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69) - 월맹군 보급선 나포
청룡부대 상황실호 1967년 7월 14일 오후 8시 주월 미군사령부의 첩보가 전달되었다.
“남중국해 해상에서 선적 불명의 300톤급 화물선이 미 해군 함정의 추격을 받다가 바딴간 반도 해안으로 접근 중이니 감시해 달라”
바딴간 반도 해역이라면 청룡부대 전술책임지역이었다. 즉시 청룡부대 항공대 정찰기가 날아갔다. 화물선 갑판에서는 검붉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예상대로 화물선은 데사키 강 하구로 접어들었다.
보고를 받은 청룡 여단본부는 대기 중이던 특공대 헬기를 출동시켰다. 동시에 현장 가까이서 용머리 2호 작전을 수행하고 있던 제2대대 5중대에 출동명령을 내렸다. 포병대에도 포격을 요청했다.
적선 승조원들의 탈출을 막으려는 조치였다. 특공대가 출동했을 때 화물선은 수심이 낮은 삼각주 하저(河底)에 좌초돼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한밤중 강안에서 화물선 쪽으로 접근하려는 보트가 나타났다가 특공대의 집중사격을 받고 행방을 감췄다. 이 보고를 받은 본부에서는 적의 화물선 엄호작전 징후로 판단했다.
제1대대 1중대 기지에 명령해 미 육군 UH-1 헬기 20여 대 지원을 요청했다. 출동임무도 모른 채 현장에 당도한 헬기들은 마땅한 착지 장소를 찾지 못해 한동안 소동을 벌이다가 무사히 강 북안에 내렸다.
하구에 좌초한 화물선을 둘러싸고 미군 장비까지 가세한 이중삼중 경계망이 펼쳐졌다.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곧 치열한 교전이 벌어질 것 같았다. 그러나 상황은 싱겁게 끝났다.
경계부대 배치가 완료된 뒤 특공대의 수색전이 시작됐다. 특공대는 팬티만 입고 헤엄을 쳐 화물선에 접근했다. 배에서 사격이 있을 것에 대비해 강안의 경계부대가 응사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싱겁도록 조용했다.
특공대가 배에 올라보니 갑판은 아직도 불타고 있었다. 특공대원들은 먼저 불부터 꺼야 할 형편이었다. 아무리 찾아도 진화에 마땅한 도구가 보이지 않아, 분대장 송일수 하사와 조은호 하사는 수영 팬티를 벗었다.
그걸 로프에 매달아 강물을 적셔서 휘둘러 불을 껐다.그 사이 수색대원이 증강돼 갑판 여기저기를 샅샅이 뒤졌으나 어디에도 적정은 없었다.
선실을 뒤져도 마찬가지였다. 알몸에 권총과 대검을 든 수색대원들이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참으로 별난 장면이었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 수색대원들은 “괜히 긴장했다”면서 그만 철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송하사 생각은 달랐다. ‘이왕 올라온 것, 배 밑바닥까지 수색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밑바닥을 수색하다가 큰 전과를 올렸다. 방수 포장지에 싸인 무기들이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좌초 선박서 1개 연대 무장 무기 노획
거기서 노획한 무기는 중공제 AK 소총(K-44·K-56·K-53)이 1182정이나 됐다. 그 밖에 B40 유탄포 25문, 40mm 대공기관포 2문, TNT 200파운드, 무전기 1대가 나왔다. 베트콩 1개 연대 병력을 무장시킬 수 있는 분량이었다.
지원 나온 수색대원 1개 소대 병력을 포함해 50여 명이 하루 종일 고무보트로 무기를 반출했다. 강변에 쌓인 무기는 6대의 트럭 편으로 본부로 실려 갔다. 이 무기 노획 전과는 월남전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인정됐다.
송하사는 뒷날 수기를 통해 “제일 힘들 때 특공대에게는 전진만이 있을 뿐”이라고 당시의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특공대 중 특공대라는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각 소대에서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공수과정과 산악훈련과정을 이수한 사람들 가운데서 뽑힌 소수정예라는 것을 그는 자랑했다. “중대장님 전화를 받고 출동하면서 '그까짓 베트콩쯤이야, 하는 심정이었다”고 그는 수기에 썼다.
출처 : 해사1기, 예비역 해병중장 공정식 제6대 해병대 사령관님 회고록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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