을 잘 하고 있었다.
사실 3소대 쪽에서 치우처서 전투를 하였기 때문에 잘 몰랐다.
용의주도하고 용감하게 부대지휘를 하던 1소대장 김원식 소위가 막중한 역할을 완수한 사실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쉽다.
만일 베트공이나 월맹군이 초기에 조명지뢰를 건드리는 순가에 김소위가 순찰 중이 아니었으면 초반전 바로 그 순간에 진지가 점령 되었을 것이다.
완전 포위상태에서 적들이 공격해오던 한쪽 측면을 거의 잠재워준 1소대가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적의 후방 바로 고개 넘어서는 거의 50미터 최단거리까지 포탄이 작렬하여 섬광과 포탄 폭발 소리가 천둥소리 몇 곱이나 크고 날카롭게 들렸다.
천만 다행한 것은 우리 포대의 위치와 3소대 사이에 적들이 있었는데 이때 적들의 지원 부대가 배후 경사면에 있었기 때문에 아주 근접사격을 해도 해병에게는 위험이 훨씬 덜하였던 점이 많이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그 결과는 마치 우리 측 진내 사격으로 오해할 폭음이 요란하고 커서 무척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겁이 많이 났다.
포탄을 50(m) 줄이기로 유도하였는데 도무지 끌리지 않아서 줄이기 100으로 하였더니 너무 과도하게 한 것 같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관측장교가 너무 근접 유도하기 때문에 FDC 사판을 운영하던 전포대장과 대대 작전 보좌관 권혁연(해사16기)팀이 9중대의 안전을 고려해서 우군 쪽으로는 줄이기 200하면 줄이기100으로 반감하여 가급적 위험을 적게 하였다.
포병 유도에는 줄이기 50m라는 개념이 없다. 그런데 줄이기 50이라고 해도 상황을 파악한 포병중대와 대대 작전상황실 사판운용에서 원칙에 따르지 않고 대처해주는 것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 해주던 해병포병의 멋진 전우애였다.
완연히 적들의 공격이 약화가 감지되었고 간헐적인 소총공격이 있었다.
희미하지만 부슬비 내리는 공동묘지 기슭은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하였다.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81미리 포반장 박윤철 하사가 울면서 자기 반원이 모두 전사했다고 내게 기어와서 보고한다.
대대 본부에서 배속 나온 처지라 포병에서 배속된 나에게 유난히 정을 주던 하사관이었다.
치열한 전투를 하는 동안 3소대 1분대의 김명환 해병 그는 분대장 이 부상당하자 인계받은 유탄 발사기로 근접하는 적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역할이 눈부시었다.
선임하사 이영구 상사는 최초로 중대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위치가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큰소리를 치며 독전을 하였다,
또한 이 상사는 1소대 1분대장 최동인 하사와 몇 명의 해병을 규합한 특공조들과 맹활약하여 주공인 3소대 정면 적의 주공을 격파하여 전진의 돌파구를 만들었다.
특히 최동인 하사는 머리에 부상을 당하고도 계속 육박전에 임하는 무서운 해병전사였다.
대대와 통신망 유지를 지속하면서 중대본부반의 역할에 중심이 되었고 중대장의 지휘를 밀착하여 도와준 작전하사 이용규의 역할이 눈부시었다.
가랑비가 내리는 새벽 05시 45분경
적의 퇴로 방향과 위치를 알려주며 계속해서 목표지역에 사격요청을 하였다
나도 정신을 가다듬어야지 하고는 나의 포병관측병들을 찾아 중대장에게 낮은 자세로 다가갔다.
초저녁에 위치하였던 중대본부 위치로 가 보았다.
우선 내 개인호에 가보니 비에 젖은 개인호 속에 방망이 수류탄이 6개가 널려 있었다.
아마도 전창우 소대장 곁으로 전진 이동하였을 때에 우박처럼 쏟아졌던 수류탄들인가보다.
겁을 먹고 내 개인호에만 복지부동하였으면 불발탄에 맞아 뇌진탕으로 전사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불발된 수류탄을 맞고 전사한 해병대 장교가 될 뻔하였다.
서재홍 수병이 착검한 M1소총을 껴앉고 개인호에 맥없이 앉아서 울고 있었다.
포병관측반 뿐만 아니라 누구이던 착검을 하고 육박전 태세를 하였던 마음자세가 역역하였다.
“너는 왜 정해진 위치에서 이탈하였느냐?”고 물었다.
반가움과 노여움의 교차의 순간이었다.
“OP 장님이 사격유도를 하던 곳에 어찌나 수류탄이 무수히 폭발하였는지 전사하신 것으로 판단하고 혼자서 중대본부반 요원과 전투를 하였습니다.”라고 울먹였다.
그런데 무전기 AN/PRC-10은 개인호에 놓여있었다.
고장이 났기에 판초에 둘둘 말아 호에 숨겨두었던 것이다. 이 구식 무전기는 초기에 작동 불능이라서 포기하였단다.
정말 반갑고, 고마워서 서수병이 어린애처럼 울며 매달렸다.
“ 야! 울지 마! 울지 마! ”라고 달래던 나도 눈물을 감추려하지 않았다.
만일 내가 직접 끌고 다니며 유도하던 새로 지급한 AN/PRC-25 신형무전기가 없었더라면 포병지원은 모두 단절되었을 것이고 이번 전투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신형 무전기는 주월한국군사령관 채명신 소장이 미군당국에게 집요하게 요구하여 이런 우수한 통신장비를 확보한 것이었다.(파월한국군 전사 “따이한” 4권 210쪽)
지금 생각하니 정말 사령관님의 판단이 고마웠다.
또한 포병통신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보병보다 우선적으로 배당해준 청룡부대 이봉출 장군의 배려가 이 전투의 승리요인 중에 큰 몫을 차지하였다.
이 무전기가 능력을 과시한 작전이 바로 맹호의 두코전투(66년7월)(관측장교 한광덕중위)와 청룡 용안작전이다.
한편 작전 기간 중에 급수와 식량 지원등 보급지원에 절대적인 역할을 완수한 앵그리코팀의 지대한 역할을 지적하고 싶다.
위급한 경우 언제라도 무장헬기와 airstrike(전폭기공중지원)을 지원해주는 ANGLICO (항공함포지원연락반)대원 2명은 일주일이라는 긴 작전기간에 관측장교 곁을 떠나지 않고 성실하게, 그리고 용감하게 작전에 임하였다.
특히 이들은 청룡3대대 소속 앵그리코 작전 팀으로 있으면서 66년 67년 1년 동안에 6명이나 전사하였던 용맹스럽고 지혜로운 한미의 혈맹의 상징 같은 팀이었다(US MC 자료제공자 : 청룡 3대대 소속 Mr. Vance Hall Vietvet free board (May 2008).
3대대 9중대 팀인 맥(Mac)과 힐톤(Hilton)이 Medevac(부상자후송) 헬기요청을 무전연락 하였고 추가지원 부대 도착 예정을 알려왔다.
출처 : 청룡부대 선배님의 월남전 참전수기 '아! 청룡이여 제1권, 캄란에서 호이안까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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